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우주에서 우리 만나더라도
마크 구겐하임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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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다른 우주에서 우리 만나더라도』 (In Any Lifetime)

SF 로맨스 스토리 신간 영미소설로 만나 보았다.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요즈음 날씨에, 더위를 잊은 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숨에 읽었던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영어 원제목 In Any Lifetime 의미가 좀 더 확실하게,

목숨보다 더한 사랑을 찾아서 멀티버스 다중우주를

넘나드는 강렬한 러브스토리가 큰 줄기를 잡고 있었다.

최근 마블과 DC 스튜디오의 슈퍼히어로 영화에서도,

평행우주를 배경으로 나와 같은 자아와 만나는 스토리로 비슷한

여러 작품들을 보아왔기에, 조금은 익숙한 과학 이론이었다.

평행우주의 존재를 입증한 논문을 발표하고 노벨상을

받은 입자물리학자 조너스 컬런이 이야기의 주인공인데,

그가 사랑했던 화가 아내인 어맨다와 뱃속의 아이를

시상식 날 불의의 교통사고로 한순간에 잃게 된다.

그는 지금이 현실과는 다른 다중우주 속에 그녀가

죽지 않고 살아 있을 수도 있다는 확률에 목숨을 걸고

자신의 몸을 양자화해서 다른 평행우주로 찾아 나서는 내용이다.



현실적인 이해가 어려운 물리학 개념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과학적인 배경을 무시하더라도 사랑을 찾아서

지구 끝까지 여행을 하는 게 아니라, 아예 현실 우주 자체를

넘어서 다른 평행우주까지 모험을 하는 주인공의

애절한 러브스토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조너스 박사가 어맨다를 찾기 위해서 특정되지 않은

무한의 평행우주 속에서 그녀를 찾기 위한 확률도

거의 제로에 가까웠지만, 과연 사랑의 힘은 우주의 질서도

무력하게 만드는 최고의 강력한 파워가 아닐까 싶었다.

여러 만화 시리즈와 영화 등 SF 장르 집필을 했던

저자이기에, 주인공이 평행우주로 여행하는 과정이나

새로운 세상에서 마주하는 인물들과 환경 요소 등에 대한

묘사들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게 그려졌다.

우리와 닮은 다중우주 멀티버스 세상이 있다면, 그곳에

존재하는 나의 모습은 똑같을 것인가? 혹은 내 운명과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 처음부터 하나하나 궁금할 수밖에

없는 내용들을 마치 함께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을 하는

것처럼 꽤 신선하고 흥미로운 구성으로 소개를 하고 있었다.



다른 우주에서 우리 만나더라도 이야기의 구성이

살아 있는 어맨다가 존재하는 평행우주를 찾아

헤매는 현실 속 고군분투하는 상황들과 이어서,

다음 챕터에서는 과거 주인공이 그녀를 만나게 되는

과정과 얼마나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등에 관한

과거의 스토리가 교차 편집되면서 더욱 공감하게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찾이 위한 여정 자체만으로도

그 여행의 끝이 보이지 않는 험난한 과정이었지만,

또 그를 제지하기 위한 뜻밖의 사건들이 마지막까지

이어지면서 액션 장르처럼 숨 가쁜 긴장감도 주었다.

자신의 행동으로 우주가 멸망한데도 과연 그렇게 나를

사랑해 주고, 죽음도 불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한 상상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조너스와 어맨다의 과거 러브스토리와 함께.

현실 속에서 수많은 장애물과 방해하는 인물들의

위협이 숨 가쁘게 교차되면서 더욱 몰입감 높은 전개였다.

조너스가 과거에 그녀에게 늘 약속처럼 했던 맹세!

"언제나 당신을 찾을 거야."

"아무리 많은 사람 속에서도. 그 어떤 생에라도."

과연 주인공이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중우주를

뛰어넘으면서 그녀를 찾아낼 수 있을지, 속으로

응원도 하면서 안타까운 현실의 벽에 갑갑하기도 했다.



원어 소설에도 같은 형식으로 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극 중 인물들의 대사 내용 중에서, 일부 단어들을

볼드체로 굵게 처리를 해두고 있기에, 실제 대화를

하면서 말에 강조를 하는 듯한 느낌도 가져올 수 있었다!

마치 한 편의 로드무비 영화를 보듯이 빠른 전개와

여러 사건들이 겹쳐지고 있기에, 향후에 영화화해서

조만간 스크린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되었다.

멀리 떠난 사람이 아니라, 이미 죽음을 맞은 사람을

다시 찾기 위한 노력이 어쩌면 광기와도 같아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죽음마저도 막지 못하는 사랑의 광기는

어쩌면 알면서도 응원을 해주고 싶은 게 아닌가 싶었다.

주인공의 앞 길을 막는 분노와 질투의 또 다른 광기가

충돌하면서, 더더욱 인간 본질에 대한 고민도 엿보였다!

그동안 SF 장르나 슈퍼히어로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빌런의 모습들도, 과거 그들이 그렇게 악하지는 않았지만

세상을 등지게 되는 요건들이 소개되는 걸 볼 수 있었다.

이 신간 SF 로맨스 영미소설 역시 사랑을 찾아 떠나는

숭고한(?) 여정의 주인공과 악당 빌런이 대비가 되는

전형적인 장르 소설의 모습도 보이기에, 조금 더 다양한

세대의 독자들이 가볍게 읽기에 쉬운 내용이기는 했다.

물론 소설 속 주인공도 여러 요인들에 갈등을 하지만,

우주의 섭리를 거스르는 과정 역시 스스로 정당화하기는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조용히 해보게 되었다.

가볍게 사랑의 달달함만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주인공의

도덕적 갈등의 요소도 조금 더 키웠다면 어떨까 싶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몸이 부서져도 평행우주를

찾아 헤매는 그 한 사람이 있다면, 너무나 행복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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