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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현대 문단의 시인 중
한명인 '류시화', 그런데 그렇게 잘알려진 시인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그의 시들 중 정작 제대로 기억하는 싯구절이
없었다.

하지만, 분명 제대로 암송하고 있는 류시화 시인의 싯귀는
없음에도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라는 그의 한 시제는 언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오랜 동안 누구의 시인지도 모른채 굉장히 가슴 속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시제 였다.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시의 기교를 통해서 시의 내용을 읽고
있노라면, 짧은 싯구절임에도 굉장히 느린 속도로 단어 하나 하나 곱씹어 보게 된다. 그렇게 글에서 이야기 하는 내용보다도 감성적으로 느끼게
되는게 보통 시를 읽어 가는 방식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시의 제목 만으로도 그 함축적인 모든 내용이 모두 고스한히 전해질 정도로 강렬한 여운을 남기고 있는 대표적인 시였다.
그래서 어쩌면 그 싯구절 내용은 오히려 그 시제에 가려서 더 기억이 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류시화 시인은 등단한지 35년이 지났지면, 오랜
기간을 걸쳐서 단지 3권의 시집만 대중에게 선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에 대해서 더 많은 정보가 축적이 안되서 언제나 늘 내게는
신비한 신비주의에 가려져 있는 시인으로 여겨졌었다.
이번에 출간된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류시화 시인의 그동안 소개 되었던 시집 세 권 중에서 대표작 98편을 모아서 펴낸 시선집이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들을 연도별로 정리 해서 대표작들을 소개 하고 있는데,1980년도에 <길 위에서의 생각> 에서부터 최근 작품까지 그만의 풍부한
상상력과 깊이있는 감각적인 표현들은 한결 같아 보인다.
그리고, 보통 시의 소재로 많은 시인들이 주변의사물을
바라보면서 나름의 의미 부여들과 사랑의 감정들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꿈결 같은 부드럽고 때로는 쓰디쓴 아픔의 모습도 찾아 보게 되는데,
<고구마에게 바치는 노래>, <소면>, <옹이> 등 정말 하찮게 바라보고 시의 소재로 쓰기에는 격(?)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은 내용들도 너무나 섬세한 필체로 삶의 무게까지 전달하고 있다.
아마도 시인으로서의 길 보다도 구도자로서 명상과 길
위에서의 삶을 더 많이 보내면서 태양을 잡아 끄는 작은 나비의 날개짓과 한여름의 질경이 , 그리고 하찮게 여겨지는 길 위의 달팽이와 거미
에게도 삶에서 깨닫지 못한 것이 무엇이고, 내 삶의 의미를 부여해 보는 굉장히 넓은 시야로 바라보고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그의 대표작들을 읽어보면서 대다수 그의 시들은 다소
염세주의적이지 않을까라는 선입견에 잡혀있던 작품들 외에 <만약 앨런 긴즈버그와 함께 세탁을 한다면>처럼 굉장히 정치적인 풍자와 세상에
대한 일침을 마치 에세이의 한 꼭지 형식으로 풀어 내놓고 있는 또 다른 작품 색채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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