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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들의 죽음]은 질풍노도의 청소년 문제들을 모조리 가지고
있는 15살 마니와 조용한듯 음악적 재능을 가지고 있는 그녀의 여동생 넬리의 이야기 이다.

그저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공부에
전념해야할 그런 나이의 아이들인데, 어느날 밤 그녀들의 부모의 사체를 뒤뜰 정원에 남몰래 묻으면서 그들의 앞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시작하고
있다.
미스터리 사건을 돌아보는 추리극 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세상에 홀로 남겨진 어린 두자매의 세상 살이 드라마이다.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아버지와 다음날 목을 메서 자살한 어머니, 그들에겐 무슨
사연이 있엇고, 무슨 연유에서인지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남몰래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그들의 부모를 정원 아래에 은닉하게 되었을까? 차츰 그
윤곽이 드러나기는 하지만, 정작 이야기의 촛점은 정작 그 사건의 추리가 아니라 두 자매가 사자의 정글과도 같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군분투의
내용이다.
스코틀랜드의 극심한 빈부 격차로 인한 사회적 문제와 그
불안한 경제 속에서 미성년자들의 마약과 무분별한 성관계, 그로 인한 낙태와 매춘등 어린 청소년들에게 어두운 사회의 단편들을 두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서 전달하고, 그들의 사랑이 넘치는 가족 찾기에 대한 안타까우면서도 당찬 모습을 찾아 보게 된다.
솔직히, 우리 나라도 청소년들의 일탈 문제가 이전 보다는
심각해져가고는 있지만, 이렇듯 자세하고 직접적인 묘사들을 하면서 그들의 어두운 일상이 당연한 하루의 모습 처럼 그려지고 있는 모습에서는 안타깝기
그지 없다. 마약 판매상에게 몸을 대주고 종종 약을 팔기도 하면서 용돈 벌이도 하는 언니 마니는 예상외로 공부도 잘하고 꽤나 똑똑한 아이로
그려지고 있다. 반면에 양육에는 좀처럼 신경 쓰지 않던 인간 말종의 부모들의 죽음은 슬픔보다도 어쩌면 어린 자매에게 개미 지옥 같은 구덩이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로 여겨진다.
자매의 옆집에는 소아 성애자로 법적인 낙인이 찍혀있는
동성애자 할아버지 레니가 그들의 삶에 들어 오게 되고, 학교의 친구들과 느닷없이 연락도 없이 나타난 외증조부도 등장하면서 끔찍한 비밀을 간직한
두 자매의 비밀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계속 된다.
[벌들의 죽음]은 독특하게 마니와 넬리, 두 자매와 옆집
할아버니 레니 이렇게 세사람의 시선으로 마치 일기장을 펼쳐 보듯이 각 인물별로 이야기를 짧게 끊어가면서 전개 하고 있다. . 1년 동안의
사계절이 변하는 동안에 그들에게 닥치는 동일한 한 사건도 각기 다른 시선으로 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다소 충격적일 수도 있는 사회 환경과 폭력과 마약에 노출되
있는 어린 청소년들의 일상이 너무나 무덤덤하고 적나라한 묘사로 그려내놓고 있는 문제작일수도 있는데, 끈끈한 사랑으로 서로를 감싸주고 지켜주고자
하는 사랑을 갈구하는 두 자매의 희망의 목소리를 찾아 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