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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
미스터리 라는 생소한 소재로 색다른 전개가 무척 궁금하고, 형체를 만질 수 없는 색이라는 무형의 단어를 가지고 어떠한 이야기가
그려질지 좀처럼 예측이 불가능 했다.
'색채처방소'
라는 현판을 걸고, 여러 문제와 고통을 호소 하고 있는 정제계 고위층 환자의 정신과 심리를 색으로 치료하는 일종의 미술 심리 치료소를 배경으로
시작 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단순한 미술 치료가 아닌 말그대로
'색' 이라는 명제하에 색의 의미를 부여하고, 색을 이용해서 환자에게 색을 이용하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치료법인데, 저자는 무척이나 완고하게 정의를 내리고 있기에 상당히 그럴법한 의미와 행위에 적극 수긍하고 동조하게 된다.
이와 같은 주인공의 배경 설정 뒤로 전체
스토리 전개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사람의 심성 및 사물 고유의 색과 그 색으로 인해 세상을 구성하고 움직이는 원동력에 대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고유의 색을 차지하고자 하는 여러 집단의 암투를 그리는 미스터리물이다.
이야기의 배경에는 조금 더 작가의 상상력을
더하여,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의 고유색은 제대로 이어져 내려온 순색이 아닌 잡색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고, 색으로 황궁의 거대한 국가를
이루었던 우리의 역사가 한순간에 파멸로 이르며 고유의 색은 전통의 맥이 끊겨 버리고 현란한 잡색에 현혹되어 후대에 이르고 있는데, 어느 행위
예술가의 죽음에 대한 잡지 보도 자료가 나오면서 하나 둘 역사 속 진실이 드러나고 음모를 파헤쳐나가는 꽤나 큰 스케일의
이야기다.

1권과 2권 두권 모두 400페이지 분량이
넘는 꽤나 분량이 큰 만큼, 소설 속 내용도 무척이나 스케일이 장황해졌다. 처음 색을 이용한 한 작은 치료소에서 시작이 되었지만 후반에 이르러
국가 위기 상황에 이르고 전 세계의 이목을 받는 한국 고유의 색의 우수성과 그 색 속에 숨겨진 힘과 파괴력등. 단순한 고유의 색을 찾는 여정이
아니라, '반지의 제왕' 혹은 '인디아나 존스'류의 판타지 모험 소설
속 유물 처럼 '무색의 색'. 암흑과도 같은 '사폐' 등 미스터리한 유물의 힘을 간직한 이야기와 그를 비호하는
여러 전설의 가문들의 이야기가 서로 얽히고 있다.
근세에 일어났던 의문의 죽음들을 수사해
나가면서 서서히 밝혀지는 배경의 이야기들이 꽤나 흥미진진하게 그려지고 있다. 하지만, SF 나 판타지와 같은 가상의 공간과 파괴의 힘을 가진
의문의 색 이라는 설정은 무척이나 신선하면서도 형체 조차 없는 색을 하나의 대상으로 쫒아가기는 꽤나 힘겨웠다. 더구나 본적도 없은 수천년
전의 순색이라는 설정하에 고전 소설과 같은 어려운 문자들과 호위무사들의 궁중 소설 속 아홉개의 가문의 역사와 가계도등이 혼재되어 쉽지 않은 전개
였다.
판타지 소설 처럼 너무 커진 세계관이
후반에 갈수록 현실감을 조금씩 잃어 가버린 듯, 처음 신선한 접근에서 시작된 이야기의 무대가 너무 크게 확장 되지 않았으면 훨씬 집중도가
높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그렇지만, 점점 도시화 산업화 되어가면서
회색빛으로 변모하고 있는 도심 속에서 '색'이라는 주제를, 그것도 우리 고유의 '색'을 다시한번 살펴보고 고유의 유산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의
모습은 가슴깊에 울림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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