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프로방스에서 보낸 편지 - 마지막 3년의 그림들, 그리고 고백 일러스트 레터 1
마틴 베일리 지음, 이한이 옮김 / 허밍버드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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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인상파 화가로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빈센트 반 고흐. 이글거리는 태양의 열기가 느껴지는 

독특한 스타일의 그림과 스스로 귀를 잘라버렸던 

기행으로도 너무 유명한 네덜란드 화가일 것이다.

반 고흐, 프로방스에서 보낸 편지 신간 도서는, 

그가 아를과 생레미드프로방스, 그리고 마지막 생을 

마감했던 오베르쉬르우아즈에서 동생 테오와 주변 

지인에게 보냈던 편지와 그림, 스케치 삽화들을 

함께 소개하는 독특한 일러스트 레터 서적이다.



평소 반 고흐에 대해서 정의를 내려본다면, 

다른 작가들의 그림과 달리 화려한 색감의 그림을 

보기만 해도 가슴이 뜨겁게 타오르는 열정이 느껴졌다.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 등 너무나 익숙한 

그의 작품들은 여러 잡지나 TV, 광고 등에서도 

활용될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정작 그의 

고단한 삶에 대해서는 그동안 그렇게 잘 알지 못했었다.

반 고흐, 프로방스에서 보낸 편지 부제는, '마지막 

3년의 그림들, 그리고 고백'이다. 가장 유명한 

대표작들을 많이 남겼던 그의 말년에 그가 보낸 

수백 통의 편지들 중에서 그의 삶과 작품을 소개하는 

편지 109통을 선별해서 150여 점의 그림들과 함께 

소개를 하고 있기에 그의 진정한 가치관과 독특한 

시각으로 그려낸 작품 세계를 다시 한번 짚어볼 수 있었다.

반 고흐, 프로방스에서 보낸 편지 책의 앞 부분에는 

고흐의 일생에 대한 간략한 히스토리를 정리해두고 

그의 작품에 대한 소개를 더하고 있는데, 

이어서 편지의 주인공들에 대해서도 사진과 함께 

주변 인물들도 좀 더 자세하게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본문에 소개된 서신 내용 중에는 아무래도 

그의 영혼의 단짝이었던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가 가장 많았고 여동생, 어머니 가족 들과 함께, 

동료 화가였던 폴 고갱, 호주의 화가 존 러셀과, 

아르놀트 코닝, 폴 시나크 등 그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화가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본문의 구성은 프로방스에 처음 정착했던 아를 1부는, 

(1888년 2월 ~ 1889년 5월) 동안 유명한 <노란집> 

<해바라기>등을 선보이고 자신의 귀를 잘랐던 장소이다. 

2부는 고흐가 입원한 생레미 정신병원 시기로, 

(1889년 5월 ~ 1890년 5월)로 <별이 빛나는 밤>, 

<꽃 피는 아몬드나무>등의 걸작을 남겼던 시기이다.

마지막 3부는 빈센트가 프로방스를 떠나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70여 일 동안 머물렀던 

오베르 (1890년 5월 ~ 7월) 시절로, 미쳐 동생에게 

부치지 못했던 가슴 짠한 편지 내용이 담겨있다. 


후기 인상파 화가 중에 대표 인물을 손꼽으라고 

한다면, 단연코 빈센트 반 고흐를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그는 제대로 된 미술 학교에서 수업을 

받지 못했고, 어린 시절에는 성직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했을 정도로 전혀 그림과 매칭이 안되는 삶을 

살았던 인물이었다. 더구나 그림을 그리기로 한 이후에도 

스스로 독학을 하면서 빛을 그려내는 그의 화풍을 

완성했다고 하니, 절로 그의 특별함에 고개가 숙여졌다.

하지만 왜 그렇게 유명한 화가들의 삶은 살아생전에 

가난하고 인정받지 못한 힘겨운 삶을 살아야 했는지, 

사실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안타깝고 억울하기도 했다.

사후에 이렇게나 유명한 대표 작가로 손꼽히는 

명성이 조금이라도 삶의 도움을 주었으면 어떗을까 

싶기도 하다. 아니면 그렇지 못한 궁핍한 삶 속에서 

어쩌면 더 처절한 그림의 열정이 살아나서 우리에게 

가슴에 새길만한 명작을 남기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반 고흐, 프로방스에서 보낸 편지 본문에 소개된 내용은, 

아무래도 개인적인 사연이 가득한 서신 문장이기에 

조금 더 빈센트의 솔직한 삶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빈센트 대신에 그림을 팔아주고 그에게 생활에 필요한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었던 동생 테오와의 편지를 

보면, 물감과 캔버스조차 제대로 살 수 없는 생활고 

속에서도 그가 바라보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명료하게 

전하고 있기에 역시 예술가 다운 문장들이 가득 차 있었다.

...(중략)...

바람이 많이 불어 그림을 그릴 수 없을까 봐 살짝 

걱정이 되는구나. 승합마차를 타고 가야 하는데, 

여기서 50킬로미터 거리야. 가는 도중에 

카마르그를 지나는데, 풀이 가득한 평원에, 

싸움소들과 하얀 말들이 무리 지어 있고, 

바람도 적당히 부는 무척이나 아름다운 곳이지.

_P. 069

언제나 '사랑하는 테오에게'라고 글을 시작하는 

그의 편지를 보면 너무나 애틋한 동생과의 관계가 

너무나 끈끈하고 그가 그림을 그리는데 필요한 물질적 

금전적 도움뿐 아니라 마음으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진정한 동반자로 마지막까지 영혼을 나누는 듯 보였다.

특히나 빈센트가 그의 동생 테오에게 보냈던 

편지에는, 일상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가 작품을 

그리기 위해 살펴보았던 대상에 대한 내용과 

그림에 대한 열정적인 소개 글도 덧붙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그렸던 채색화 작품뿐만 아니라 스케치 

혹은 간단한 삽화와 드로잉 등 그동안 전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희소한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었기에, 

마치 작가 본인이 우리에게 그의 작품 소개를 해주는 

독특한 도슨트 내용을 듣는 듯한 묘미도 있었다.


반 고흐, 프로방스에서 보낸 편지글과 그림은, 

세계적인 고흐 전문가 마틴 베일리가 선별해서 

정리한 그의 주요 편지 109편과 그림 150여 점을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는 프로방스 3년의 작품이었다.

살아생전에 주변 동료에게조차 그의 작품세계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기도 했고, 화실이자 삶의 

터전이었던 노란 집에는 가구를 채우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삶을 살았던 빈센트였지만, 그의 그림에 

대한 열정과 예술혼은 너무나 활활 불타올랐었다.

1888년 10월 2일

친애하는 벗 보흐에게

...(중략)...

별이 빛나는 하늘에는 북두칠성이 보이네. 

평원처럼 넓게 펼쳐진 코발트빛 푸른색 밤하늘에, 

북두칠성이 분홍색과 초록색으로 반짝이지. 

마을의 불빛과, 이를 복사한 듯 그대로 강에 비친 

모습은 적금색과 청동빛이 도는 초록색으로 표현했어.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_P. 109

1888년 10월 25일경

사랑하는 테오에게

편지와 50프랑 지폐를 보내 주어 고맙다. 

내 전보에서 알았겠지만, 고갱은 건강하게 

이곳에 도착했다. 나보다 훨씬 건강해 보여.

...(중략)...

내 그림들이 팔리지 않는 건 

나도 어쩔 수가 없구나.

언젠가 이 그림들이 물감 값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알게 될 날이 오겠지 ·····

그럼 이만, 빈센트

_p.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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