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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위험한 과학책 ㅣ 위험한 과학책
랜들 먼로 지음, 이강환 옮김 / 시공사 / 2023년 4월
평점 :
아주 위험한 과학책 무척이나 독특한 제목의
과학 도서는, 우리 일상에서 톡톡 튀는 엉뚱한 질문에
과학적인 해법을 유쾌하게 그려냈던 랜들 먼로의
새로운 신작으로, 이미 전작 시리즈 <위험한 과학책>과
<더 위험한 과학책>으로 300만 부 넘게 팔리면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는데, 이번 신작 역시 출간과
동시에 아마존 베스트셀러를 장식한 유쾌한 과학책이었다.
저자는 물리학을 전공한 사이언스 웹툰
xkcd 작가라고 하는데, 그에게 황당하기도 한
'만일~ 한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what if?'의
상상력으로 던지는 질문에 최대한 과학의 원리와
이론을 재미있게 풀어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본문에 소개된 질문들을 보면 정말 어떻게 저런
상상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엉뚱한 내용이 대부분인데,
그에 대한 저자의 대답도 더 기상천외한 발상과
재치 있는 농담도 섞어서 흥미롭게 전하고 있다.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일상에서 늘 우리와 함께 하고 있고,
편하게 접근해 볼 수 있어서 중고등학생들에게도
조금 더 즐겁게 과학을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주 위험한 과학책 본문 구성은 저자에게 직접
질문을 보낸 사람들의 이름도 명시하고 있는데,
5살 어린이부터 부모들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물어본
질문에 꽤 성심성의껏 명확하게 설명을 달아두었다.
우리 인체에 관련된 내용부터 우주의 궁금증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질문 63가지와 짧은 문답까지
꽤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저자 혼자만의
해설이 아니라 각계 분야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실제 현대 과학에 근거한 설명을 하고 있다.
어찌 보면 딱딱하고 어려운 전문 분야들이겠지만,
저자의 톡톡 튀는 유머스러운 문체와 귀여운
삽화와 함께 더해져서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예전 국내 TV 방송에서도 실험맨이 등장하면서
우리 일상에서 궁금했던 질문에 대해서 직접 실험을
하면서 풀어냈던 흥미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아주 위험한 과학책 내용 역시 비슷한 맥락이지만,
달에서 지구까지 소방 출동 기둥을 타고
미끄러져 올 수 있다면 얼마나 걸릴까요? 등의
훨씬 더 상상도 할 수 없는 규모의 질문들이다.
실제로 실험을 할 수 없지만 과학적인 풀이를
통해서 시원시원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가장 처음으로 질문을 던진 독자는 5세의
어린아이가 태양계가 목성까지 수프로 채워져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라는 말도 안 되는 문의
였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정말 궁금해졌다.
어쩌면 저렇게 발칙한 상상을 할 수 있을까?
너무나 순진하고 상상력 가득한 질문만으로도
그동안 너무나 틀에 박힌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학생들에게도 꽤 자극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주 위험한 과학책 제목과 마찬가지로
실제로는 너무나 위험한 상황일 수도 있겠지만,
저자는 사람을 안전하게 태양계 밖으로 대피
시키세요!라면서 재치 있는 답변을 먼저 제시한다.
그리고 실제 물리 역학에 맞추어서 얼마의 수프가
필요할지 답을 풀어주었다. 이어서 탈출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도 유머처럼 달아두고 있기에
궁금증 해결과 함께 과학의 재미에 빠질 수 있었다.

이어서 정말 '어린이는 따라 하지 마세요!'라는
문구를 달아 줄 법한 '헬리콥터의 회전날개를
손으로 잡고 있을 때 누가 시동을 걸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라는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서
보았음직한 위험천만한 내용도 있었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아주 위험한 과학책이라
소개하고 있는 듯하다. 본문에 들어가기 전에
"<경고> 집에서 절대 따라 하지 마세요."
문구와 함께 출판사와 저자는 이 책에서 얻는 정보
때문에 생기는 어떤 결과에도 책임이 없다는
애교 섞인 경고 문구도 서두에 달아두고 있었다.
