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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연애시대>
의 작가 박연선의 첫 장편 소설인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책의 겉 띠에 소개된 저자의 방송 드라마를 따로 시간 내서
시청한 적이 없었기에,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익숙한 저자는 아니었다.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라는 직설적인 제목 만큼이나, 표지 일러스트도 확실하게 시선을 잡아 끈다.
기본 줄거리는 까칠한 삼수생으로 지내고 있는 백수
강무순의 시점에서 독백을 하듯이 풀어가고 있는 이야기로, 핸드폰이 시계 이상의 구실을 못하고 인터넷 연결 조차 안되는 상상도 못할 첩첩 산중
오지인 시골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식구들과 시골집을 방문 했다가 홀로 남겨진 팔십 노모가
걱정스러운 친척들의 작당 하에 무슨은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일어난 사이 홀로 남겨지게 된다.
무순이 여섯살 무렵 시골에 처음 방문 했던 때의 기억을
되짚어 보다가, 자신이 그렸던 보물 지도를 찾아 나서면서 15년 전 갑작스럽게 동네에 사는 네명의 소녀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사건을 접하게
된다. 그렇게 하나 씩 과거의 진실을 파헤쳐가면서 15년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진실을 향해 다가가는 백수 탐정의 촉을 빠르게 그려내고
있다.
상황 설정들도 마치 유쾌한 시트콤 드라마를 보듯이, 독특한
배경 설정들이 굉장히 흥미롭다. 게다가 주인공 무순이 대화체로 독백하고 있듯이 풀어내고 있는 문체는 굉장히 친숙하기만 하다. 속에 담긴 말들을
툭툭 내뱉으며 거침없는 대사들은 마치 친구와 전화통화로 수다 떠는 듯 툴툴거리며 굉장히 위트넘치고 정겹다.
흙 냄새 폴폴 풍기며 하루 일과가 땅과 농사와 함께 하는
한적한 시골의 풍경들이 고즈넉 하기만 한데, 갑작스럽게 사라진 소녀들의 미스터리와 그 뒤에 일어났던 목사님의 사망 사고등 커다란 사건 사고가
있었으리라고는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 장소, 그리고 느리게 흘러만 가는 시골 생활에 삐딱하기만 한 주인공과 할머니와의 툭탁거리며 하루를 보내는
모습들이 마치 바로 우리네 사는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너무나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렇게 어마 어마한 과거의 사건에 대한 이야기
임에도 굉장히 현실적으로 몰입하게 되는 것 같다. 어느 동네에나 곡 한명식 있음 직한 바보 일용이를 비롯해서 주변 인물들의 적나라한 묘사와 그들
간의 일상 속에서 전달하는 케미는 억지로 웃음을 만들어 내는 코미디 보다도 훨씬 더 재미있게 그려낸다.
과거의 진실이 하나 둘 밝혀지면서 오히려 우리 주변의 진솔한
삶의 모습이 더욱 가깝게 다가오고, 미스터리물임에도 불구하고, 예고도 없이 툭 치고 들이대는 낄낄 거리면서 웃음도 자아내게 만드는 장면 장면
들은 한 순간도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완독을 하게 만드는 미친 마력이 있는 너무나 재미있는 탈장르 소설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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