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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일이 있거나 슬픈일이 있거나 누구라도 하루 하루를
살아가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하루 세끼를 먹으면서 지내고 있을 것이다. 때로는 우리가 살아가는 다양한 인생의 모습을 주방에서의 요리 과정과
비유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만큼 음식을 만들어서 먹는일 또한 우리 일생에서 정말
중요하고 큰 부분일 것이다. 최근에는 쿡방 열풍으로 TV 여러 프로그램에서도 가볍게 만들어 낼 수 있는 요리 부터 특별한 장소나 행사를 위한
거창한 요리까지 많은 이들이 윤택해진 삶에 비례해서 더많은 관심을 쏟게 되고 있는 것 같다.
[수플레]는 '부플다' 라는 프랑스 어원에서 시작된 달콤한
디저트로, 달걀 흰자의 거품을 이용해서 오븐에서 부풀려서 구워낸 프랑스 대표 요리라고 한다. 하지만, 쉬운 조립과는 달리 오븐에서 꺼내자마자
너무나 허탈하게 부풀어 올랐던 가운데가 꺼져버리기 일 수라고 한다.
동명의 제목으로 쓰여진
[수플레]는 이렇듯 우리의 일생이 기대감과 달리 너무나 쉽게 무너질 수도 있고, 남들과 똑같은 재료로 조리를
해서 만들어 넣었지만 저마다 다른 형태와 결과로 나올 수 있는 우리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필리핀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결혼했던 남편을 수십년 헌신적으로
봉양하면서, 두 명의 입양아들 역시 지극정성으로 키웠지만 돌아오는건 냉담한 허울뿐인 가족에 대한 아픔을 간직한 뉴욕의 '릴리아', 파리에서는
그가 살고 있던 공간과 삶의 전부였던 아내를 사별하고 세상에 대한 문을 닫아버린 '마크', 그리고 먼 이스탄불에서는 사고와 함께 치매로 병든
어머니를 수발하고 있는 노년의 딸 '페르다'의 서로 다른 삶의 이야기이다.
서로 다른 대륙의 도시에 살고 있는 세명의 주인공들은 서로
일면도 없고, 결코 한자리에서 마주하는 일은 없지만 우연히 <수플레> 조리법이 적혀 있는 요리책을 각자 손에 넣고 결코 성공할 것
같지 않은 수플레를 봉긋하게 부풀어오르게 노력하는 과정 중에서 그들의 인생을 각각 되짚어 보고, 현실의 아픔을 덜어내는 노력을 기울여
본다.
가족에게 헌신적으로 봉사했던 결과가 결국 빈 손이었던 노년의
주부는 남은 시간과 노력을 이제는 자기 자신에게 쏟아보려고 노력을 해보고, 아내의 빈 자리가 큰 남자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스스로 요리를 하면서 새로운 삶을 꿈꾼다. 어린 손녀까지 보고 있는 할머니이지만 그녀의 병든 어머니를 수발 하면서 하루 하루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여인. 그들 모두 우리와 다를바 없는 인생이라는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지나간 과거의 기억 속에서 작은 기쁨을 찾고자 하는
아프지만 평범한 우리 일상의 모습들일 것이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남들과 똑같은 노력과 시간을
들였음에도 내가 기대했던 결과를 얻을 수 없는 경우들도 접하게 된다. 어느날 갑작스레 닥친 불행으로인해 가운데가 폭삭 꺼져버린 수플레처럼 커다랑
상실감에 절망하게도 되지만, 다시 한번 한발자국씩 나아가는 인물들의 모습 속에서 어떻게든 극복하는 노력과 희망을 찾아 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