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이별입니다
나가쓰키 아마네 지음, 이선희 옮김 / 해냄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19회 소학관문고 소설상 수상작인

일본 소설,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2002년부터 소학관의 주최로 진행되는

신인 문학상으로, 이 작품은 저자의 데뷔작으로

처음에는 <세리모니>라는 제목으로 응모하여

소학관문고 소설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꽃 그림이 화사한 밝은 표지를 보면서,

가벼운 연애 소설이나 남녀 간의 이별을 그린

청춘 남녀의 로맨스 스토리 정도 예상했었다.

하지만 첫 느낌과는 달리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대하면서, 그동안 얽혀있는 생의 아쉬움을

이해해하고 마음을 달래주는 장편소설 이야기이다.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인 '미소라'는

'미도리'라는 언니가 있었지만, 그녀가 태어나기

이전에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대학 졸업생인 저자는 취업을 위해서, 여러 곳에

이력서를 돌리고는 있지만 쉽지 않은 모습이다.

최근 일본 경제가 악화되면서 청년 실업률도

엄청난 수치로 높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여러 일본 소설 속에서도 사회적 이슈로 이야기

배경 속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미소라의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불합격 통지에 의욕을 상실하고 있을 무렵

장례식장에서 도우미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아빠의 친구분 회사이기에, 예전에 이미

한번 시작했다가 취업 준비로 6개월간의

공백기를 보내고 다시 찾게 된 알바 자리였다.

사실 장례식장이나 병원의 영안실의 업무에

대해서는, 실제 일을 해보지 않더라도

꽤 험하고 힘든 일로 종종 생각이 들곤 한다.

아무래도 살아있는 사람과의 유대관계 속에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돌아가신 망자를 대하는

입장이기에  꽤 숙연한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우리가 살아있는 현실과는 너무도

다른 세계인, 죽음을 마주해야 하는 일이기에

다소 무섭게만 느껴지는 부분도 있을 듯하다.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속의 주인공 역시, 가녀린

여대생으로 장례식장 도우미 알바가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 아빠의 지인이라는 설정으로

어렵지 않게 일을 시작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역사상 우리나라와 일본의 여러 문화 배경이나

관습들이 유사한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을 듯한데,

현대식 장례문화도 상당 부분 흡사해 보였다.

조문객들이 장례식장에 조문하러 오셔서 예를 다하고

그리고 옆에 자리를 해서 함께 식사도 하는데,

처음 알바 도우미로 일을 하게 된 주인공은

음식들 세팅을 해주고 테이블도 닦아주는 그런

허드렛일부터 시작하는 모양새였다.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이야기는, 단순히 취업을

앞둔 대학생의 아르바이트 일기가 아니라,

일본 소설 특유의 초자연적인 현상들이 함께

그려지면서 다소 미신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미소라는 어려서부터 그녀 주변에 영적인 존재를

보고 느낄 수 있는 영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주인공은 장례식장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 망자들의 삶을 엿보게 되는

스토리로 그들의 넋을 달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야기 전개 역시 큰 줄기로는 미소라가 어설픈

아르바이트 일을 하면서, 점점 그녀의 능력을

살려서 적응하는 이야기로, 산자와 죽은 자의 미련을

다독여주면서 스스로도 점점 성장하게 된다.

그렇기에 장편 소설의 큰 맥락을 유지하고 있지만,

크게 3 챕터로 나뉘어서 세 가지 다른 죽음에 대해서

그 뒷이야기를 옴니버스 스타일로 다루고 있다.

특히나 작품 말미에 소개된 저자의 약력을 보면,

실제로 저자 역시 어려운 상황이었던 대학 시절에,

병원 장례식장에서 2년간 높은 시급을 받으면서

일을 해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남편의 병간호를 하면서, 짬짬이 시간을

내가면서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녀의 데뷔작인

이 작품 역시 병으로 세상을 떠난 남편에게

그녀가 못다 한 이야기를 남기는 내용이 아닐까 한다.

일본 소설 특징 중에서, 장르 문학이 꽤 발전해

있는 걸 보면 때로는 부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조금 황당할 수도 있는 괴수가 나오거나 귀신을

다루는 미스터리 장르부터, 탐정 수사물 등

어쩌면 우리가 B급 문화로 가볍게 치부하는

소재들도 나름의 묵직한 울림을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장르가 혼합된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접근이 편한 웹툰으로 시작을 해서

그 스토리를 바탕으로 영화화되는 수순인듯싶다.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장편 소설처럼, 다양한 장르의

문학상이 만들어져서 감각 있는 신인 작가들을

많이 배출하고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 좋을 듯싶다.

   이 작품 역시 주인공이 망자의 영혼을 볼 수 있기에

그 신비한 경험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그런 수사물이 아니라,

말이 없는 죽은 자의 가슴 아픈 사연도 들어보고

살아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망자를 평온하게

보낼 수 있도록 작은 도움을 주는 휴먼 스토리 내용이다.

머지않아 이별입니다 스토리 전개는, 주인공이

장례식장에서 일을 하는 동안인 하루나 이틀 동안에

만나게 되는 망자와 남겨진 사람들과의 마음을

전달하는 가벼운 역할로, 죽은 사람을 볼 수 있다는

신묘한 능력 자체는 크게 비중이 있지는 않다.

기본 배경인 주인공의 영적인 능력이 무언가

그 능력을 크게 발휘하는 내용으로 그려졌다면,

정말 SF 스토리 같은 황당한 내용일 것이다.

여기서는 단지 망자와의 소통을 위한 장치로

'영감'이라는 특수한 능력을 넣어두고,

전체적으로는 사랑과 용서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가 흔히 부모님의 효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에도, 살아계실 때 더 잘 보필해드리라!는

말을 종종 하곤 한다. 비단 부모님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서는 지금의

현 시간 일분일초를 진심으로 대하기를 바라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지고 나면, 다시는

내 마음을 온전히 전달할 수 없기에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기를 바라는

그런 진솔한 마음을 다루는 일본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