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치하야 아카네 지음, 박귀영 옮김 / 콤마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문학, 음악, 영화 등 인류 역사와 함께 다양한 매체에서 가장 많이 다루고 있는 소재는 당연히 '사랑'이 아닐까 싶다.

표현 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또 주변 환경이 바뀌어 오고 있지만 영원한 인류의 숙제이자 해답이 없는 문제는 남녀 사이의 평행선과도 같은 '사랑'일 것 이다.​

[흔적]은 ​2013년 제150회 나오키상에 후보에 올랐으며, 같은 해 제20회 시마세 연애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일본 차세대 작가로 주목 받고 있는 치하야 아카네의 소설이다.

이 소설에는 6명의 주인공이 등장을 한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마치 하나의 짧은 단편 처럼 분리되어 있지만, 결국에는 하나의 이야기로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적막한 도시의 그늘에서 함께 사랑의 의미를 찾고 있는 이웃들이고 상처를 입은 영혼들이다.

<불꽃>, <손자국>, <​반지>, <화상>, <비늘>, <음악> 의 여섯 이야기로 나뉘어 있고, 서로 다른 환경과 배경을 가진 주인공들 역시 서로 다른 저마다의 이야기를 털어 놓고 있다. 약혼자가 있는 디자이너,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남편과 자식이 있는 평범한 주부 이지만 불안함과 쾌락을 위해 몰래 다른 남자와 육체적 관계를 나누는 이중 생활들을 하면서 스스로의 족쇄에 불안해 하는 모습들을 자신의 목소리로 들려 준다.

<화상> 에서는 외도로 인해 태어난 혼혈 여자 아이는 화려한 외모와는 달리 어긋 나면서 칼로 새겨진 이니셜, 담배로 지져진 손등 등 온 몸에 그려진 물리적 상처 뿐만 아니라 잃어 버린 사랑의 존재에 대해 괴로워 하는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다. 

이어지는 <비늘> 에서는 어린 시절 부터 가출해 나온 그녀를 아끼며 보살펴 주지만 정작 나서지 못하는 남자 아이의 시선으로 삐딱해져만 가는 그녀를 안타까워 하며 바라보게 된다. 상대적으로 순결하지만 우유 부단한 모습이 답답하게도 보인다. 결국 진정으로 그녀를 원하는 나름의 행동을 취하고 속앓이를 해소 하면서 탈출하고자 하는 노력이 보인다.

그 밖에 대부분의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평탄한 사랑의 남녀가 아닌 서로 상처를 아물어 주고, 현실에 만족을 하지 못해서 외도를 하며 그늘진 곳에서 사랑을 탐닉하고 또다른 상처를 만들어 내고 있는 아픈 이야기들이다.​

밝은 양지에서 털어 놓을 수 없는 불륜이고 외도의 모습들이 그려지고 있지만, 저마다의 상처와 아픔은 비정한 현실을 살아 가는데 정상적인 사랑의 형태가 무엇인지? 반문 하고 그 상처를 치유하고자 만나는 상대 역시 그들의 속마음은 여전히 꿰뚫어 보지 못하고 서로 다른 생각과 갈망으로 가득차고 있는 듯 하다. 결국에는 주인공 스스로 또다른 상처의 흔적을 만들며 처참하게 망가져 가는 안타까운 모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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