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마더스
도리스 레싱 지음, 강수정 옮김 / 예담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몇 해전 영화로 개봉했던 <투 마더스 Two Mothers>의 원작 소설인 [그랜드 마더스]

 

[그랜드마더스]에는 대표작 <그랜드마더스> 뿐 아니라, ​<빅토리아와 스테이브니가>, <그것의 이유>, 그리고 <러브 차일드>까지 총 4편의 중편 소설이 한 권에 담겨있다.

영화를 먼저 보지는 못했지만, 원작 소설과 마찬가지로 센세이셔널한 문제작으로 많은 이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갑론을박 문제시 되었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 원작 소설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다는 소개를 보니 더욱 충격적이었다.

실제 결혼 사례를 바탕으로 이혼 법정 스타일로 풀어냈던, 국내 유명 TV 드라마 시리즈도 정말 드라마 같은 사연들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 실제 사례들이 오히려 방송에 내보내지 못할 정도로 더 극한 상황과 문제시 되는 내용들이 훨씬 많았다고 피력하는 담당 연기자와 PD들의 진술을 들어보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일들이 방송되는 드라마 보다도 더 드라마 같은 경우가 많구나! 라고 느끼게 됬었었다. 

[그랜드마더스]는 어린 소녀 시절부터 함께 친 자매처럼 자라온 두 소녀가 성장해서, 결혼하고​ 똑같이 남자 아이들을 낳아서 지극 정성으로 키우게 된다. 그리고, 그 아이들 역시 장성해서 결혼을 하고 어린 손녀딸을 안겨주며  할머니가 될때까지 그녀들의 은밀하고 금기시된 어긋난 사랑의 행각을 그려내고 있다.

물론 할머니의 호칭을 얻게 된 두 여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자만, 원작 소설의 제목보다도 영화 제목인 <투 마더스>가 훨씬 더 이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잘 설명해주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의 저자 '도리스 레싱'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여류 소설가로 이란 출생이지만 영국령 식민지로 이주하면서 카톨릭 교육을 받고 또 아프리카의 어려운 삶의 모습도 함께 겪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 등장하는 중편 소설들의 내용을 살펴 보면 그녀의 삶을 그대로 투영해 볼 수 있고, 제도권에 대한 비판과 그리고 여성의 시각으로 남성 중심의 세계관에 도전적인 물음을 던져놓고 있지 않나 싶다.

수록된 두번째 작품인 <빅토리아와 스테이브니가>에서는 인종 차별과 상하층 계급적인 사회 잣대를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흑인 여성으로서 피부색과 성별 모두 다 약자인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서 행복의 조건은 무엇이며? 사랑이라는 굴레는 내 손으로 어디까지 매듭을 지을 수 있는 것인지? 다양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어린 시절 가슴 떨린 풋사랑을 가슴에 새겨 넣은 가난하고 불쌍한 순수한 어린 아이의 시선에서, 이제 피부색 조차 다른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되어서  모질게 세상에 마주하게 된다.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순응하고 사랑의 댓가를 온몸으로 겪으면서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홀로 서기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어지는 세번째, 네번째 작품들 역시 여성 특유의 감성적인 시각과 언어로 금기의 틀을 깨고, 세상의 속박에서 자유롭게 날개를 펴고자 하는 여성의 모습들이 차분하게 그려지고 있다. 이야기의 내용으로만 보면 엄청난 불륜과 금기 혹은 어울리지 않는 세상과의 조우등에 대한 불편한 진실들이 지만, 과연 우리의 삶의 행복은 어디에 있으며 사랑이란 누가? 어떻게? 잣대를 지어 평가를 내릴 수 있는것인가? 고민해 보게 된다. 그것이 설령 사회적으로나 관습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 사랑은 사랑이 아닌걸까? 제 3자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많은 고민과 함께 사회적 약자의 힘겹고 지독하리만큼 고된 삶의 모습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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