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숍
레이철 조이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장편 소설 뮤직숍의 저자 레이철철 조이스는,

브리스틀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이어서 왕립 예술 아카데미에서 연기도

전공한 후에, 실제 연극배우로 활동하다가

드라마 작가로 전향한 독특한 이력의 작가였다.

​

BBC 라디오 드라마 극 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하고, 2012년에 <해럴드 프라이의

놀라운 순례>를 발표하면서 소설가로

데뷔를 하면서  신인 작가 상을 수상하고,

맨부커상 후보에도 올랐다고 한다.

​

2017년 소개된 이 작품 역시 <더 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에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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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지, 이 소설을 접해 보았을 때에

마치 뮤지컬이나 음악 영화를 보는 듯

굉장히 입체적인 구성에 눈을 뗄 수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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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뮤직숍은, 이미 오래전 2차 세계 대전의

상흔이 지나갔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과도기의

시기에 한쪽에서는 여전히 경제적으로

위기가 있던 1988년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

이 소설의 주인공인 프랭크는, 작은 상점들이

모여있는 영국 항구 도시인 유니티스트리트에서,

작고 허름한 음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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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88 서울 올림픽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연도이기에, 우리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시대적 배경이 아닐까 싶다.

​

이 소설 속 배경에는 80년대 초에

새롭게 개발된 음원 저장매체인 CD 음반이

점차 대중화되고 있는 와중에, 프랭크는

오로지 전통적인 엘피판 판매를 고집하고 있다!

​

인근 도심 번화가에 대형 쇼핑몰들이 들어서면서

허름한 골목 작은 상가들의 존폐가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고집을 버리지 못하는

주인공과 그 주변의 사랑스러운 이웃들의

이야기들이 너무나 따뜻하게 그려지고 있다.

​

​

​

경제적 변혁기가 컸던 80~90년대뿐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빠르게 변모하는 시장과

사회 속에서 옛 것들은 점차 잊히고

새로운 문물로 교체되면서 적응하느라 바쁜

현실이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

사실 21세기가 된 지금은, 음악 역시 CD 매체가

아닌 디지털 파일로 저장을 하거나, 이제는

저장하고 보관할 필요도 없이 바로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어디에서나 손쉽게 들을 수 있으니,

마치 초고속 청룡열차를 탄 것처럼 멀미가 날 듯하다.

​

더구나 스마트폰으로 이제는 TV나 케이블,

심지어 영화도 보는 세상 속에서, 너무나 많은

번쩍이는 화면이 때로는 너무 피로하기도 하다.

​

나이가 점점 들어가고 있는 증거인지

모르겠지만, 무르익어가는 깊은 밤에

다시금 예전 향수 가득한 라디오의 DJ 목소리와

음악 선율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싶어진다.

​

소설 뮤직숍에서도 이렇게 빠르게 변모하는

시대적 흐름의 중심에 서있는 작은

음반가게 사장의 진솔한 사랑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이후에는 우리가 무심히

지나쳐온 따뜻한 향수와 점점 삭막해져가는

물질문명 속에서 놓고있던 휴머니즘을 찾는 듯하다.

​

​

​

뮤직숍 주인장인 프랭크는, 음반시장에서

CD의 판매량이 점점 늘고 있는 반면에

엘피판은 이제는 구시대의 화석이

되어가고 있지만, 어릴 적 어머니께 물려받은

음반들과 함께 나름의 확고한 신념을 지키고

오롯이 엘피만을 고집하고 있는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

CD 판매량으로 수익을 올려야 하는 음반 도매상이나

중간 브로커들의 잦은 회유와 때론 협박에도

꿈쩍 않고 있기에, 점점 가게 매출은 떨어지고

하물며 새로운 엘피판은 더 이상 구입하기도

어려워지면서 주변의 다른 상점들과 마찬가지로

경제적인 타격도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

​

처음 CD 음반을 접했던 나의 옛 경험에도

너무나 생소하고 신기하기만 했었다.

​

지금은 사라진 종로 뮤직랜드나 타워레코드

지하 매장에서, 헤드폰으로 새로 나온 CD

음반도 들어보고 만남의 장소로도 기다렸지만, 

음악을 제대로 들으려면 엘피판의

지직 거림도 하나의 악기처럼 소중하다면서

여전히 엘피판을 수집했던 기억이 어렴풋하다

​

...중략...

프랭크의 어머니는 종종 말했다.

"엘피판이 중요한 이유는 아이처럼

세심하게 돌봐주어야 하기 때문이야."

