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속눈썹에 걸린 세상 - 허허당 인생 잠언록
허허당 글.그림 / 북클라우드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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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었다 그렇지 않다

그대가 잃은 것은 길이 아니라

그대 자신이다    ... 허허당

무소유 무상념을 몸소 실천하고 그의 이름까지 '비고 빈 집' 이란 의미로 '허허당'이라고 이름을 지으신 출가 스님의 잠언록.

 

 

무의미한 욕심과 끊임없는 집착의 덧없는 인생에 대한 스님의  ​차분한 일침과 자신을 뒤돌아 볼 여유 조차 없이 앞만 바라보고 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때로는 한 박자 쉬어 가도 늦지 않음의 여유를 간직했으면 하는 바램을 담고 있다.

수행가로서의 '허허당' 스님의 말씀들을 듣고 있으면, 커다란 돌덩어리로 짖이기고 있던 가슴의 한 켠을 쓸어내리는 듯 시원한 청량감이 든다.

그리고, 오랜 동안 갈고 닦아오고 있는 선화가로서의 간결하면서도 유쾌한 그림들은 전혀 때묻지 않은 어린아이의 숨결 처럼 절로 미소 짓게 만드는 듯 하다.

참선하는 모습인 듯한 작은 스님들로 빽빽히 화폭을 채우고​ 있는 '허허당' 스님의 일련의 작품 들은 단조로우면서도 숙연한 느낌 마저 들게 한다.

밤 기차

밤 기차는

사람을 실어 나르는 것이 아니라

외로운 영혼을 실어 나른다

밤 기차는

존재의 내면 가장 깊은 곳에서

기적을 울린다​ ......... p079

다른 스님들의 잠언록과는 달리 수행의 어려운 고난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네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정겨운 이야기로 편하게 전달하고 있기에, 더욱 마음의 어둠을 가볍게 쓸어내리게 하는 묘한 매력이 가득한 이유일 것이다.

1장 인생은 노는 것이다.

2장 끝에서 끝을 보라

3장 쉬어가라 세상 그리 바쁘지 않다

4장 아름다운 것들이 더욱더 아름답다

크게 4장의 단락으로​ 인생의 목표와 삶의 이유에 대한 짧지만 조용하면서도 강한 여운을 남기는 글들 속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여유로움은 가슴에 조금씩 따뜻한 온기를 채우는 듯 하다.

 


 

... 아름다운 것들이 더욱더 아름답다.

여러 선화 중에서 음악이 흐르는 듯 역동적인 율동의 모습이 엿보이는 대표적인 그림과, 기타 여러 큰 이미지의 선화들은 양 쪽 페이지를 한꺼번에 할애 하거나, 각 장의 구분 페이지의 한 쪽 페이지를 접어 넣어서,  단조롭지만 힘있는 붓 터치의 작은 선화 뒤로, 접힌 페이지를 펼쳐 열어 강한 색조가 화면을 꽉 채우는 인상깊은 대작의 선화들도 볼 수 있게 구성이 되어있기에 조금 더 스님의 그림 세계를 이해하고 감상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배려하고 있다.

마음을 비우면 1

세상에 당신이 소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세상과 벗하며 살아갈 뿐

마음을 비우면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이 신비롭다

마음을 비우면

나는 나 그것만이 내가 아니라

나를 바라보는 모든 것이 이미 나다

마음을 비우면 거짓된 나는 사라지고

하나의 큰 생명이 존재한다

내가 없으면 모든 것이 온전하다.

....p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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