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천의 문학 살롱
이환천 글.그림 / 넥서스BOOKS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보통 시집이라고 하면 언어적 유희나 서정적 은유를 통해서 감성을 자극하는 짧은 문장들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환천의 문학살롱]은 무척이나 직설적이고 저급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육두문자까지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해학적인 시집이다.

책의 겉 표지에 부제로 쓰여진 <시가 아니라고 한다면 순순히 인정하겠다>라는 글처럼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고 접해 볼 수 있는 힘겨운 직장인들, 그리고 연인들의 사랑의 줄타기등의 상황들을 역시나 가식 없이 그대로 내뱉는 말들로 꾸며져 있다.

책 표지도 궁서체와 아무것도 없는 그저 흰 배경의 단조로운 디자인과, 책의 속지를 들여다보면 마치 재생 용지 처럼 약간은 투박한 종이의 느낌 속에 시를 써내려간 글씨체도 직접 손으로 수기 한듯한 굵은 글자체들로 이루어져 있다. 때로는 자간의 띄어쓰기도 없는 싯귀(?)들의 문자 구성에서부터 촌스러운 정겨움을 느껴볼 수 있다.

화 역시 저자가 직접 그렸다고 하는데, 그로테스크한 형태의 인물들 표현 이며 70년대 잡지 표지가 연상 되는 사진들까지 예전 70년대의 아련한 추억의 모습들이 떠올려 진다.

대놓고 선배에 대한 욕설을 속내에 감추어 두지 않고 뱉어 놓는 직장 선배에 대한 싯귀도 있고, 일년치 끊어 놓고 절대 가지 않는 헬스장에 대한 답답한 자신의 처지를 자조 하기도 하는데, 결코 특정한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내 모습을 거울처럼  바라보고 있는 듯해서 절로 실소가 피식하고 나오게 된다.

사랑과 이별, 여친에 대한 이해 못할 갑질과 내숭에 대한 이야기들도 몰래 카메라로 숨겨진 속마음을 들여 보듯이 너무나 심부를 콕콕 찌르는 아찔한 내용들로 구성 되어있다. 게다가 마치 친한 10년지기 친구들끼리 포장마차에서 둘러앉아서 뒷담화를 열심히 씹어내는 이야기들, 모텔의 잠자리 내용까지 적나라하게 풀어내는 19금 토크도 야하기 보다는 속시원하게 통쾌하다.

체육을 전공해서 튼튼하다는 저자의 독특한 이력만큼이나, 오히려 가식 없는 건강한 글들이지 않나 싶다. ​ 그래서, 작년 부터 저자의 SNS에 동일 타이틀인 '이환천의 문학살롱'에 연재를 하며 대중들의 사랑받았던 많은 시들을 모아서 또다시 지면 매체로도 독특하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시집 이라고 칭하기 보다는 속풀이집이라고 보고 싶다.

투박하면서도 솔직한 이야기들이 문학적으로 얼마나 가치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두고 두고 보면서 저자의 바램 만큼이나 살짝 미소 짓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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