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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우리의 꿈을 키워주고 희망을 심어 주었던 동화의
내용들이 현실에서는 순수하지만은 않은 조금은 삐딱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그림 에세이인 [삐따카니]

광고회사에서 아트디렉터로 경력을 쌓아온 저자가 딸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다가 기획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현실 속에서도 벌어지는 동화 같은 일들과 현실성없는 동화의 이야기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모습에 빗대어 보는 자화상이다.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사춘기가 되어갈 무렵, 세상에 대해
굉장히 날이 서있던 때이기도 했지만 조금씩 세상을 알아가고 있던 당시에는 어린나이에도 피부에 느껴지는 냉혹한 현실과 이상에 대한 괴리감이 심하게
느꼈던 기억이 난다.
우리 주변에는 동화에서는 보여지지 않는 슬픈일도 많고,
노력한 대로 성공을 못해서 가슴 아픈 경우도 많이 보게되는데, 동화 속 주인공들은 왜 그렇게 모두들 권선징악의 보상을 받고 행복하게 살게
되는지? 어른들이 우리에게 거짓 세상만 전해주고 있는거라고 나 스스로도 삐딱하게 삐뚤어지고 싶던 날들이 있었었다.

[삐따카니]에서도
<콩쥐 팥쥐> 등 국내 동화에서 부터 <엄지공주>등의 잘 알려진 세계 곳곳의 동화들을 중심으로 현실의 이야기와 우리
주변의 인물들을 대입해 보고면서, 과연 동화 속 이야이가 현실에는 어떻게 비추어지는지 찾아 보게 된다.
논리적으로 따지고 본다면 동화속 선량하고 연약한 주인공들이
다른 주변인들보다 더 착하거나 하늘과 신의 도움을 받을 만큼 뛰어난 인물들도 아니라는 생각에 동화 속 이야기는 앞뒤가 맞지 않고 위선적인
내용들일 것이다. 저자도 프롤로그에서 밝히고 있는 심청전의 아비인 심봉사의 탐욕스러움을 꼬집고 있듯이 말이다.

대한민국 대다수의 샐러리맨 직장인들이 겪고 있는 현실과
취업을 위해 무던히도 애쓰고 있지만 불평등한 세상 잣대에 무너지고 마는 취준생들의 현실. 그밖에 동화속 보은이나 권선징악의 적절한 댓가를 받지
못하는 실제 삶 속의 부당한 모습들과 안타까움을 재치있는 그림과 표현으로 새롭게 핸대판 동화의 이야기처럼 구성하고 있다.
그리고, 비단 동화 속 이야기 뿐만 아니라 어릴적 우리에게
꿈과 힘을 주었던 '슈퍼맨'과 착한일을 하면 선물을 주는 산타 할아버지와 함께 하는 '루돌프 사슴 코' 등의 주인공들과 우리 주변에서 그들의
역할을 하고 있는 다양한 인물들도 살짝 비교해보면서 풍자하고 있는 듯 하다.

부드럽고 예쁜 색상의 그림들과 재치있는 문장들은 너무 쉽게
한 장 한 장의 이야기들을 고개를 끄덕이며 빠르게 넘겨 보게 되는데, 공감이 가는 우리 사는 모습들을 보면서 재미있기도 하지만 역설적인 반전의
내용에 씁쓸한 뒷맛은 너무나 깊게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듯 하다.
[삐따카니]에서는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자는 독려나 해답을 제공하고 있지는 않지만, 누구나 힘들고 어려운 현실에서 동화와 우화 속에 숨겨져 있던 당시의 공감가는 삶의
모습은 지금 우리와도 크게 다르지 않음을 확인해 볼 수도 있는 것 같다. 때로는 대단한 복을 바라거나 노력에 대한 결과가 긍정적이지만은
않더라도 이렇게 서로를 토닥이면서 살아가고 위로하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견뎌내고 있지 않나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