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혹 미술관에 걸려있는 유명한 명화들을 보고 있노라면,
저자가 프롤로그에 서술했듯이 화가의
화풍이며 예술사 등에 대해서 통달해 있어야만 제대로 관람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듯한 중압감에 시달리곤 한다.

하지만, 그림을 관람하는 방법이 따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마다 그림을 보고 느끼는 감동 또한 서로 다르기에 공통된 하나의 해답은 없을 것인다.
[명화가 내게 묻다]에서는 저자가 바쁜 잡지사 기자 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키워 왔던 그림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을 담아, 여러 명화들, 특히 인물화들을 보면서 그녀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풀어 내고
있다.

반 고흐, 렘브란트, 르누아르, 뭉크 등의 작품들 뿐
아니라 현대 미국 페미니스트 화가인 실비아 슬레이의 그림들을 공통된 인생에 대한 하나의 물음표 안에서 관련된 그림들을 함께 비교하면서 작가가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은 유쾌하고 흥미롭기만 하다.
실제 작품을 그렸던 화가들도 당시의 모델들을 화폭 앞에
두고, 그들이 생각했던 삶의 모습과 화폭 속에 담고 싶었던 이야기가 존재 했을 것이다. 그 그림을 관람하는 우리들의 자세 역시 역사 수업이나
수학 공식 처럼 그림을 조각내서 분석하고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화가가 원했던 이야기의 교감이 우선일 것이다.
그렇게 그림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 내는 저자의 전개가
어렵게만 느꼈던 명화에 대한 감상법을 너무나 친숙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무도회가 끝난 후의 망중한의 모습을 그린 서로 다른 화가의
작품들 임에도 그 피곤하고 권태로움이 한결 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똑같은 포즈로 침대에 누워 있는 모델의 모습의 그림에선 어떤 그림은 요염하고
아름다운 여인이 반기고, 다른 그림은 미화된 환상이 아닌 정반대의 현실 속 매력으로 다가 오기도 한다. 하물며 여성이 아닌 남자 모델의 거침
없는 누드가 충격적이기도 하면서 관점의 차이를 극명하게 비교해 볼 수도 있다.
그림들 속에서 찾아 보는 물음표들은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공감이 되는 삶에 대한 해답이 없는 질문일 것이다. 저자의 어린 학창 시절 부터 바쁘게 세상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고자
노력했던 시간들의 이야기도 나누고 있는데, 각 단락에서 제시한 물음표에 대한 그림의 해설과 그녀 자신의 일기가 자연스럽게 녹아내고
있다.
[명화가 내게 묻다]는 어려운
예술사가 아니라 그림 속에서 살아 숨쉬는 인물들의
이야기에 함께 교감을 하면서, 우리와 다를바 없는 삶의 흔적들도 찾아 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