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구병모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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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에 수놓는 이야기는 '아르테 한국 소설전

작은 책' 시리즈로, 데뷔작인 <위저드 베이커리>

제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짧은 소설이다.

21세기를 살아가면서, 확실히 예전과는 달리 여권 신장도

회복되면서 정치 경제적 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식도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남녀 성차별뿐만 아니라 알게 모르게

흔히 말하는 갑질 폭력에,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이

여전히 피해를 입거나 물리적으로도 폭행을 당하는

경우들을 심심치 않게 주변이나 뉴스에서 접하곤 한다.

심장에 수놓는 이야기는 짧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인물들의 다양한 사건들이 산만하지않게 이어지고 있다.

수많은 이야기가 하나의 연결점으로 향하면서 주인공의

심리적인 갈등에 조금씩 다가가는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처음 도입부에서는, 아파트 단지 내 10층에서 한 남자가

화염에 휩싸인 채 떨어지면서 긴박하게 시작을 한다.

하지만, 그렇게 강렬한 발화에도 불구하고 정작 아파트

실내에는 불에 그을린 흔적이나 다른 층에도 전혀

불길의 영향이 미치지 않아서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었다.

심장에 수놓는 이야기는 이렇게 의문의 사건으로

시작을 하지만, 실제 이야기의 주인공인 '시미'라는

중년의 여인에게 바로 앵글이 돌려지면서 새로운

환기가 되는 꽤나 영화적 표현 기법을 보여주고 있다.

시간적으로 현재의 사건과 다시 과거의 주변 배경에 대한

서술이 오가면서 시간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여주인공이 '시미'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지고 있기에,

마치 외국 이름처럼 그렇게 익숙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그녀 역시 남다른 아픔을 지녔기에 그녀의 상처를

끝내고자 하는 암시적인 의미로 만든 이름이지 않나 싶다.

심장에 수놓는 이야기는 처음에는 대단히 의심스러운

미스터리 추리물처럼 시작이 되었지만, 단순한

추리 심리극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부당한 대우와

횡포에 아프다는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수많은 약자들과 그들을 위에서 군림하고자 하는

깁질 횡포들에 대한 적나라한 민낯을 공개하고 있다~!

친딸에게 폭행을 일삼는 안하무인 아버지, 직급을

이용해서 부하직원들에게 언어폭력과 인격적인 모욕을

서슴없이 내뱉는 저세상 상사, 마치 노예처럼 부리고

구타 폭행까지 당연하듯이 이어지는 유명한 기업 대표 등

심장에 수놓는 이야기 속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들이,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 여전히

자행되는 폭력의 모습들로 너무나 적나라하게 그려졌다.

전체적으로 흥미로운 사건들과 초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잘 어우러지면서, 주인공의 아픈 과거와 함께 빠르게

전개가 되기에 꽤 몰입감이 높았던 독특한 구성이었다.

 

사회적으로 인정되고 법적으로도 강력한 제재가 있음에도

여전히 가부장적인 잔재와 수직 서열의 막가파 권력으로

다른 사람을 인격적으로 모독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한데,

특히나 법적으로는 허용되지 않았어도 암묵적으로

시행되는 부분에서는 더더욱 그 방어를 하기 힘들 것이다.

저자는 심장에 수놓는 이야기에서, 우리가 흔히

피부에 직접 상처를 내면서 만들어내는 과정인 이른바 

'문신' 혹은 '타투'를 전체적인 이야기 매체로 끌고 왔다.

내 스스로 살을 파서 만들어내는 타투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사회적인

보호막이나 울타리조차 없는 대표적인 요소로

'타투'에 대한 소재를 가져오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물론 예전에는 험악한 범죄 조직 집단들인 형님들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문신이었겠지만, 요즈음에는

주변에서도 패션 소품처럼 그렇게 타투를 한 분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저자 역시 심장에 수놓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타투이스트가 합법이네? 아니네? 하면서

법적인 허용치에 대하여 논하고자 함이 아닐 것이다.

남들과 다르거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위치에 있거나

혹은 계약으로 맺어진 구성원이라 할지라도,

같은 인간으로서 절대적일 수 없는 계급 서열을 내세워

상대방에게 무차별적인 상처를 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인간의 기본적인 평등과 인격적인 자존감에

대해서도 사회적인 화두를 독자들에게 던져주었다.

지켜줄 수 없는 사회적 시선과 때로는 폭력 앞에서도

무릎을 꿇어야 하는 법의 경계선에서, 육체뿐 아니라

마음에 깊이 물든 상처에 대한 힐링을 이야기하고 있다.

...(중략)

"실은 피부에 새겨진 거 자신의 심장에도 새겨지는

겁니다. 상흔처럼요. 몸에 입은 고통은 언제까지고

그 몸과 영혼을 떠나지 않고 맴돌아요.

아무리 잊은 것처럼 보이더라도 말이지요.""

_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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