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
고경표 지음 / RISE(떠오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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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렇게 추운 칼바람이 부는 

길거리에 홀로 기다리고 서있어도 전혀 추운 줄도 

모르고 그 시간 자체도 기쁘고 설레기만 했었다.

하지만 사랑이 식어간다는 말을 하듯이, 점점 

멀어지는 상대에게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조차 

비어있는 껍데기로 차갑고 냉랭하기만 느껴지곤 한다.

사랑의 온도 에세이는 15만 독자를 거느린 에세이스트 

저자가, 그의 사랑과 이별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회상하면서 써 내려간 행복과 후회의 감정을 담고 있다.



수많은 사람 사이에서 나의 절반을 찾기란 결코 쉽지는 

않은 일인 것 같다. 각자 살아온 환경과 성향이 다를 수 

밖에 없기에, 나와 똑같다거나 마음이 맞는 사람인지 조금씩 

알아채는 수밖에 없을 텐데 그 과정 중에서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하고 결국 접점을 못 찾고 헤어지기도 한다.

인류의 언어가 기록된 이후부터 금세기까지 남겨진 

기록들과 이야기에는, 남녀가 사랑하고 헤어짐의 역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기에 아마도 인류가 멸망하기 전까지 

결코 연애의 정답이나 해법은 존재하지 않을 듯싶다.

사랑의 온도 이야기는 저자가 헤어진 상대에게 전하지 

못했던 마음의 소리를 진솔하게 담아놓고 있기에, 

한창 사랑의 줄다리기를 하는 모든 이들의 애달프고 

갑갑하기만 했던 속마음을 대변하고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사랑의 온도 본문은 총 4 챕터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1°C 우리도 사랑이었지' 첫 번째 이야기부터 

'2°C 이별, 그리고 다시 사랑' 

'3°C 현명하게 사랑하고 싶은 당신에게'

'4°C 소중한 너를 지키며 살아가길 바라'

이렇게 각 챕터별로 1도씩 상승하는 온도와 함께 

저자가 느꼈던 사랑의 의미와 이별을 준비하는 

진솔한 과정에 대해서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다른 챕터들은 저자가 상대에게 전하고 싶은 속마음을 

보내는 편지처럼 소개하고 있는데, 3번째 챕터에서는 

독자들에게 저자의 연애 경험을 바탕으로 가까운 

친구처럼 고민 상담과 같은 전개 방식으로 연결되었다. 

누구나 처음 사랑하는 상대와는 그 누구와도 

같을 수는 없겠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어떻게 마음을 가져야 하고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좁혀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연애학 개론을 들어 볼 수 있었다.

지금도 수많은 소설, 드라마, 영화 등의 미디어에서도 

빠지지 않고 기본적으로 등장하는 남녀 사이의 

어긋나는 사랑의 이야기가 단골 소재로 쓰이고 있다.

그만큼 나와는 다른 사람과 앞으로의 삶을 함께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아픔도 겪게 되고, 또 자신을 참으며 

조금씩 상대를 인정하고 맞추어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과정이 나에게 행복하지 않고 슬픔으로 

다가온다면, 결코 함께 할 수 없고 이별을 고하게 된다.

연애 드라마뿐 아니라 자주 듣는 이별의 메시지 중에 

'네가 행복하기를 위해서 이별을 한다!',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

이런 뻔한 문구가 너무 익숙하기만 한데, 과연 나를 위해서 

진심이 담긴 마지막 사랑의 통보일까? 흔한 레퍼토리처럼 

무책임하게 회피하고 자기를 합리화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사랑의 온도 각 에피소드 중에서도, 사랑을 했던 

그와 서서히 거리가 생기면서 멀어지고 있음을 직감하고 

그렇게 흔한 이별의 메시지를 받고 혼란스럽기도 했다. 

때로는 이별 조장이라는 행동으로 더 가슴 아픈 

몹쓸 아픔의 경험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좋아할수록 아이가 된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머리로는 어른스러워지고 싶은데 

마음은 자꾸 애가 되는 것 같다.

괜히 작은 것에도 질투 나고 

나만 바라봐 줬으면 좋겠고.

_P. 31

사실 어린 시절 이성과의 연애 중에서 가장 많은 

갈등을 겪게 되는 이유 중에, 나와 상대가 공유하는 

세상의 한계 사이에 중심을 잡기 힘들어서가 아닐까 싶다.

내가 그를 좋아하는 만큼 그의 세상에도 내가 중심이고 

나만 바라만 봐주면 좋을 텐데, 때로는 친구보다 뒤로 

밀린 듯 느껴진다거나 나와는 다른 공간을 가지고 

있기에 그것에 질투와 시기를 느끼게도 되는 것 같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오롯이 나를 위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터인데, 어느 정도 참고 견디는지가 연애가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는 서로의 배려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저자도 이야기의 말미에 써두었듯이, 그렇게 스스로 

가슴 아픈 사랑을 하는 과정도 한 부분이었을 텐데 

결국 집착과 잔소리가 끝날 때쯤, 그들은 헤어졌다고 한다.


서로에 대한 지나친 집착도 힘든 연애 생활이 될 수 

있겠지만, 그와는 반대로 무관심한 듯 보인다면 

결국 사랑이 식었음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말 사랑은 어렵기만 한 것 같다! 그렇기에 여전히 

사랑과 이별의 주제는 풀리지 않는 영원한 난제 일 것이다.

저자는 자신과의 연애가 사람을 보험처럼 헤어짐에 

대비해놓은 듯한 모습에 감정을 폭발하기도 하고, 

서로가 헤어짐의 이유를 찾지 못해서 의미 없는 만남을

이어가는 시간에 대해서 결국 이별을 고하기도 했다.

어느 커플이고 서로에게 안 맞는 부분에 있어서, 

다투기도 하고 때로는 맞추어가기도 하는 모습 

모두 다 사랑하기 때문에 보이는 관심의 표현일 것이다.

...(중략)...

아니요,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붙잡는 것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놓아주는 것에 더 큰 용기와 사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그렇게 그 사람에게 끝까지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었어요. 그 사람은 알까요? 이런 제 사랑을.

_P. 118

결국 사랑의 결실을 맺지 못하고 헤어지더라도, 

이제는 행복을 바라고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쿨한 연애를 했으면 하는 

진솔한 마음을 전하고 있는 사랑의 온도 연애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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