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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물었고 영화가 답했다 - 한 편의 영화가 나에게 일러준 것들
이안 지음 / 담앤북스 / 2022년 7월
평점 :
점점 더 많이 영상 미디어가 보편화되면서, 사실 활자로
쓰인 원작 도서보다도 영화로 재창조된 작품을 통해서
문학작품을 접하는 경험이 훨씬 더 자연스러워졌다.
이제는 모바일로도 손쉽게 다양한 영상 제작물을 시청
할 수 있기에, 영화의 장르와 소재도 정말 다양해졌다.
삶이 물었고 영화가 답했다 신작 도서는, 저자가 영화를
통해서 삶의 의미와 해답을 찾고자 하는 내용이다.

최근 국내 드라마 시리즈와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과 인기몰이를 하면서, 철옹성 같은
폐쇄적인 구조의 할리우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우리 작품과 배우들의 위상을 널리 펼치고 있다.
그렇기에 기존에 영화 평론이 담긴 도서들은 대부분
해외 작품들이 많았는데, 삶이 물었고 영화가 답했다
도서에서는 평소 익숙한 우리 영화들과 독립 영화까지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기에 꽤 반가운 내용이었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단순히 영화에 대한 평론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불교에서 중요시하는 교리와 올바른
삶의 가치관에 대한 가르침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본문에 불교 경전에서 발췌한 화두를 던지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종교적인 색채가 특별히 강하지도 않고
불교에 대해서 잘 모르더라도 우리 옛 선인의 문장처럼
쉽게 따라가면서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올바른 가르침의
이야기로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삶이 물었고 영화가 답했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영화 제작도 하면서 강의나 관련 일도 하고 있고,
'영화, 불교'라는 칼럼을 써오고 있다고 한다.
책의 서두에서도, 어려운 범어나 한자로 새겨진
경전이 아니라 영화 곳곳에서 마주한 불교의 가르침의
내용을 알기 쉽게 우리 일상과 접목하려고 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불교나 석가모니를 다룬 영화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영화에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도리와 가치관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기에 이 또한 올바른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불심에서 말하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촉 4개의 챕터 주제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1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2부 세상 가장 낮은 목소리
3부 생명을 품는 마음
4부 무한한 인연, 희망의 연꽃
이렇게 서로 다른 주제를 통해서 국내외 다양한
영화를 소개하고, 그 안에서 우리의 삶을 올바르게
안내하고 되돌아볼 수 있는 교훈도 담고 있다.
삶이 물었고 영화가 답했다 1부에서 가장 먼저
소개한 작품은, 영화 자체의 완성도 뿐만 아니라
여러 이슈로 관심이 높아진 우리 영화 <미나리>였다.
낯선 미국 땅에서 정착하면서 살기 위한
이민 1세대 가족의 아픔과 우리의 뿌리를 찾고자
하는 잔잔한 이야기 속에서, 천지만물의 조화를 위한
음양오행사상과 오방색을 더해서 해석하고 있다.
기본적인 줄거리도 어느 정도 디테일하게 내용을
담고 있기에, 가급적이면 영화를 관람하고 난 후에
함께 공감을 하면서 읽어보면 더 좋을 듯하다.
우리 영화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대표 엔터테인먼트 오락 영화인 마블의 <어벤저스>
시리즈에도 등장했던 <닥터 스트레인지>를 통해서도
불제자가 전하는 생명 중시의 의미를 담아보고 있다.
사실 할리우드 영화를 보게 되면, 동양 사상에 대해서
그들과는 다른 독특함을 표현하려는 경향이 다분하다.
그 옛날 명작인 <블레이드 러너>나 뤽 배송 감독의
<제5원소>에서도 독특한 미래 세상을 표현하곤 했는데,
일본과 중국 등의 동양적인 의복과 한자어 등을 마치
새로운 디자인처럼 대표적인 클리세로 활용되기도 했다.

삶이 물었고 영화가 답했다 본문에 소개하고 있는
영화들은, 앞서 열거했던 익숙한 영화들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를 다루었던 <당신의 사월>과 전태일 열사의
의미를 담은 <미싱타는 여자들>, 위안부 문제를 다룬
<낮은 목소리>등의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 등
평소에 우리 주변의 대형 개봉관이나 상영관에서 쉽게
관람하기 힘들었던 작품들도 새롭게 만나볼 수 있었다.
...(중략)...
성철 스님께서는 [자기를 바로 봅시다]에서
이렇게 가르치셨다.
"'저 원수를 보되 부모와 같이 섬겨라.' 원각경에 있는
말씀입니다. 중생이 성불 못하는 것은 마음속에
수많은 번뇌망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많은 번뇌
가운데서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증애심, 미워하고
좋아하는 마음이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_P. 81
그 외에도 영화 <리틀 칠드런>, <굿나잇 앤 굿럭> 등
익숙한 제목의 사회 문제 영화 속에서도 우리 삶의
가치관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교훈들을 담고 있다.
아무래도 사회적 이슈를 담은 작품들 속에서
조금은 더 우리가 고민해야 할 가치관에 대한 내용을
제시하고 있기에, 올바른 삶의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
지구 환경 재앙을 다룬 할리우드 <투모로우>나
우리 영화 <승리호>를 언급하는 챕터에서는,
생명 존중과 자연 생태계의 연결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강아지나 고양이 등이 죽은 후
반려동물 사체를 산이나 공원에 묻는 게 불법이란 걸 몰랐다.
아직까지는 일반폐기물로 취급되기에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는 게 합법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삶이 물었고 영화가 답했다 본문 중에 소개하는
국내외 영화들 중에서, 몇몇 오락 영화들을 제외하고는
개인적으로 아직 보지 못했던 영화가 정말 많았다.
영화배우 라미란이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내용으로
2020년에 개봉했던 영화 <정직한 후보>가 2014년
브라질에서 개봉해서 박스오피스에 등극했던
작품을 리메이크한 영화인지도 미쳐 몰랐었다~!
대부분 강한 울림의 메시지가 있는 영화들을
소개하고 있기에, 조금 더 삶의 올바른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가르침의 내용도 다시 한번 곱씹어 보면서
영화를 관람한다면, 단순히 웃고 즐기면서 넘기는 게
아니라 더욱 오래도록 깊이 가슴에 새길 수 있을 듯하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