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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편집 - 에디터·크리에이터를 위한 편집력 강의
스가쓰케 마사노부 지음, 현선 옮김 / 항해 / 2022년 12월
평점 :
품절
감각적인 기획과 크리에이팅으로 도쿄 잡지계에서
30년 경력의 편집자인 스가쓰케 마사노부의 편집
강의를 담은 도쿄의 편집 신작을 만나 보았다.
누구나 SNS를 통해서 크리에이터가 되고 편집자가
되는 세상에서, 전통적인 편집 이론 강의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쉽게 이해해 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

도쿄의 편집 부제로는 에디터, 크리에이터를 위한
편집력 강의로 소개하고 있는데, 전문가 뿐 아니라
누구라나 나만의 인생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시대이기에
도쿄의 크리에이터는 어떻게 편집을 했는지
어려운 용어는 최대한 배제하고 쉽게 설명을 하고 있다.
인터넷이 대중화된 세상이 되면서 너무나 손쉽게
다양한 정보와 사진 동영상들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아무래도 예전처럼 활자화되어 있는 종이 잡지를
접하는 경우는 확연하게 줄어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온라인 매체 역시 사람들이 보기 편하게 만드는
기획과 편집도 필요하기에, 종이 매체와 크게 다르지
않은 편집 기획의 기본 요소는 필요하리라 생각이 든다.
도쿄의 편집 저자 역시 독자들에게 고하는 글에서,
웹과 앱, SNS 콘텐츠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오늘날의
편집물 역시 창작물이기에, 그 모든 창작 영역에 적용을
할 수 있는 편집 사고를 알기 쉽게 설명을 했다고 한다.
간단한 예로 요즘 핫한 유튜브 영상을 보더라도,
너무 심각한 자막을 남발하거나 읽기 힘들게 배열을
해서 본래 콘텐츠까지도 가독성을 떨어뜨리는
크리에이터들의 어설픈 콘텐츠들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어쩌면 전통적인 잡지 디자인과는 전혀 다른 매체로
볼 수 있겠지만, 기본적인 사람의 인지 영역을 자극하는
편집력에 대해서는 크게 다르지 않을 듯싶다.

도쿄의 편집 앞 부분 40여 페이지까지는 컬러 인쇄로
여러 잡지 매거진의 표지와 본문 페이지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저자가 강의하고 있는 본문 내용 중에 참고가
되는 작품들로 목차 넘버를 찾아서 확인해 볼 수 있었다.
해외 유명한 매거진의 일본판으로 새롭게 적용하면서
저자가 제작에 참여했던 잡지도 있고, [리버틴스],
[에코코로], [인비테이션] 등의 컬처 매거진을 창간하면서
새로운 도전의 기획과 카피 사진을 실기도 했었다.
우선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편집이란 무엇일까?
다양한 포지션의 작업이 함께 하면서 만들어내면서
실체화하는 일이기에, 해당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도 내리기 쉽지 않은 원론적인 질문일 것이다.
'기획을 세우고, 사람을 모아서, 창작하는 일.'이라고
저자는 정의를 내리면서, 인쇄 편집물 혹은 매스미디어
SNS 인터넷 매체 등에 상관없이 포괄적이라고 한다.
지금도 인터넷 뉴스를 보게 되면 독자를 끄는 단순한
방식이지만 강력한 기본 원리 중에, '최신' '독점' 등의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을 가장 쉽게 잡을 수 있으면서도
자극적인 단어이기에 어찌 보면 버릴 수 없는
방식이겠자만, 시기적절하지 못한 경우는 오히려
치열한 경쟁에서 외면당할 수도 있음을 주지하고 있다.
우리에게 인쇄술로 대중화된 인쇄 매체가 보급되기
이전에는 복제물이 존재하지는 않았지만,
오래전 구석기 시대 동굴벽화나 상형문자 역시
하나의 편집물이었을 것이고, 대성당 천장에 그려진
프레스코화와 장식 역시도 신도들에게 종교적 의미를
전파하고자 하는 의미를 지닌 편집물이라고 한다.
도쿄의 편집 본문에는 초창기 잡지 편집 역사에서
크게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들에 대해서, 숨은 스토리와
함께 편집력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외에 기존의 방식에 도전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기획하고, 기존의 작업물을 다시 제안하는 방식 등
실무에서 작업했던 사례들을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총 6장의 챕터로 분류가 되어 있는데, 1장에서는
올바른 기획을 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이어서 도쿄의 편집 저자는 현대 편집물을 구성하는
3대 기본 요소로는 '언어, 이미지, 디자인'을 들고 있는데,
2장에서는 언어, 3장에서는 이미지, 4장에서는 디자인
3대 편집 기본 요소들의 방식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5장에서는 단순한 잡지에 국한되지 않은
우리 일상에 녹아있는 인생 편집과 6장에서는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앞으로 발전해나가는 편집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저자의 생각과 편집 원칙에 대한 당부를 담고 있다.
각 챕터 별로 도쿄의 편집 서두에 삽입한 실제 잡지
편집 사례 이미지들을 예로 들어서 다양한 방식의
접근법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설명을 들어 볼 수 있었다.
결국 저자가 생각하는 편집자는 아무것도 못하지만
무엇이든 잘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현실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적절한 조율도 해야 하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을
섭외해서 사진도 잘 찍고 디자인도 잘하면서 원하는
기획을 제대로 구체화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은 "사람은 누구라도 15분
동안 유명해질 수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하는데,
정말 요즘엔 소셜미디어를 통해 누구나 자신을 기록하고
저장하면서 인플루언서가 되는 세상이 되어 버린 거 같다.
비단 나를 노출하는 프로 크리에이터가 아니라도,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 행위 자체가 일종의 편집 행위로
볼 수 있기에 저자는 '인생을 편집하고 있다'라고 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