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명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도로시의 여행 이야기었던 누구나 알고 있는 오즈의 마법사 외에는 속편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엇다.
남녀노소 누구나 알고 있고 좋아하는 도로시의 에메랄드성으로의 여정과 마녀와의 한판 승부등..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수차례 리메이크된 영화속에서도 흥미롭고 펼쳐지는 모험 속에서 수많은 긴장감을 느꼈었다. 하지만, 영문 원작을 읽어보지는 못했기에 얼마나 우리의 정서에 맞게 번역되어 표현되었는지는 검토해 볼 이유도 없이 당연히 그 스토리니깐... 하고 여겻다.
번역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은 오즈의 마법사2 이 책의 구성이 특이하게도 국문판과 영문판 두 권이 한 세트로 발매된 점에서 참으로 특이하기도 하고, 원작을 맛볼 수 있는 기대감도 주었다.
우선 전편에서 도로시가 마녀의 구두를 신고 다시 캔사스로 돌아가서 모든 결말이 지어졌기에, 속편은 어지 진행될런지 궁금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도로시의 이야기가 아닌 전혀 새로운 주인공의 모험담이 오즈의 세계에서 도로시가 남기고 간 친구들. 허수아비와 양철나무꾼 그리고 새로운 이상하고도 기괴한 친구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마법 세계의 이야기다.
어쩔수 없이 속편이라는 굴레를 쓰고 있기에 전작과 비교할 수 밖에 없었다. 전체적인 극의 전개가 도로시의 여행보다는 극적인 면이 좀 떨어지고 밍숭맹숭한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듯 했다. 너무나 많은 환상과 SF등의 영화 등의 영향이었을까? 글 내용에 등장하는 소녀의 모습을 한 해바라기 숲이라던지 하는 마법으로 만들어낸 것들이 그렇게 무섭거나 기괴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작가의 동시대에는 이 역시도 대단한 상상력의 발효 였을 것이다. 현세에 너무나 많은 미디어를 통해 사실처럼 느껴질 정도의 놀이기구들이 함께 하기에 그 느낌이 반감된 것이라 생각된다.
이 책의 소개의 글을 보면 소녀들의 속편을 만들어 달라는 열화에 수년을 벼르다가 만들어낸 속편이라고 한다.
그래서 인지, 이 속편의 전개는 다분히 소녀들의 취향을 위한 글임이 곳곳에서 보였다. 프랭크 바움이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작가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소녀들의 꿈과 이상을 실현 시켜주기 위해서 이 글을 만들었음에는 틀림 없는 듯 하다.
오즈의 왕좌를 차지 하기위해 구성된 반란군들이 다름아닌 어린 소녀들이었고, 그들의 무기또한 어린 소녀라는 당위성 임에는 현 시대에도 동일한 고민을 하는 다수의 여성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을 만한 내용들이다.
전작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와 내용 전개로 흥미롭기도 했지만, 반면에 살짝 아쉬운 부분이 국문 번역에 있어서 깔끔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직 영문판을 읽어보고 비교해 본 것은 아니지만, 단순히 번역판으로만 봤을때 너무나 글의 전개가 딱닥하고 문어체적인 표현으로 이야기가 흐르듯 연결되는 것이 아닌 툭툭 던져진 문장들로 보여서, 두껍지 않은 얇고 삽화가 그려진 이야기임에도 진도 나가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원본 내용을 너무나 정확하게 원작을 살리는 직역을 했기에 생긴 문제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또 부분 부분 " 가방끈이 긴 똑똑한 사람~", "구미호처럼 아홉 목숨"등 너무나 한국적인 의역들이 과하게 표현 되다보니, 앞서 느꼈던 딱딱한 문체와 더더욱 어우러지지 않아, 불규칙한 시골 자갈밭의 수레를 타고 가듯 덜컹 덜컹 거리는 느낌으로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문 원작과 함께 구성된 명작 서적은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 임에 틀림없다.
오래전 학창 시절 이른바 빨간책으로 통했던 얇은 세계명작소설들의 영문판을 사전 하나 옆에 끼고 읽으면서 공부도 하고 감동도 느꼈던 그런 감흥을 새삼스레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