얼마 전 개봉했던 영화와 게임의 주인공인
마리오가 하루에 소비하는 칼로리는 얼마나
될까요?라는 정말 쓸데없는 질문에도
너무나 진지하게 대답을 달아주고 있기에. 새로운
정보도 알게 되면서 더더욱 웃음이 머금게 된다.
본문에 다양한 전문적인 과학 원리를 통해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데, 이처럼 짧은 답변도
모아서 별도로 살펴볼 수 있었다.
어려운 과학 공식과 수학 숫자들이 어지럽게
나열되어 있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팩트를
기반으로 해서 소개하고 있기에 과학 상식과
인문학적인 소양에도 나름 도움이 되는 듯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이 갔던 아주 위험한 과학책
질문 중 하나는, 뉴욕에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나타난다면 하루에 몇 명을 잡아먹어야 필요한
칼로리를 얻을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이었다.
그동안 영화 속에서 보았던 중생대 최고 육식
공룡은 어마어마하게 큰 크기로만 생각되었는데,
실제로는 코끼리와 비슷한 무게의 동물이라고 한다.
게다가 표유류가 아닌 코모도도마뱀과 유사한
신진대사를 가겼으리라는 판단하에, 생각보다는
그렇게 많은 열량이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이틀에 성인 한 명이면 충분한 식사량이라
뉴욕시에서 충분히 키울 수 있다며 너스레를
더하고 있다. 그리고 주요한 내용이 아님에도 각주를
달아서 그만의 개그 코드 해설도 유쾌하기만 했다.

이렇게 엉뚱한 질문들을 던지는 아이들과
또 자신의 아이가 건네는 질문을 대신 보내는
부모님과 교사들의 신선한 문의 내용을
보면서, 살짝 조금은 부러운 생각도 들었다.
내 어릴 적에도 정말 말도 안 되는 꿈도 꾸어보고
어떻게 하면 하늘을 날아 볼 수 있을까?라면서
SF 영화 속 초능력자들을 따라 해보고 싶은 상상도
많이 하곤 했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현실 속에
갇혀서 그저 안되겠지!라며 포기해버렸을까?
우리 아이들 역시 여전한 입시 지옥에서 그저
정답만이 나오는 문제 풀이에 열중하고 있고,
학교에서도 엉뚱한 질문이나 대답을 하게 되면
동급생 친구들에게도 이상한 눈초리를 받게 되는
현실이 참으로 각박하게만 느껴지는 거 같다.
입술이 모두 닳아 없어지려면 두 사람이
얼마나 오래 키스를 계속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도 너무 신선하고 정말 궁금하지
않나요? 실제로 입술이 닳을까요? 그동안
신경도 쓰지 않았던 호기심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그에 대한 답변 역시 웃음 빵~! 너무나 당연하고
재치 넘치는 해답에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다.
본문 말미에는 저자가 본문에 해답을 제시할 때
참고했던 자료들 리스트를 첨부하고 있었다.
그의 글 내용만 보면 그저 우스갯소리만 하는
줄 알았지만, 너무나 많은 전공 서적과 관련
자료들을 제대로 인용해서 해답을 달아놓았기에
그저 웃고만 넘기는 내용이 아닌 팩트였었다.
그리고 주요 토픽을 찾아서 볼 수 있도록
찾아보기 검색 부록을 두었기에, 관심 잇는
분야의 항목을 찾아가면서 과학에 흥미를 제대로
접근해 볼 수 있도록 가이드 해 두고 있었다.
10억 층 건물을 지으려면 가능할까요?
창문을 열고 달리는 자동차 밖에 동일한 속도로
날고 있는 새를 내 차 안으로 넣으면,
그 새는 있던 자리에 그대로 있을까요?
키가 큰 사람은 작은 사람보다 얼마나 더 오래
태양을 볼 수 있을까요? 등등 너무나 상상력 가득한
질문에 대해서 실제로 명확한 답변도 하고
유머 넘치는 엉뚱한 대답으로 웃음도 짓게 만드는
아주 위험한 과학책 밀리언셀러 도서는
꼭 이과생이 아니더라도 흥미 있게 접근할 수
있는 과학 상식과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상상력 가득 세상을 넓게 바라보게 해주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