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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는 전세계적으로 꽤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이야기였음에도 정작 제대로 된 완역본을 읽어 보지 못했었다. 마찬가지로, 이 책의 서문과 에필로그에도 밝히고 있지만, Mockingbird가
사실은 앵무새가 아니라 미국 남부에 서식하는 '흉내쟁이지바뀌'라는 점 역시 새롭게 알게된 부분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될 당시 '앵무새 죽이기'라는 타이틀로 소개
되었기에, 익숙한 책 제목으로 그래도 유지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최근에 유명 랩퍼의 노래의 소재로도 쓰이고, 영화로도 크게 흥행을 했던
Mockingbird를 상징화한 유명 SF 판타지소설에서도 찾아 볼 수 있었다.
미국의 역사에 대해서 현지인들처럼 알 수는 없지만, 멕시코를
대표하는 '흉내쟁이지바뀌'를 통해서 미국 내에서의 멕시칸들의 침탈에 대한 역사와 현재의 불안한 위치를 여러 장르의 미디어를 통해서 이렇게
저항적인 심볼로 대변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앵무새 죽이기]는
1930년대 미국 경제 대공황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극에 달했던 흑백 인종 차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본인들의 노력과 달리
희망도 보이지 않던 가장 힘겨운 시기에 우리와 다른 이들을 혐오하고 아무런 이유 없이 차별하던 인간 이하의 모습을, 너무도 순수한 어린 소녀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이야기이다.
"앵무새들은 인간을 위해
노래를 불러 줄 뿐이지. 사람들의 채소밭에서 뭘 따먹지도 않고, ~ 중략 ~,그래서, 앵무새를 죽이는건 되가 되는거야."
p174
라는 이야기를 왠지 무기력해 보이기만 한 아버지의 모습이
못마땅한 주인공에게 친근한 모디 아줌마는 조곤 고논 얘기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실제로 주인공의 아버지는 명사수로 정평이 나있었지만,
총을 지니고 있으면 자칫 실수를 할 수도 있고 또 그만큼 위협적인 요소를 불러들인다면서 오히려 총을 멀리하고, 힘들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우직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하물며 흑인을 옹호하고 빈호하는 모습에 백인들에게 오히려 위협과 조롱을 받으면서도
말이다.
시대적 배경만큼이나 인종차별을 비롯한 미국 사회의 어두웠던
모습이 그려지고 있지만, 단지 당시의 인종간의 문제보다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와 다른 문화나사람들 혹은 습관까지도 배척하고 차별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모든 사회에 대한 경종을 여전히 울리고 있지 않나 싶다.
어린 아이의 눈에는 왜 그렇게 강압적인 차별들과 입에 담지도
못할 말로 상처를 주면서 서로를 미워하고 있는지 이해를 할 수 없기만 하다. 정작, 이야기 속에 다른 이들을 차별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알
수 없는 분노만 드러날 뿐이지, 그들조차도 단지,우리와 다른 열등한 이들일뿐...왜 그렇게 다른 이들을 차별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대지
못하고 있다.
때묻지 않은 어린 소녀에게는 주변의 왜곡된 사실이 무서운
진실로 받아들이고 두려움에 떨게도 되지만, 지금 서있던 자리가 아닌 반대 방향에서 다른 시각으로 자신을 바라보게 되면, 다른 풍경을 보게 되는
교훈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되새기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