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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배우자나 연인을 잃는다는 것은 내
인생에 얼마나 많은 무거운 짐과 상실감을 주게 될런지, 아직은 막연하게만 상상만 해 볼 따름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처럼 쿨하게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가슴 속 깊게 새겨진 고운 향수와 같은 기억만을 곱씹으면서 살 수 있을까? 라는 의문도 던져 보게 되는 것
같다.
영국의 유명 작가중 한명인
<줄리언 반스>의 최근 작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는 그렇게 사랑하는 그의 아내를 갑작스런 병으로 잃고 난 후의 이야기를 여러 이야기와
맞물려서 그려낸 독특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

영어 원제는 [Levels
of Life]로 이야기를 세 챕터로 나누어서 '비상의 죄', '평지에서', '깊이의 상실'로 하늘과 지상 그리고 지하로
이루어지는 높이의 차이를 인생의 깊이로 비유하여 각 각의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다.
첫 챕터인 하늘을 자유롭게 비상하고자 하는
그의 사랑과 운명을 그린 이야기에서, 때로는 로맨틱하기도 하면서 반면에 거대한 바람에 속수 무책이고 안전 장치가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열기구에
대한 장황하면서도 다큐멘터리와도 같은 디테일한 소개를 하고 있다. 어찌보면 사랑의 운명도 열기구처럼 계속해서 뜨거운 가스를 뿜어 불어주어야, 그
결실로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열기구와 닮은 듯 한 운명의 장치와도 같아 보인다. 열기구와 함께 운명 처럼 사랑을 확인하게 되는 '프레드
버나비' 와 여러 극에 출연하고 있던 최고의 여배우였던 '사라 베르나르'를 등장 시켜 사랑의 속상임에 대한 열병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첫 챕터에서 소개하고 있는 여러 역사적
인물들과 열기구에 대한 다큐멘터리 이야기 속에서 어느 부분이 소설로 구상된 허구 인지 좀처럼 알 수 없을 정도로 이야기의 시작점이 안보이는
전문적인 히스토리 전개가 무척이나 낯선 부분이었다. 하지만, 후반에 등장하는 두 명의 선남 선녀가 나누는 하늘을 향한 꿈과 사랑의 감정을 내뱉는
대화 속에서, 저자는 그의 사랑을 키우게 되는 감정의 척도를 열기구로 대표하여 그렇게 객관적으로 사랑의 낳을 수 없는 하늘과도 같은 높이를
측정해서 독자들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두번째 챕터에서는 '프레드 버나비'와 '사라
베르나르'는 서로를 그리워 하며 다른 삶을 살다가 결국에는 서로를 만나 사랑을 이루게 되었는데, 그 사랑은 오래지 않아 '베르나르'를
떠나보내면서 아픔과 회환의 하루를 보내며 익숙치 않던 오페라에 귀를 기울이면서 인생의 의미를 찾아보려는 '버나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실존
인물들을 가상의 부부로 연을 맺게하면서 그려내는 로맨스 이야기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그들의 역사적 배경에 익숙치 않은 독자로서는 조금은 이해가
어렵고 흥미도 그만큼 배가 되지는 않는 아쉬움이 있는 부분 이었다.
마지막 챕터에 이르러서 작가 본인의 이야기로
귀결되고 있다. 앞서 읽어왔던 스토리는 솔직히 문화적 배경의 차이가 존재하는 터라 쉽게 다가 오지는 못한 부분이 있었지만, 작가의 이야기로
돌아오면서 그녀의 빈자리를 그가 꿈꾸는 세상을 빗대어 표현한 부분들이 그녀를 향한 애정이 더욱 찡하게 다가오는 듯 하다. 채의 속표지에 인쇄된
작가의 사진 역시 본인 만의 모습이 아니라 그의 아내와 함게한 사진을 보면서 죽음마저도 두 사람의 사랑을 단절시킬 수 없는 애잔함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자전적 소설이자 에세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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