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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개를
쏘았나] 라는 제목만으로도 다분히 미스터리하고 추리 소설의 이야기가 예상되는 책이었다. 그런데, 저자의 약력을 보고 있자니,
다분히 추리 소설과는 거리가 먼 약력과 배경으로 보면 무척이나 의외의 선택으로 보여졌다.
그렇기에, 정말 이야기의 전개가 문자
그대로 개를 죽인 범인이 누군인지? 파헤치는데서 시작이 되었기에 처음에는 다소 김빠진 맥주와도 같은 밋밋함이 느껴졌다. 무언가 다른 은유적
표현의 제목이지 않았을까? 내심 기대 했던 터였기에 말이다.

이야기의 전개는 어느 산골 시골 마을에 개
두마리가 엽총으로 갑작스럽게 죽임을 당한 사건이 벌어지고, 서울의 한 별볼릴 없는 학원 강사이며 시인인 주인공이 지인의 청탁으로 눈과 귀가 되어
그 마을의 이야기를 옮겨달라는 간단한 임무만을 가지고 때로는 본업인 글을 쓰면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뒤엉키며 벌어지는 사건의 가운데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책을 덮고, 마지막 저자의 말을 읽어 보니
이 글이 먼저 일간지에 연재를 하였고, 다시 이번에 소설로 재편집해서 발매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꽤나 빠른 전개와 함축적인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축약을 하다보니 이야기 전개상 계절이 두어번 바뀌는 시간의 흐름이 중간 중간에 놓여 있음에도, 어제의 일 처럼 그 전
시간대의 이야기가 시간의 경과를 보여주는 장치 없이 그대로 연결되어서 살짝 당혹한 부분이 있었다.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예전 도심과는 떨어진
외딴 섬 마을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살인사건 미스터리 우리 영화가 문득 떠오른다. 배경이 이렇게 조용하고 세상과는 조금 동떨어진 시골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배경에선 아마도 점점 물질과 문명의 이기 속에 점점 각박해지는 도심의 탈출구로 많은 이들이 막연히 꿈꾸고 있는 안식처로 여기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지 않을 까 싶다. 하지만, 그러한 곳에서조차 예전 훈훈한 시골 인심이 아닌 차갑고 냉정한 물질의 노예로 변모해가는 모습이 더없이
무섭고 잔인하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정도 내용을 따라가다보면, 개들을 죽인
범인이며 그 후의 결말은 어느정도 예상이 되기에, 그렇게 정통 추리 소설처럼 복잡하고 사건의 흥미를 끌어내는 부분들은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진다.
앞서 얘기한 직설적인 제목 처럼 무척이나 단순한 전개가 추리 소설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저자가 얘기하고 싶은 바는 그렇게 추리 소설을 틀은
잡고 있지만, 그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잃어가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들을 이야기 하고 있는 듯 싶다.
이야기 속에서는 여러 인물 군상들이
나온다. 모두 가슴에 아픔을 간직한 채로 말이다. 단순한 짐승들의 죽음 뒤에 여러 등장 인물들의 세상에 대한 절규와 갈등을 보여주고 있다.
남녀간의 평행선을 달리는 듯한 사랑과 전쟁을 겪은 노인과 그를 감싸주지 못하는 우리들, 돈과 물질의 노예로 자유롭지 못하게 점자 변질 되어가는
우리들의 모습등....
정작 누가 개를 죽였는가?는 중요하지 않은
듯 싶다. 개들을 꺼리낌 없이 죽일만큼 사악한 기운과 난폭함으로 물들어 가는 세상과, 그 죽임을 당한 개라는 짐승은 우리의 본연의 모습이지
않았을까? 우리 자신을 우리가 쏜 총에 맞게끔 내버려두고 있지는 않은가? 많은 의문의 부호를 남기는 제목이고 이야기 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