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달 - 제25회 시바타 렌자부로상 수상작 사건 3부작
가쿠타 미츠요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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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말 일본의 거품 경제가 한창일 무렵에서 시작해서, 경제가 무너지면서 일본 사회의 곳곳에 심각한 사회 문제가 벌어지고, 가정 파탄등 시대적 암흑기를 겪게 되었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크게 다르지 않기에 요즈음 우리에게도 피부에 와닿는 문제점들을 하나 하나 공감하게 되는 당시의 상황일 것이다.

당시의 일본 경제 상황을 배경으로, 실제로도 많은 금융 횡령 범죄들이 일어났었다고 한다. 그 실화 내용등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종이달]은 딱히 어느 누구의 이야기라고는 할 수 없지만, 누구나에게 일어날 수도 있고 그 당사자가 내 주변인일 수도 있는 이야기이다.​

특히나  남성 위주의 가부장적이고, 한 남자의 아내로 아이들의 엄마로 살아가는 전업주부로서의 일상에서 점점 잃어 가는 자존감과, 학창 시절 꿈많고 핑크빛으로 바라보던 삶의 무게가 점점 무너지면서, 나만의 인생 목표라는 것 조차 희미해지는 중년 여인으로서의 인생에 대한 문제도 시대상과 더불어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

학창시절 예쁘고 청순하고 품위가 느껴졌던 '우메자와 리카'가 그녀가 근무하던 은행에서 1억엔이라는 큰 돈을 횡령하고 지명 수배가 되었다는 뉴스가 소개 되면서 그녀의 지난 이야기와 함께, 그녀와 함께 시간을 나누었던 동창​생 '유코' 그리고 인생의 의미를 잃고 있던 시절 취미 삼아 다녔던 오리 교실에서 만난 친구 '아키' 와 그녀의 첫사랑이었던 '가즈키'의 시선에서 그녀와의 이야기들을 나누어 보게 된다.

'우메자와 리카'는 남편을 응원하고 가사일에만 전념하던 전업 주부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만족한 삶이라 여기며 하루를 지낸다.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세일하는 물건들을 찾아 가계 절약을 하기 위해 먼길을 마다 않는 다른 중년 주부들과 마찬가지 였던 그녀에게 아이를 가지지 못하게 되면서 급속도로 삶의 회의를 느끼게 된다.  그녀만의 인생을 찾기 위해 은행에 근무하게 되면서 조금씩 그녀만의 일탈을 겪게 되고, 결국에는 겆잡을 수 없는 파경에 까지 이르게 되는 이야기로, 그녀 뿐 아니라 그녀 주변의 가슴 아픈 사연들이 각 인물들의 사연과 시선으로 멀티 스토리가 함께 엮어져 있다,

어린 시절 100엔이라는 돈이 1엔이 모이고 모여서 100엔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100엔이라는 덩어리가 그저 어디선가 굴러나온 듯이 여겨졌다는 대목에서,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너무나 풍족한 삶만을 강조하고 부여해주려고 노력하고나 있지 않은지? 자문하게 된다.

너무나 경제적 현실감도 없고, 형제 자매가 없이 외동 아이들로 주변의 사랑만을 받으면서 성장하게 되는 요즈음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국가적 경제 위기가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그들에게 그러한 풍요로움을 빼앗아가게 되면 어찌 될런지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그들의 자립적인 경제 활동만으로 이전과 같은 부와 관심을 얻을 수 있을까? 그렇지 못한다면 그들의 선택은?

어린 시절 풍족 했던 사회와 가정 형편에서 내몰리게 된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그들의 일상에서의 괴리감과 가족간의 불화등. 겉으로는 밝고 화목해 보이던 친구의 모습 뒤에서도 아픔을 찾아 보게 되는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 속에서 현대 여성들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들 뿐 아니라, 요즈음 우리 현실 속에서 온실의 화초 처럼 커나가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아찔한 미래도 엿보는 듯한 아찔한 자화상으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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