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직전의 우리 작가정신 소설락 小說樂 4
김나정 지음 / 작가정신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심! 동물들이 길을 건널 수도 있음"

이 책의 말미에 써놓은 작가의 말 중, 이 책을 출간하기 전에 작품의 가제로 지어 놓았던 제목이라고 한다.​

[멸종 직전의 우리] 보다는 조금 더 직접적이고, 이야기의 거칠고 급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암시가 느껴지는 가제 이기에, 이 책의 내용을 설명하는데 오히려 더 적절하지 않나 싶다. 하지만, 너무 지칭하는 대상이 짐승과 비교되는 극단적인 해석이어서 일까? '멸종 직전의 우리' 라는 시선을 우리 인간 종족 모두에게 큰 울타리 범주로 넓게 원죄의 책임을 돌리면서 다소 어둠의 무게를 나누어 조금은 줄여주는 듯 하다. 

그만큼 이야기 속 사건과 전개가 무척이나 어둡고,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의 나락에서 좀처럼 헤어나올 수 없는 어둠의 끄트머리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야기 속 사건의 주체자는 어린 소녀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여러 이름으로 살 수 밖에 없던 한 여인에 대한 깊은 수렁같은 어둠의 이야기 이다.

이 책을 접하면서, 그렇게나 절망의 끝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공감할 수 밖에 없던 이유는 사건의 발단이 어린 아이를 둘러 싼 이야기라는 점이고,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실제 사건이건 가상의 이야기건, 어린 아이에게 주는 상처는 부모의 가슴에는 도저히 아물 수 없는 소금 뿌린 생채기 처럼 크나큰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이야기는 한 소녀의 죽음과 그 죽음의 책임을 지고 평생을 족쇄처럼 차고 살아가야만 하는 또다른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또 다른 소녀의 모습이 함께 등장을 한다. 지금도 간간히 뉴스와 신문 지면에서는 어린 청소년들의 일탈과 학교 폭력, 왕따, 은따 등 아이들이 함께 뛰어 놀고 공부하며 미래를 꿈꾸어야 학교에서조차 안전하지 못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보도를 접할때마다 가슴이 철렁하기만 하다.

​단순한 폭력이나 왕따에서 살인이라는 폭력의 마지막 장까지 어린 소녀의 눈앞에서 벌어진 상황에, 그 당사자들의 멘탈 뿐 아니라 부모들과 가족들은 더이상의 이성은 마비되고 아비규한 속에서 본인조차 추스리지 못하는 절망의 끝에 다다를 것이다. 그렇게 어린 아이의 죽음은 쉽게 가슴에 조차 묻기 어려울 것이고, 그 원한과 복수의 미련은 절대 쉽게 지워지지는 않으리라.

그렇게 이야기 속 사건은,  한 소녀의 죽음을 둘러싼 주변의 이야기들과 그 소녀 자신의 이야기, 그리고 또다시 증오의 씨앗이 대물림 되어진 소녀의 아이에 대한 운명에 이르기까지, 용서와 자비가 절실하면서도 선뜻 강요를 할 수 없는 상황 자체가 너무나 가슴이 저미게 된다.

​그렇게, 처참한 사건의 결과로 인한 주변의 성벽들이 파괴되고 인간 자체가 무너져 내리는 아픔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지만, 결과에 대한 질책보다도 왜 그렇게 그들 사이에서 서로에게 미움의 화살을 겨눌 수 밖에 없었는지? 본인 스스로의 문제를 남에게 전가만 하고 있는 나약한 모습의 인간들임을 하나 하나 파헤쳐 보는 우리의 자화상을 찾아 보게 한다.

본인의 꿈을 자식을 통해 대리 만족을 꿈꾸는 우리네 부모들은, 본인도 못 이룬 목표에 맞추기 위해 액자에 걸어 놓듯이 아이를 본인의 의지에 무관하게 내몰아치고 있는 사육당하는 듯한 자존감 잃은 아이. 반면에 너무나 어렵고 바쁜 부모 아래서 부모의 다뜻한 애정이 배고픈 아이. 모두 가슴으로 보듬고 보살펴야할 어린 영혼들일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읽어 내려가면서, 사건의 진상이나 어린 아이의 생사 보다도 더 중요한 그들을 이렇게 물러날 수 없는 벼랑 끝에 내몰게 만든 어른 들의 모습에 더 비통하게만 여겨진다. 과연 나는 내 아이에게 사랑과 애정으로 보듬고 있는가? 다시한번 자문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