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여자들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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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전에 이미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 확정이 된 

베스트셀러 미스터리 소설 ​ 사라진 여자들

2022년 오디오 어워즈 미스터리 스릴러 부문 

수상을 하고, 뉴욕 타임스, 아마존 오디오북, 

오디오 CD 부문에서 동시에 베스트셀러를 석권한 

'스릴러의 여왕' 메리 쿠비카의 신작 소설이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지역은 큰 범죄 없이 

평온하기만 한 일반 주택가로, 아이들을 키우는 

평범한 가족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어느 날 남편 몰래 다른 남자를 만나러 늦은 밤 

달리기를 한다는 핑계로 나왔던 여자가, 누군가 

그녀의 뒤를 쫓아오는 듯한 불안감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갑자기 달려든 자동차의 불빛과 함께 

그녀는 실종되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뒤 이어 한 여인과 그녀의 딸마저 

사라져 버리는 사건이 이어지면서, 조용하기만 했던 

마을이 세상의 주목을 받으며 발칵 뒤집어지게 된다. 




사라진 여자들 미스터리 소설에서는, 실종된 

여성들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 시기가 조금씩 다르고 사라진 인물의 연관성도 

딱히 보이지 않았기에 그 배후가 너무나 궁금해졌다.

11년 전 발생한 실종 사건으로, 이야기 전개 

방식도 현재를 살고 있는 주변 인물들과 사건 당시 

실종된 여성들의 시선 등 시간과 인물들 간의 

화자가 오가면서 꽤 입체적인 구성으로 흥미로웠다.

지금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여성의 시점으로 

당시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도대체 어떤 일이 

그녀에게 있었던 건지, 현재와 과거를 건너가면서 

11년의 시간이 그렇게 긴박하게 느껴지는 마력이었다.

사라진 여자들 소설 서두에 바로 등장하는 

한 여성의 사건 일지와 같은 장면에서는, 

겉보기에는 전혀 문제없는 부부 생활을 즐기는 

그녀였지만 몰래 바람을 피우러 가는 상황이 

상당히 모순적이지만 나름 즐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다른 두 여자의 실종이 이어지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처음 사라졌던 여자에 대한 정보도 

조금씩 풀어 놓게 된다.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사라진 여자들뿐 아니라 그녀들과 함께 했던 

주변 지인들, 그리고 남편 그리고 아이들까지 

평범한 일상을 사는 현대 여성들의 시선으로 우리 

주변에서 사소한 일 하나하나가 모두 우리를 

옥죄는 공포로 다가올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늦은 밤에 운동을 하러 나가는 일이 결코 

안전하지 않은 세상에서, 상대적인 약자인 

여자는 주변의 작은 변화에도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는 불안하고 불편한 상황일 것이다.

그런 그녀는 아이를 출산한지 얼마 되지 않은 

여성이었는데 또 다른 시선으로 본다면, 

아이의 육아에 몰두해야 할 그녀가 남자의 손길이 

그리워 외도를 한다는 사실 역시 그녀에게 

순백의 면죄부를 줄 수만은 없는 현실이지 않을까?

소설의 초반에는 그저 불순한 범죄자가 연약한 

여자들만을 납치하는 그런 스릴러 장르로만 

보았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각 인믈들의 

시선에서 자신의 또 다른 목소리를 들어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사라진 여자들 사건의 물리적인 실종 

뿐만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느끼는 

불안한 심리들과 존재감의 실종 또한 큰 아픔으로 

크게 공감이 가는 각 인물들의 사연들이었다.

강압적인 남편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는 여성, 

그리고 아기를 낳기 위해서 산부인과에 방문하지만 

고압적인 성향의 의사는 환자의 동의와는 상관없이 

수치스러운 검진을 집도하기도 하고,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여성 동성애자들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여성들이 겪을 법한 공포스러운 

순간들이 평범한 일상에서도 일어나고 있었다.

...(중략)...

그가 말하는 걸 보면 여성혐오적인 느낌이 

있었다. 가지 말라고 했어요. 당시 이렇게 말했다. 

