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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 김철수] 사람을 찾습니다. 라는 눈에 확 들어오는
독특한 제목의 에세이집.
저자 정철은 광고계에서 굵직한 카피라이터로 경력을 쌓으면서,
그의 카피라이터 삶과 세계관을 보여주었던 이전 작품들 역시 굉장히 재기발랄하고 유쾌했던 기억이 난다.
한마디로 우리가 쓰는 말을 가지고 노는 사람인지라, 그의
이야기는 말장난인 듯 싶으면서도 날카로운 가시를 지니고 허를 찌르는 위트가 엿보이는 것 같다.

[꼰대 김철수]에서는 우리가
흔히 고리타분한 선생님이나 기성세대 웃어른들을 비아냥투로 낮추어 부르는 '꼰대' 라는 명칭에 대해서 생각이 늙어가면서 부적응자로 낙인이 찍혀가는
우리의 꼰대들에 대한 자조적인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그런데 정작 요즈음 아이들은 '꼰대' 라는 명칭을 쓰기나
할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마도 그 의미조차 모르는 친구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결국 [꼰대 김철수]는
눈치없이 호통을 일삼으며 간섭과 지적질등 꼰대짓을 하는 이른바 꼰대들을 몰래 뒷담화를 하는게 아닌, 꼰대 세대의 작가가 우리 꼰대들을 위해
자각하고 자아성찰을 위한 삶의 메세지들로 꾸며져 있다.
어릴적 국어교과서에 등장했던 철수와 영희도 어느새 우리와
함께 나이가 들었으리라는 재미있는 상상으로, 저자는 '꼰대 김철수'라고 지칭하며 그 꼰대는 당신도 될 수 있고, 내가 김철수 혹은 박영희 일
수도 있다고 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명제에 대해서 저자는 부정을 하고
저자의 생각을 풀어 놓고 있다. 기존의 정답을 단정 짓지 않고 저자만의 새로운 해석으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다시한번
날카롭게 직시해보도록 하고 있다.
충고는 짧을 수록 좋다. 라는 명제에도 역시 부정을
하며,
충고는 하지 않는게 좋다.
그 사람이 듣고 싶은 건
충고가 아니라
위로일 테니.... (p 022)

저자가 털어 놓는 꼰대의 처세술에 대해서도, 저자가 대단한
학식이나 위치가 있어서 본인의 경험담을 서술하거나 사람들을 가르치기 위함이 아니라고 한다. 본인도 자신을 돌아보며 그리 살아야 겠다는 다짐의
글이라고 한다.
기성세대가 되면서 꼰대로 전락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주류에서
비주류로 물러난다는 세상의 역행할 수 없는 흐름일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세상에 여전히 맞설 준비가 되어 있는 수많은
꼰대들에게 자신 스스로 꼰대의 덫을 쳐놓고 있지 않은지? 유쾌한 질문과 해답들을 공유해 볼 수 있다.

저자의 다양한 컨셉으로 구성된 포맷 중에는 꼰대 사전도
등장을 한다. 꼰대들을 바라보면 떠오르는 몇 몇 단어들을 풀이 해놓았는데, 실제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범주 안에 들어 있는지 고민해
보게 한다. 너무나 흔한 우리 주변의 모습들로 재치있는 뜻풀이는 뒤통수 한대를 맞은 듯 하다.
우리와는 다른 정신세계의 사람이고, 말이 통하지 않으니 그저
무시해버리고 싶은 꼰대는 결국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 일 것이고, 중년을 넘어서는 우리들도 주변에서 멀리하는 그런 행동과 말을 하면서
꼰대처럼 대우를 받고자 하고 있지 않은지 한번 생각해봄직 하다.
꼰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나부터 먼저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귀를 열고 손을 내밀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하대하던 꼰대들은 우리가 존경해왔던 웃어른들의 그모습 그대로 였음을 역시 이해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