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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 ㅣ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하상욱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평점 :
다양한 장르의 책을 평소에도 찾아보려고 하는데,
유독 시집은 어렵다는 편견으로 부담이 되는 편이었다.
하지만, 국민 시팔이라고 스스로를 칭하고 있는
하상욱 작가의 시구들은 마치 친구와 편한 속풀이를
하듯이 쉬운 문구와 허를 찌르는 문장들로 친숙해졌다.
[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는 위트 넘치는 하상욱
작가의 간결하고 센스 있는 글을 카카오프렌즈의 소심한
오리 튜브와 만나서 솔직한 감정을 전달해주고 있다.
화가 나면 미친 오리로 둔갑을 하는 카카오프렌즈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 튜브는
평소 세상에 순응을 하면서 사는 우리를 대변하는 듯하다.
하루하루 그저 참으면서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의 안타까운 모습도 보여주면서, 실제로는
내뱉지 못하고 가슴에만 담아 두었던 속풀이를
시원하게 불을 뿜으면서 뒤집어버리는
미친 오리로 나를 대변하는 듯 속 시원한 글들이다.

그동안 서점에서 많이 보아왔던 대부분의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에세이나 자기 계발서 등에서는
"힘내!" 토닥 토닥 하면서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런 게 맞는 거 같아~!라면서 본인의 경험담과
교과서적인 가르침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남이 나를 위로해주는
수동적인 태도가 아니라, 아프면 아프다고 소리를 내고
너는 마음에 안 들어~! 정말 싫어!라면서 맘 놓고
속 시원하게 배설하고 싶은 그런 나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에서는 무조건
참고 인내하는 게 결코 미덕이 아님을 이야기하고 있다.
공감과 위로의 말을 건네면서, 잘 참고 있으라는
압박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영혼 없는 말로 공허하게
떠돌기에,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처럼 대나무 숲에서
외치고 싶은 마음속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글이다.
흔히 우리가 시라는 장르는 왠지 고상하고 심오한
뜻을 담고 있는 어려운 문학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짧고 담백한 시구절로 한눈에 쏙 들어오는 내용으로
편한 우리의 일상 언어로 가볍게 다가온다.
당신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내 마음 ...
'너 졸라 싫어.'
_p. 31

하상욱 작가의 짤막 짤막한 문장과 친근한 친구와
톡에서 대화하는 듯한 문체가 정말 카카오톡의
이야기와 너무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로 세 번째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에세이인 튜브와 함께 하는
글도 정말 잘 어울리는 컬래버레이션인 듯싶다.
책의 중간중간, 카톡 대화 창처럼, 작가와의
인터뷰 스타일의 글도 새롭고 더 친근한 느낌이다.

[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는 소심한 오리
튜브와 함께, 움추려들 수밖에 없는 나를 대변하는
화내는 미친 오리로 변신해서 때로는 입에서
불을 뿜으면서 내뱉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짧고 강렬한 문구들이 귀여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과
함께 하면서 그림도 친숙하고, 시와 에세이의
경계에 있는 듯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글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