와이프가 실종된 게 제 탓은 아니잖아요. 그의 말은 

결국 셀비의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라는 뜻이었다.

_P. 151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직장맘들은 일하는 동안 

아이를 맡기기 위해 시터들을 찾아서 부탁을 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고, 엄마들끼리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과 본인의 집을 수리하는 데에도 건축업자들의 

따가운 시선에도 불편할 수밖에 없는 현실들이었다.

사라진 여자들 형사 사건으로 보이는 내용과는 

전혀 맥락이 맞지 않을 법한, 우리 일상의 모습들이 

함께 이어지고 있었지만 묘하게 연결되어가는 

사건의 진상 속에서 꽤나 독특한 미스터리 소설이었다.


처음 실종된 여자 사건 이후에, 11년 후 한 여자는 

어딘지 모르는 지하에 감금되어서 짐승보다도 못한 

대우를 받으면서 겨우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가 

목숨 걸고 겨우 탈출하는 이야기가 바로 이어졌다. 

이렇게 세 명의 여자 실종 사건에서 한 명이 세상 

속으로 돌아오면서 사건의 전말이 바로 드러나는 듯 

싶었지만, 과거와 현재가 오가면서 좀처럼 접점이 

없어 보이는 사건들의 배경이 더욱 궁금해져 갔다.



첫 실종 여성 이후에 사라진 두 여자는, 

프리랜서 출산 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메러디스와 

그녀의 딸 딜라일라로 남편인 조시도 헌신적이고 

자상한 남자로 세상에 부러울 것 없는 가족이었다..

어느 날 세상으로 돌아온 실종된 여자는 다름 아닌 

딜라일라로, 심한 학대와 굶주림으로 정신적으로 

크게 문제를 가지고 제대로 적응을 못하고 있었다.

과연 누가 그들을 납치했으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현재의 시선으로도 다시 한번 

과거의 상황을 되짚어가면서 과거의 당사자와 

현재에 남겨진 가족들이 함께 추리해나가는 듯한 

전개가 너무 신선해서 꽤 몰입감이 높은 구성이었다.

 ...(중략)...

조시는 출산 도우미 일을 접고 요가 강습을 전업으로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었다. 요가 수업은 일반적인 

업무 시간에 맞춰 할 수 있는 일이라 조시도 좋아한다. 

근무 시간이 규칙적인 것도, 고객층이 주로 여성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을 거다. 그와 또 한번 같은 언쟁을 

벌일까 봐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알리고 싶지 않다.

_p. 111

딜라일라의 어린 남동생도 11년 전 어린 시절에 

놀이방에서 아이들에게 심한 괴롭힘을 당했던 

상황이 묘사되면서, 아이를 제대로 케어하지 못하는 

엄마의 가슴 아픈 상황도 내 일처럼 공감 가득했다.

11년 전 사건이 발생하기 몇 달 전인 3월부터 

5월 사건 당시까지 과거의 모습들과, 

현재 딜라일라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다시 한번 사건의 연관성을 쫓아가면서 각 

인물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게 되는 내용이었다.

마지막까지 사건의 전말이 전혀 예상치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그들이 거주하는 마을의 

평온한 모습과는 달리 서로 얽히고 미쳐 말할 수 없는 

비밀이 가득한 뒷모습이 하나씩 벗겨졌다.

이미 이야기 중반에 사건의 전말이 다 알려지고 

범인이 누구인지만 찾으면 되는 줄 알았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결말 또한 예상 외였다.


사라진 여자들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건의 전말과 문제들이 쏟아지면서 

정말 세상 사람 모두가 무섭기도 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이렇게나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들이 많은지 몰랐었다.

누군가에게는 사랑이 정말 중요한 삶의 목적일 

것이고, 또 가족과 아이가 내 전부이기도 할 것이다.

내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무슨 짓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을 던지는 옮긴이의 말처럼 

작은 일이 감당하지 못하는 커다란 사건으로 

눈덩이처럼 커지기도 하는 불편한 모습 속에서 

누구나 범인이 될 수 있고 오인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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