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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의 묘]는 제목 처럼 9일 동안 치루어지는
장례 시간동안에 일어나는 이야기 인데, 보통 우리 일반 서민들의 장례 절차가 3일임을 떠올려 보면 국장 임을 바로 떠올리게 된다.

우리 대한민국 역사상 큰 충격의 파장을 불러 왔던 대통령
저격 사망이라는 사건과 당시의 군부 독재가 한반도를 휘감싸면서, 정치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불안하던 1979년 10월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묘라는 소재를 통해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확실히 나누어
보면서, 끊임 없는 욕심과 권력으로 사자의 묘에까지 손을 대면서 부귀영화를 꿈꾸는 산자의 허망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국가 원수 시해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는 있지만 [9일의 묘]의 전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들은 땅의 풍수지리를 보고 혈을
파악하는 평범한 지관들의 눈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풍수를 보고 400년 후까지 변모하는 혈의 기운을 파악하는
능통한 풍수사인 '황창오'와 그의 아들 '황중범'과 길에서 거두어 호적에 올린 양아들 ' 도학'은 아버지의 엄격한 풍수 가르침을 받으며 성장
했다. 하지만, 가정 보다는 풍수에 미쳐 밖으로만 전전하던 아버지에 친 동생마저 잃고 어머니 마저도 집을 떠나 버린 파타난 가정에 염증을 느껴서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결국에는 도굴꾼 신세로 전락해버리면서 그들의 엇갈린 운명이 시작 된다.
자식의 분유값조차 제대로 댈 수 없는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오랜 전설 처럼 내려오던 굼붙이 두상을 찾아 내기 위해 묘를 파헤치던 중범 일행은 도굴을 시도하던 중, 결국 땅의 주인에게 발각이 되고 묘의
가장 밑에 내려가 있던 도학은 결국 붙잡히게 되면서 서로 다른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과연 명당이라는 것이 후세에 복을 내려 주는
절대적인 곳이기에, 그렇게 묘자리를 파헤쳐가며 편히 쉬고 있는 영혼마져 흔들어 깨워야 하는지 정답을 내리기는 힘들 듯 하다. 하지만, 글의 내용
중에도 언급이 되었듯이 아무리 명당이라고 하더라도 누가 자리를 차지 하느냐에 따라 왕이 나올 수도 있고 폭군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명당이라고 하나 이런 저런 개발과 주변 환경이 바뀌면서 명당이 흉당이 되기도 하고 그 반대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암울했던 현대사 속에서, 한낱 미신처럼 치부 받기도 했던
풍수지리에 목숨마저 걸정도로 절박하게 의존 하면서 명당의 자리를 차지 하기 위한 암투는, 죽은 자의 묘자리를 위한 노력은 결코 아니었을 것이다.
본인만의 길복을 꾀하기 위해 타인들의 목숨 마저 담보로 잡고, 죽은 자의 묘자리 마저 파헤치며 암장을 하고 있는 긴박한 이야기들로 안타까웠던
과거의 그림자들을 다시 한번 땅의 예견과 역사의 흐름을 교차해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