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로켓 고스트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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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로켓 고스트 일본 소설은, 동명의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어서 크게 히트를 한

이케이도 준의 세 번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주로 날아가는 로켓을 제작하는데,

얼마나 복잡하고 섬세한 부품이 필요한지는

굳이 전문 지식이 없어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늘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도

엄청난 기술의 집약체이겠지만, 그 안에는

하물며 작은 나사못을 비롯해서 다양한

크고 작은 부품들이 서로 연결되어야지만

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게 아닌가 싶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스쿠다제작소는,

전체 로켓을 제작하는 그런 어마어마한

우주 사업이 아니라, 작은 밸브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변두리 로켓 고스트는 첫 편에 이은

세 번째 에피소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주요 인물과 배경을 그대로 연결해서 담고 있다.

하지만, 마치 단편극 미니시리즈처럼

새로운 상황에 대응하는 스쿠다제작소의

또 다른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기에,

기본 인물과 배경 정보를 소개하고 있는

서두 내용만 확인하면, 전편에 대한 연결점이

크게 없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전편에서 보여주었던 배경 스토리는,

작은 변두리 중소기업 스쿠다제작소를

운영하고 있는 주인공 스쿠다은, 아버지의

작은 공장을 떠맡아서 가업을 계승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저 작은 기계 부품이 아닌 로켓을 위한

부품 생산을 하는 건실한 기업으로 키우면서

우주로 향한 꿈을 더욱 키워오고 있는 중이다.

이번 세 번째 스토리에서는, 거대 기업인

데이코쿠중공업과의 우주개발에 동참하면서

꾸준히 부품 개발을 해오고 있었지만,

우주 로켓 사업 자체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새로운 판로를

모색해야 하는 위기의 상황을 그리고 있다.

145회 나오키 수상작인 변두리 로켓의

시리즈를 처음 접했을 때에는,

'변두리 작은 공장에서 로켓을 만든다고? '

정말 허무맹랑한 공상과학 SF 스토리를

다루고 있는 내용인 줄로만 알았었다.

천문학적인 제작 비용을 둘째 치고라도,

엄청난 맨파워의 수학자와 과학자들이

모여서 실험과 연구를 거듭해야만 만들어

낼 수 있는 우주선 로켓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동네 작은 공장에서 만드는 것은,

우주로 날아가는데 필요한 핵심 부품 중

로켓 엔진에 들어가는 밸브 시스템을

개발하고 납품하는 내용이기에, 훨씬

현실적이고 납득이 가는 상황의 이야기였다.

이번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로켓 엔진 밸브를

납품하는 데이코쿠 중공업의 실적 악화와

최고 운영자의 교체로 새로운 시장의

판도가 그려지면서, 또다시 어려움에 처하는

스쿠다제작소의 비즈니스를 그리고 있다.

변두리 로켓 고스트의 이번 사업 스토리는,

거대 기업사가 아니라, 농기계 엔진 부품을

생산하는 벤처기업과의 상생을 그리고 있다.

일반인은 상상도 못하는 우주개발 로켓에

들어가는 부품과, 시골 논밭을 가는 트랙터

농기계에 들어가는 부품을 비교하는 상황 자체가

우습지 않을까 싶은데, 크고 작음을 나누는

변별역은 중요하지 않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원대한 꿈을 꾸면서,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던

작은 중소기업 공장의 약진도 대단했지만,

그 바탕에는 요행을 바라지 않고 꾸준한

노력과 연구에 몰입하는 스쿠다제작소

대표와 직원들의 건실함이 더욱 큰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결국 그들이 만들어낸 부품이 최첨단 로켓에

사용돼서 명성을 얻게 되는 거나,

그저 시골의 땅을 파는데 사용하는 농기계에

사용되는지는 크게 중요한 문제는 아닌 듯싶다~!

변두리 로켓 고스트 주요 내용에는, 

등장인물들이 새로운 부품 개발에 힘쓰면서

성공하는 비즈니스 경제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각 주요 인물들의 미래에 대한 꿈과 직업관, 

그리고 그들의 생활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인간미 풀풀 나는 휴먼 드라마 내용이었다.

특히 수백 년 이어져 내려오는 일본 특유의

가업 계승 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과,

올바른 비즈니스를 위한 성실한 노력과

사람에 대한 믿음에 대한 이야기가

큰 줄기를 이루면서, 직장과 실제 가정의 

가족의 의미도 크게 확장을 해 볼 수 있었다.

기계 부품을 생산하는 제작소의 내용이지만,

어려운 공학적 용어의 남발 없이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휴먼 스토리라서,

깊이 공감하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직원을 가족처럼 여기는 회사!'

'직장을 내 집처럼 편하게~!' 서로를 위하는

그러한 슬로건을 내세우는 우리 가족과도

같은 회사의 모습을 꿈꾸어 보곤 한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런 꿈같은 회사는

정말 꿈에서나 볼 수 있고, 평생직장이라는

의미도 이미 사라져 버린 지 오래가 되었다.

변두리 로켓 고스트에서 보이는

스쿠다제작소처럼, 원리원칙대로 편법을

쓰지 않고 직원들의 단합과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따뜻한 그러한 곳이라면,

언제라도 함께 하고 싶은

그런 평생직장이어도 좋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위기가 닥칠 때마다,

마치 내 일처럼 몰입이 돼서 더욱 손에

힘을 주고 응원을 하게 되는 거 같다.

변두리 로켓 고스트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스쿠다제작소의 변화를 꾀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보다는 새로운 벤처회사인

기어 고스트와의 이야기를 크게 그리고 있다.

새롭게 판로를 찾은 작은 벤처 회사가

상대하는 거대 기업과 특허 변호사들의

잔혹한 공격에 대항해서, 그들 간의 비열한

술수와 악연도 드러나면서, 묘하게 얽히게 된다.

스쿠다 식구들은 기어고스트와의 인연을

깊게 여기면서, 그들에게 인간적인 도움과

수고를 더하는데 크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이야기에서도 여실 없이 보이고 있는

마치 정글과도 같은 비즈니스 세상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 작은 군소 기업들의

피를 빨아가면서 자신의 이익만을 탐하는

거대 기업들의 비정함도 낯설지는 않았다.

"이 세상에서 최후에 살아남는 건 정당한

비즈니스뿐이야. 나는 그렇게 믿고 살아왔어."

_P.185

반면에 고지식하기만 한 스쿠다와 그를

전적으로 믿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그 직원들의 마음가짐은, 어쩌면 너무나

비현실적인 세상 물정 모르는 이상주의자

사상처럼 그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만큼 그렇게 정직하게 일을 하고

남을 속이지 않고 진심을 다하는 사람이

크게 성공하는 그런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결국 누구나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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