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도시 SG컬렉션 1
정명섭 지음 / Storehouse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국내에 출판되는 서적들을 보면, 유독 유행을

많이 타고 장르의 편중이 큰 편인 듯싶다.

제3도시 (SG컬렉션 1)은, 스토어하우스의

국내외 장르소설 시리즈 첫 작품으로,

독특한 소재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북유럽과 미국, 일본 등 추리소설의 커다란 팬덤을

이끌고 있는 다른 나라 작품들을 보면,

SF와 미스터리 등 꽤 다양한 장르들과

연결되기도 하면서,  각 특성 넘치는 소재의

장르 파괴와 융합 등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듯하다.

반면에 읽기 편한 에세이나 자기계발서 등이

출판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시점이기에

국내 장르 문학은 그에 반해서 소외되어 보인다.

다양한 소재 발굴과 장르적 특징들이 아쉽고

다른 나라에 비해 그 기반이 조금은 약한 상황 속에서,

스토어하우스의 꽤 반가운 탐정 추리소설이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 때 군대에서 헌병 수사관이었던

이력을 가지고, 서울 한복판에서 탐정 사무소를 운영하는

강민규라는 인물이 의로받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잠입해서 좇아가는 수사 내용을 담고 있다. 

제3도시는, 여전히 남과 북으로 나뉘어 있는

전 세계 중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남과 북이 아직도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휴전이라는 민감한 상황 속에 놓여있지만,

서로의 이해화 타협으로 개성 공단에서의 민간사업과

공장이 운영되고 있는 독특한 현실 속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쫓아가는 전체 줄거리이다.

언젠가 굳게 닫혀만 있던 38선을 넘어서, 민간인들이

북한 땅을 밟으면서 사업을 한다는 뉴스 보도를

접한 우리 대다수의 국민들은 깜짝 놀랐었었다.

정말 새로운 도약이고 통일에 대한 핑크빛 무드를

한껏 기대하기에 충분한 대형 사건이었다~!

하지만, 북의 무력 충돌과 잦은 도발이 발생하면서

북한에 위치한 공단도 폐쇄되고, 오히려 더 긴장감 넘치는

위태위태한 상황으로 남북 분위기가 꽁꽁 얼어붙기도 했었었다.

그렇게 개성 공단에 우리 남측 민간인들이

다른 직장처럼 출근을 하면서 일을 하는 상황이,

그저 뉴스로만 들어서 알고 있지만 너무 비현실적인

사실이기에 그동안 남의 나라처럼 느껴지기도 했었다!

제3도시 책의 제목에서 말하고 있듯이,

해당 지역은 우리 대한민국 영토나  북한이 아닌

제3의 공간으로 특수 지역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야기의 첫 발단은, 사무실 임대료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는 주인공에게,

개성 공단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그의 큰 외삼촌이

직접 방문해서 사건을 의뢰하면서 시작된다.

 

다른 외국에서 보여지는 탐정이라는 직업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탐정이라는 직업이나 업무에 대한 인식이나

역할이 명확하지 않고 제약도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야기 속 주인공 역시, 그저 흥신소와

다를 바 없는 실제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그의 군대 시절의 경험에 비추어 사건 해결을 하게 된다.

군대 시절에 GP에서 북한군이 언제 공격할 지 모르는

상대 진영을 노려봐야 했던 그가, 이제는 민간인으로

북한 땅에 직접 위장 취업을 하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모순적인 상황 역시 꽤 그럴듯하게 구성된 듯 싶다.

대한민국의 출자로 이루어진 공장과 시설이지만

북한의 감시와 체제 상황에 놓여있기에,

그들의 값싼 노동력을 기대하면서 서로에게 윈윈이

되기를 바랐지만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체제하에서,

제대로 된 공장 운영이 쉽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제3도시 특수한 상황이기에, 남측과 북측 간의

위험한 줄타기 같은 날카로운 신경전 속에서

생산품들을 만들어내고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데.

주인공에게 사건을 의뢰한 큰 외삼촌의 이야기로는,

언제부터인가 공장 자재들의 재고가 부족해지고

제품의 불량률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직원들의 인사권이나 관리는 우리 공장이지만

북측에서 통제하고, 컴퓨터와 인터넷 등의 사용도

제한되고 있기에 전적으로 북한 직원들의

관리에만 의존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제3도시 추리소설 속에서 비추어지는 개성 공단의

운영 모습이 실제 현실을 얼마나 반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자가 충분히 사전 조사와 그에 대한

근거를 가지고 소설을 쓰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기에 정말 궁금하기만 했던 개성 공단에서의

대한민국 사람과 북한 사람들과의 관계며,

생활 모습을 살짝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었다.

본문에서도 여러 번 언급이 되고 있는 내용 중에서,

공단으로 넘어가기 위해 통관 심사도 우리 측과

북한측 양쪽을 모두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하는데.

휴대폰도 반납하고 철저한 검색과 심사를 받아야만

진입을 할 수 있지만, 그 시간을 모두 거치더라도

서울에서 단지 1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너무나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정말 '엎어지면 코 닿는 거리'라는 말이 통하는

가까운 곳에 있지만, 엄연히 서로 다른 통제와

체제하에 있기에 '개성 공단 증후군'이라는

새로운 병도 현지 근로자에게 발생한다고 한다.

굉장히 위압적이고 강한 물리적인 압박이 예상되는

그러한 북한의 상황과는 달리, 우리 편의점이나

치킨집, 식당들도 입점해있는 공단의 모습이 그려지는데,

하지만 멀쩡하던 사람도 그곳에서는 혈압이 높아지고

불면증도 생기면서 수면제를 달고 살 정도로

어쩔 수 없이 심리적인 부담감은 달고 있다고 한다.

제3도시 개성 공단에 자재가 사라지는 단순한

피해 정도를 파악하려 했던 주인공은,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더욱 위태로운 상황에 접어들게 된다.

특히나 CCTV나 블랙박스 등 디지털 영상이나

사진 등의 물증 증거도 확보할 수 없는

고립된 섬과 같은 지역이기에, 과거 헌병 수사관으로

동물적 감각을 키워온 주인공이 흐트러진 퍼즐을

하나씩 맞추어 가는 재미를 읽어 볼 수 있었다.

새로운 열쇠가 발견될 때마다 조금씩 더 틀어지는

상황도 꽤 잘 짜인 시나리오 같아서,

마지막까지 과연 진짜 살인사건의 진범은

누구일지? 궁금해지는 전개로 몰입도도 꽤 높았다.

초반에 펼쳐진 음모론들과 긴박한 분위기에 비해서,

후반부에 조금 급하게 마무리되는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그동안 베일에

쌓인 듯 궁금했던 개성 지역의 상황과 북한 주민들과의

생활 등이 더욱 새롭게 다가왔기에, 마지막까지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는 추리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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