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지는 기분이 들어 본문에서 소개하는
영화의 장면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면서,
저자 역시 어린 시절부터 최근 지인들의 만남 등
그동안 걸어온 인생의 길을 되짚어가고 있다.
영화 속 만찬처럼 그럴듯한 요리를
준비하려다가, 그녀만의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손님을 접대해 보았던 유쾌한 경험과,
이제는 너무나 평범한 피자가 나오는 장면을
보면서, 어릴 적 소중했던 추억도 꺼내보게 된다.
굳이 영화 업계에 종사하는 저자뿐 아니라,
평범한 우리들도 영화와 닮은 우리의 삶에
대한 잔잔한 이야기를 함께 소통할 수 있었다.
전체 스토리보다도 하나의 명대사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준 영화들도 많은데,
"라면 먹고 갈래요?"라는 대사는 영화를
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도 너무나 강렬한
뉘앙스를 남겼던 대사가 아닌가 싶다.
...중략...
결국 옥수수튀김을 만들었던 날,
나는 <걸어도 걸어도>의 토시코 가족을
종일 떠올렸다. 잘 알고 지내던 가족의
레시피로 요리를 만든 기분이었고,
심지어 거기에서 향수마저 느껴질 참이었다.
누군가의 추억은 음식의 온기를 타고
머나먼 바다 건너
또 다른 누군가의 추억이 되기도
한다는 걸 새삼 실감한 순간이었다.
_P. 158
우리의 삶을 투영해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영화와, 또 반대로 영화를 통해서 우리의
삶에 녹여보는 상호 보완의 작용이 계속되기에
영화와 같은 삶을 살기를 여전히 꿈꾸고 있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