_P. 26

​

​

 

​

뮤직숍의 주인공인 프랭크는 단순히

음반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음반 가게를

찾은 손님에게 맞는 음반을 소개도 해준다.

​

그리고 살아가는 인생사의 이야기처럼 해박한

음악의 역사 이야기도 정겹게 전달해준다.

​

그렇기에 음악을 직접 들으면서 소설을

읽어보는 듯하게, 본문 챕터 상단이나

이야기 중간중간 해당 음반에 대한

짤막한 소개도 들어있고, 화자인 프랭크가

손님과 상담을 하면서 나누는 흥미로운

음악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어보게 된다.

​

유튜브를 살짝 검색해보았더니, 소설 속에

소개된 음악들을 플레이 리스트로 묶어놓은

페이지도 여럿 찾아볼 수 있었다.

​

음반 가게를 찾는 사람들 모두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마음을 달래기 위한 소통의 창구로

음악을 골라보고 다독여주는 상담사의 역할도

하면서 나름의 단골이 하나 둘 늘어가게 된다.

​

개인적으로도 가끔은 답답했던 가슴을

뻥 뚫어주거나 실연의 아픔을 잊게 해주는

가장 좋았던 방법은, 나의 마음을

그대로 달래주는 듯한 음악을 듣는 것이었다.

​

​

​

어느 날 음반 가게 앞에 녹색 코트를 입은

미모의 여인이 나타나면서, 잔잔했던

프랭크의 마음에도 커다란 파문이 일게 된다.

​

마치 우리 응팔 시대의 주택가 이웃들처럼,

동시대의 영국의 소도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정이 넘치는 이웃들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

프램크 뿐만 아니라, 마치 한 가족처럼 허물없이

편하게 지내고 있는 이웃들 역시,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진  묘령의 여인에 대해 설왕설래 궁금증을

더해가면서 조용하던 거리가 술렁이게 된다.

​

뮤직숍 음반가게 주변의 상점 이웃들 역시,

꽤나 독특한 이력의 인물들이었다.

​

늘 무언가 고장 내기 일쑤인 주인공 프랭크의

음반가게 종업원인 키트를 비롯해서,

모히칸 머리를 하고 온몸에 가득 타투를 한

타투숍 여사장인 모드, 전직 성직자였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두고 종교 선물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앤서니 신부와 가업을 물려받아서

장의사를 운영하는 쌍둥이 윌리엄스 형제,

그리고 폴란드 빵 가게를 운영하는 노박 등.

배경과 사연들이 가득한 인물들이, 부동산 개발로

상점에서 내몰리는 상황 속에서도 서로의 어깨를

토닥이면서 정겹게 지내고 있는 유니티스트리트였다.

​

​

​

뮤직숍 이야기 속에서 프랭크가 소개해 주는

음악들은, 어릴 적 들어보았던 고전 팝이나

재즈도 있었고 잘 알려진 클래식 곡도 있었는데,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흥미롭게 연결하면서

소개해 주고 있기에 새로운 재미도 더할 수 있었다.

​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가

사실은 베토벤이 제목을 정한 게 아니라고 한다.

​

단지 어느 음악 평론가가 음악을 들으면서

'호수에 잠긴 달을 바라보는 느낌이 들어요.'라고

비유를 하면서 그 이후로 달과 호수를 떠올리게

되었다는 이야기 등. 흥미로운 음악사도

주인공인 프랭크가 대화를 하면서 소개해 주고

있어서, 하나의 장편소설 속에 흥미로운 음악 역사

인문학 여행도 흥미롭게 할 수 있는 묘미도 있었다.

그 와중에 점차 마음을 뺏기게 되는 녹색 코트의

그녀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채 궁금증만

더해가는데 조금씩 얼어붙어있던 사랑의 불씨는

점점 커져가고만 있는 걸 스스로도 느끼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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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하고 편안한 환경이라는 명목하에

자행되는 지역 개발로, 손때와 땀이 스며있는

고향에서 떠밀려 떠나야 하는 상점 주민들.

​

잊혀가는 옛것을 미련하리만큼 붙잡고 있는

프랭크에게 이웃들 역시 새로운 변화에

순응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다독이기도 한다.

​

언제나 새로운 상품이 나오면 먼저 만져보고 싶고,

편하고 손이 덜 가는 안락함에 길들여져가고 있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과연 우리가 살아가는데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가슴 따뜻해지는 로맨틱 스토리였다.

​

뮤직숍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훈훈한 인간미가

넘치는 재미있는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었는데,

​

우리의 향수를 자극하는 엘피판을 매개체로 해서,

과거의 아픔을 힐링하는 음악의 여행과

사랑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잘 엮어진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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