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 황경신의 한뼘노트
황경신 글, 이인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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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보통 에세이라고 하면,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가볍게 일기처럼 속내를 직접적으로 털어놓는 식의 형식이 많은 듯 하다.  자유로운 형식으로 쓰여지는 만큼 종종 만화 에세이도 편하게 읽혀지고 있을 정도로 달리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장르로 자리 매김 되어 졌다.

하지만, 최근 읽어 보았던 몇 에세이집들은 바로 눈 앞의 상황을 그대로 입밖에 내뱉듯이 속에 가두어 두지 않고, 편하게 공감할 수 있는 어휘와 내용인 반면에 저리와 가슴에 조금 남겨두고 그려 볼 수 있는 여지가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었다.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는 조금은 긴 제목에서 느껴질 수 있듯이 살짝 문장의 의미를 곱씹고 무슨 뜻일지 한번은 되새김질을 해보게 된다.  물론 자유롭게 기술한 글인데 괜시리 어렵게 포장할 필요는 없겠지만, 예전 학창 시설  국어책에 소개 되었던 근현대 수필집들 처럼  저자가 보는​ 풍경과 일상의 모습들을 다양한 은유적인 표현으로  화가가 그려놓은 그림을 보면서 그 의미를 찾아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살짝 철학적인 고뇌를 강요하듯이 어렵게 느껴지는 문장들도 있는 만큼 편하게 공감만 할 수 있는 에세이는 아니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예전 다른 에세이 처럼 한장 한장 술술 쉽게 페이지가 넘겨지지 않고, 하나의 문장 속에서도 저자가 느꼈던 감성의 의미를 해석해 보는 시간이 필요 했다.

저자​ 황경신의 글과 함께 삽입된 이인 화백의 강하고 굵직한 선의 그림들은 너무 잘 어울리는 한폭의 시화와도 같다. 저자의 글 역시 장문의 싯귀절 같으니 말이다. 

'​미래를 꿈꾼 적 없다면 거짓말이겠으나 그것이 알록달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p039

미래의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이처럼 간결하고, 내 마음과 같은 구절은 더 없을 것이라고 이 글을 읽으면서 격한 공감을 하게 되었다.하지만 미래를 바라보는 내용이면서도 이글의 제목은 '뒷모습을 응시한다는 것'이다. 과연 미래를 본다는 것은 앞서 있는 미래 목표를 향해 내달리는 욕구 일런지, 저자가 펼쳐놓은 이야기 처럼 뒷모습만 보이는 미래의 주검을 응시하게 되는 건지? 정확한 저자의 속내를 파악할 수는 없겠지만, 미래에 잃어 버릴 주변인에 대한 슬품일 수도 있고 아니면, 결국에는 허탈한 빈손으로 돌아오는 지독히도 염세주의적인 희망을 노래하는 지도 모르겠다.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는 제목 처럼​, 저자의 화려한 표현법과 상충되는 의미들을 해석해보기 위해 귀를 쫑끗 세우고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우리 인생의 의미와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사랑과 인연 그리고 캄캄한 하늘의 별을 찾듯이 우리 주변의 상념을 모아보는 깊이를 재어 보는 시간을 만드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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