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초판본 리커버 고급 벨벳 양장본) 코너스톤 초판본 리커버
알베르 카뮈 지음, 이주영 옮김, 변광배 감수 / 코너스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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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 잡힐 정도로 가깝게만 느껴졌던 글로벌 세계가 

갑작스레 전 세계에 불어닥친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다시 빗장을 꽁꽁 걸어 잠그고 확진자 수를 카운트하면서 

불편한 생활을 하게 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이제 조금씩 여유 있는 기존 생활 복귀가 가능해지는 

분위기라서 한결 마음이 놓이고는 있지만, 아직도 

온전히 사라지지는 않았기에 아직은 조심해야 할 듯싶다.

14세기 중세 시대 전 세계 인류에게 커다란 공포를 

안겨주었던 흑사병처럼 알제리의 해안 도시인 오랑에 

손을 쓸 수 없는 질환이 발병하면서,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맞서 싸우는 

인물들의 이야기인 알베르 카뮈의 대표작 페스트 !

이번 전 세계 코로나 창궐과 맞물려서 다시 한번 그의 

명작을 읽어보면서, 지금 우리의 모습과 오버랩하게 된다!

이번에 새롭게 초판본 리커버 벨벳 고급 양장본 

하드커버로 발매된 페스트 작품은 소장 가치도 높았다.

프랑스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알베르 카뮈의 반항과 

부조리를 대표하는 작품이기에, 표면적인 

전염병과의 사투 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숨은 

인간 욕망과 불평등한 현대 사회 구조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해석으로도 잘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어린 시절에 그저 무서운 페스트 균이 

빠르게 감염되고 허무하게 쓰러져가는 사람들이 

안쓰럽고 갑갑하게만 느꼈었는데, 지금은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시대적 배경과 산업화로 인한 구조적 불균형 등 

사회 메시지도 조금씩 찾아보게 되는 것 같다.

역시 명작은 세월이 흘러 여러 번 읽힐 때마다 

나이가 들어가는 나와 함께 더욱 성숙해지는 듯싶다.




페스트 소설의 첫 시작은 이야기의 화자이자 

의사 베르나르 리외가 본인의 아파트 계단에 

커다란 쥐가 피를 토하고 죽은 사건을 접하면서 

작은 그의 마을에 죽은 쥐들이 넘쳐나게 된다.

수만 마리 쥐가 지하에서 기어 나와서 도심지까지 

몰려들면서, 그저 안이하게 바라보는 공무원들과 

조금씩 우려의 목소리로 준비하는 사람들이 서로 

가른 행동 양상으로 다양한 군상들을 보게 된다.

어쩌면 우리 지금의 사태와도 무나 흡사하게 

결국 오랑은 폐쇄 명령이 내려지고, 세상과 

단절되게 된다. 지금은 인터넷과 무선 연결로 

세상과 소통하는 수단이 발달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편지를 써서 부치는 게 고작이었다.

점점 더 많은 사상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도시 밖의 친지들에게 전달하는 편지 역시 

혹시 모를 병균의 확산을 막기 위해 차단되면서 

간단한 전보 외에는 말 그대로 고립되어 버린다.

페스트 확산을 막고자 발 벗고 나서는 인물 중에 

의사 리외, 그리고 신문 기자인 랑베르, 시청 서기 그랑 

그리고 신에게 의존하던 파늘루 신부까지 서로 다른 

자신의 위치에서 바라보는 위험에 대해서 그려졌다. 

결국 세상에 도움을 주고자 서로 힘을 모으지만, 

혈청조차 미흡하고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암담한 

상황에서 그저 현실의 정리에 급급한 상황이었다.

어쩌면 지금 우리 현 상황과도 비슷한 여러 모습이 

비추어지면서, 훨씬 더 각 인물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에 큰 공감이 더해지면서 몰입하게 됐다.

고열이 오르는 등 그들조차 질병에 노출되면서 

세상을 구하는 초능력자는 결코 될 수 없었지만, 

이웃들과 어린아이들이 처참하게 쓰러지는 상황에서도 

뚜렷하게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에 안타까움만 더해졌다.

...(중략)...

처음에 사람들은 외부와 차단이 되면 그냥 

그동안 몇 가지 습관만 흐트러지는 일시적인 

불편을 겪고 만다고만 생각해 참았다. 

하지만 솥뚜껑 같은 하늘 아래 여름이 뜨거운 

열기를 발산하기 시작하면서, 그 안에 갇힌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은 유배 생활이 삶을 통째로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막연히 느꼈다.

_P. 132

고립된 도시에서는 부족한 식량도 문제이지만, 

점점 외롭게 죽음과 싸워야 하는 현실이 더 큰 

고난이지 않을까 싶다. 격리된 상황에서 미래가 

불투명한 정신적인 피폐함은 이룰 수가 없을 것이다. 

결국 폐쇄되었던 도시의 입구는 열리게 되었지만, 

또 언제 어디서 뛰쳐나올지 모르는 페스트 질병과 

같은 두려운 존재가 우리 생활을 얼마나 무너뜨리는지 

다시 한번 곱씹어 보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알베르 카뮈 페스트 소설 말미에는 작품 해설도 

짧게 담아 두고 있기에, 그동안 표면적인 질병 

묘사와 투쟁으로만 이해했던 그 속 내에 또 다른 

불평등과 억압, 구속에 대한 현실적인 목소리도 

대입해 볼 수 있는 유익한 내용이었다.

깊게 의미를 둘 수록 개인적으로는 너무 어렵기만 

하지만,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커다란 힘에 부딪힌 

나약하고 힘없는 인간들일지라도 그냥 그대로 

무너지지 않고 여전히 투쟁하고 맞서 싸우는 

우리 인류 근성임을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었다.

...(중략)...

반대로 집마다 문턱에서 저무는 햇빛을 받으며

서로 힘껏 껴안고 정신없이 서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이들은 

자신의 힘으로 얻을 수 있는 것만을 원했기 때문이다.

_P.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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