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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에게 정말 많이 알려지고 성공한 미드 중
하나인 [ER] 의 제작 배경이 되었다고 하는<브렌던
라일리>의 [우리의 마지막 순간]은 드라마의 한 장면 처럼 그가 환자와 함께 뉴욕의 병동에서
생명을 다루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의료 분야에서도
예전처럼 사람의 인술과 경험으로만 치료를 하는 것이 아닌, 상당히 발전하고 있는 의료 기기 와 여러 과학적 장비들이 동원되면서 어쩔수 없는
비즈니스에 대한 필요악이 생겨날 수 밖에는 없는 듯 하다.

지은이 또한 과거의 인술에 의존하고 싶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 가는 첨단 의술에 멀미를 느끼고 있기에, 이 책을 통해서 과연 의사가 환자를 대하는 방법과 여러 상황 속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옳은 것인지? 본인 스스로에게 돌아보면서 되묻고 있는 참회록 이기도 하면서 자전적인 살아 숨쉬는 드라마 보다도 더 극적인 에세이가
아닐까 한다.
의사라는 직업이 가벼운 진료만을 맡게 되는
업무도 있을 테지만, 응급 환자를 다루는 응급실과 노인들을 대하는 부서에서는 어쩔 수 없이 죽음과의 직면 하는 시간이 훨씬 많을 것이다. 또한
의사들과 간호사들 모두 그에 따른 스트레스와 후유증은 말할 필요도 없이 클 것이기에 그의 잘못된 한 순간의 판단과 예측 불가했던 실수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들을 보면서 그들 역시 신이 아닌 인간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 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의 과거, 특히나 지금 처럼 전자 장비들이
만연하지 않았던 80년대의 생활들을 돌이켜 보면서, 젊은 시절의 의욕 넘치던 의사로서의 포부를 한결 같이 지속해 오려는 고집 스러운 그의 의술에
대한 신념이 무척 대단하게 여겨진다. 그리고 그와 주변의 인간 의사가 처할수 밖에 없는 도덕적 기술적 오류와 부족함에 대해서도, 그들 자신들
스스로 또한 보호하기 위하여 어떻게 성벽을 둘러 쌓으려 하는지 애쓰는 안타까움도 엿보엿다.
일반 환자들은 종종 의사에게 신의 힘을 발휘
해줄 것을 종용하게 된다. 어찌 보면 하늘의 신보다도 눈 앞에 매스를 들고 있는 의사의 한마디가 신의 계시이며 그들의 역량으로 제발 나쁜
병균을 모두 몰아 내 주었으면 한다. 하지만,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는 그들도 어쩔 수 없는 나약한 한 인간 일 수 밖에 없는데,
실패의 책임은 온전히 환자 측 스스로 신의 대역이라 믿고 싶었던 의사에게로 화살이 꽂히게 된다.
그의 지난 이야기에서 병원의 담당 전문의로서
혹은 개인의 주치의로서 여러 환자들을 접하면서 안타까운 사연들도 소개가 되면서, 환자에게 오로지 모든 시간을 쏟고 있는 그의 사생활은 전혀
존재하지가 않았고, 그의 부인과 역시 의사였던 아버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아픔의 시간들을 스스로도 겪는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고뇌가 무척이나 잘
드러나 보인다.
가까운 지인들의 주치의가 되면서도 절대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는데에는 인색하리만큼 벽을 쳐야만 했던 그는, 객관적으로 집중해서 진료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개인적인 감정이 앞서면 안된다는
그만의 철저한 신념을 내세우는 모습과 일부 직장인처럼 하루 일과를 마치는 현대 의료인 들에대해서도 살짝 경종의 의미를 담아서 그만의 철학과
경험을 편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 듯 하다. 덕분에 아주 조금은 의사들의 고충과 그들의 아픔에 대해서도 색안경만 끼고 보는 것이 아니라 십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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