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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작가 하면 등식처럼 바로 따라 붙는 대하소설
<토지>를 떠올리게 된다. 작품의 기나긴 인고의 집필 과정 뿐만 아니라 한국 근대사를 담은 대작이기에,
소설을 읽어 보지 않은 독자들도 저자의 대표작으로 바로 손꼽는 작품일 것이다.

'박경리' 작가의 [생명의 아픔]은 저자가 강연이나 칼럼등에서 발표한 원고들
중에서 생명론에 관련된 내용들을 추려서 모은 글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본문 내용이 동일 하지는 않지만 주제가 중첩되는
내용들이 반복되어서 소개가 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렇게 여러 원고들을 모은 글이다 보니, 하나로 귀결되는 내용이 아니라 조금은 산만하게
풀어 놓는 이야기들이어서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렇기에 한 권으로 전체 내용을 묶어서 보기 보다는, 각
주제로 독립되어진 내용들을 각각 별개로 저자와 함께 공감을 하고 의견을 나누어 보는 식으로 보면 좋을 듯 싶다.
'박경리'작가의 <토지>라는 대작에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저자는 너무나 우리 민족을 사랑하고 있고, 자연과 땅과 하늘을 고맙게 여기면서 아끼고자 하는 마음이 [생명의
아픔] 에 소개된 여러 글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뜨이는 글의 대목은 일본에서 건너온
'분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도자기로 유명 했었는데 꽃을 꽂아 놓는 화병을 찾아 볼 수가 없다고 한다. 예로
부터 우리는 자연을 그대로의 모습으로 감상하고 그 존엄성과 상생의 의미를 깨닫고 함부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의 축소 지향적인 성향은 그들의 민족성과 사회적
문제까지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고 하면서, 그들의 사상이 빈약한 신도와 2차 세계대전 당시 카미카제등으로 표출된 비틀어진 천왕 사상등을 예로
들고 있다. 왜곡된 일본의 문화 사회, 윤리적 병폐등을 거론하면서 파생된 이질적인 문화중 하나가 꽃꽂이와 분재라고 한다.
수많은 철사로 여기저기 칭칭 감겨진채 죽지도 못하고
관상용으로 기형적인 형태가 되어 버린 말 못하는 나무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지면서 자연의 아픔을 묘사하고 있다.
비단 일본의 비정상적인 서구화 문화에 대한 비판 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도 우리 전통의 선과 아름다움이 서구 문물과 현대화 과정에서 점차 사라져 가는 점을 아쉬워 하고, 잘못된 정치와 사회 문화들도
질펀하게 꼬집고 있다. 무엇보다도 <반일작가>임을 강조하면서 일본의 그릇된 태도와 만행에 대해서도 그들의 잘못을 뉘우치기를 바라면서
강하게 엄포를 놓고 있다.
그리고 후반부에 들어서는 '박경리'작가와 살아 생전 인연을
함께 했던 '김동리'작가 와 현대그룹 '정주영'회장등 고인이 된 지인들에 대한 단상을 담아 두고 있다.
'박경리' 작가 역시 우리 곁을 떠났지만, 우리 민족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끼면서 우리의 것을 지키고 소중하게 간직해서 후손에게 남기기를 바라는 그 소망은 글 하나 하나에서 여전히 살아 숨쉬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