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의 연인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예담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기차 여행은 다른 교통 수단들과 달리, 특별한 사연이 없어도 왠지 진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게 되는 것 같다. [타이베이의 연인들]은 타이완에 일본 고속철도인 신칸센 개발을 하면서 그 주변의 여러 인물 군상들의 삶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실제 타이완의​ 고속 철도 수주와 개발 완공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TGV, 독일의 ICE와 겸합하던 일본 신칸센 700T 열차가 최종 협력식으로 선정되면서, 열차 개발에 직접적인 참여를 하게된 인물들과 타이완과 동경에서 타이완 열차 개발에 꿈과 희망을 품으며 지나간 추억을 나누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함께 전달이 된다.

​우연히 타이완에 여행왔다가 한눈에 반한 타이완 청년과의 9년이 넘은 이별 후애, 운명처럼 서로를 찾게된 젊은 청년들의 이야기. 그리고, 타이완 고속열차를 함께 타보자고 했던 아내를 사별하고 60년이나 지난 타이완의 고향 친구와의 만남. 파탄이 난 가정을 뒤로 하고 타이완에서의 새로운 사랑의 운명을 꿈꾸는 중년 남자등 서로 다른 사연과 이야기들이 철로를 사이에 두고 서로 얽히게 된다.

오래전 일본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에서도 일본인들의 철도 사랑에 대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었다. 실제로도 일본 여행 중에 철도 여행 만큼 발달한 교통 수단이 없을 정도로 일본인들의 생활 속에 철도의 레일은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철도는 고정된 레일을 무한히 달리긴 하지만, 언젠가는 역에서 멈추어야 하고, 한번 떠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뒤안길에 만남과 이별의 깊은 추억과 이야기들을 남겨놓게 되는 것 같다. 우리 인생 살이들도 그렇게 만남와 헤어짐., 그리고 아쉬움도 남기면서 앞을 바라보고 달리고 있지 않나 싶다.

[타이베이의 연인들]​에서는 짧게는 몇 년 사이의 이야기가 일본과 타이완 시간과 공간도 오가면서 입체적으로 전개 되고 있다. 그리고, 수 십년 전 전쟁 직후의 이야기도 연결 되면서, 타이완을 바라보는 일본인의 시각이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서는 무언가도 느껴지게 된다.

보통 일본 드라마의 전개가 특정 작가의 성향을 떠나서 커다란 사건을 중심으로 급박하게 전개 되기 보다는, 각 인물들의 소소한 일상 속에서 조금씩 흔들리는 감정의 여운들을 세밀하게 표현하는 묘사들이 보편적인데,​ [타이베이의 연인들]​의 사랑을 갈구하는 인물들의 상대를 탐구하는 모습들도 잔잔하게 이어지면서 아련한 추억의 상념에 잠기게 하는 듯 하다.

더구나, 순수했던 청년들의 모습, 가족을 등지지 못하는 가장과 백발의 노인이 되어서도 지난 죄책감과 고향에 대한 향수를 꿈꾸는 정말 다른 캐릭터들의 이야기들이 너무나 따뜻하게 다가오고, 고속 철도로 먼거리도 빠르게 하루 안에 여행이 가능하게 됬지만 너무 멀리 돌아온 주인공들에게는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린 여정이 조용한 울림을 주게 된다..

국경과 시간, 장소. 그리고 언어와 문화의 차이 이 모든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사랑의 고향으로 향하는 열차는 곧바로 뻗어서 언제라도 달릴 수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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