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끔은 엄마도 퇴근하고 싶다 - 버럭엄마의 독박육아 일기
이미선 지음 / 믹스커피 / 2019년 7월
평점 :
대한민국에 출산율이 현저히 낮아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우려가 굉장히 많은데, 또 반대로 우리 아이를 키우기 위한
생활 역시 결코 녹록하지 않은 것 또한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아이를 위해 들어가는 금전적인 부분도 갈수록 커져만 가고,
또 하나 점점 핵가족화 돼가면서 물리적으로도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쉽지 않은 맞벌이 부부들. 전업주부
역시 집안 일과 함께 아이와 씨름하는 일도 버겁긴 마찬가지다.
[가끔은 엄마도 퇴근하고 싶다]는 전업주부로 어린 남매를
키우고 있는 저자의 출산부터 육아의 생생한 모습을 함께 나누면서,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요즘엔 인터넷으로 많은 정보도 찾아보고, 미쳐 알지 못했던
선행 학습도 할 수 있는 빠른 세상이 되었지만 내 아이를
키우는 일은 어디서고 해답을 찾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이 세상에 나와 같은 사람이 또 없듯이, 우리 아이들 역시
성향과 기질도 어느 누구와 같지 않을 것이고,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등등 저마다의 개성을 가진 인격체이기에
수많은 육아 정보들로 참고는 할 수 있겠지만, 엄마 아빠가
처음인 부모들이기에 언제나 실수투성이며 힘든 육아였기에
[가끔은 엄마도 퇴근하고 싶다]의 이야기들은 내 일기장을 보는 듯했다.

[가끔은 엄마도 퇴근하고 싶다] 책의 첫 페이지에
'지은이의 말'을 열자마자, 강렬한 문구가 사로잡는다.
저는 '쓰레기 엄마'입니다!
정말 극단적인 말이기도 하지만, 격렬하게 공감이 가는
문장이지 않나 싶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내 아이를 가지면
정말 우아하게 함께 나들이도 나가고, 계획에 맞추어서
교육도 하고 아이를 위해서 예쁜 것만 보여주고 예쁜 말로
왕자님 공주님처럼 대해 줄 수 있는지 알았었다.
하지만, 흔한 말로 '육아전쟁'을 치른다는 말이 맞듯이
돌이켜보면, 버럭버럭 소리도 지르고 밥도 못 먹은 채
정신없이 여기저기 뛰어다니기 바빴던 시간들이었다.

대부분의 우리 엄마들이 그렇듯이, 저자도 홀로 아이들의
육아를 책임지고 있는 '독박 육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요즘에는 많은 직장에서 육아에 필요한 시간을 많이
만들어 주고, 여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사실 현실적으로는 자식들이 생기면 또 그만큼의 육아 보조를
위해서 더 많이 뛰어야 하니 맞벌이 부부가 아니라면, 남편은
예전과 마찬가지도 육아를 나누어 보기에는 쉽지 않은 듯하다.
[가끔은 엄마도 퇴근하고 싶다]의 저자의 일상이 특별하지는
않지만 너무나 우리 맘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함께 토닥거리면서 위로도 나누고 힘을 내주는 내용들이다.
유명 여배우들처럼 출산 후에도 처녀 때처럼, 몸매가
똑같이 전혀 망가지지 않은 채 방송에 복귀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그렇게 예쁜 엄마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구멍 난
추리닝에 예전 옷 사이즈가 계속 작아지는 마법을 겪게도 된다.

쪼글 쪼글 한 내 아이의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의
이상하면서도 야릇한 감정에서부터, 생각처럼 모유 수유와
아이의 교육조차 내 맘대로 되지 않는 하루하루들.
그리고 정말 '남의 편'이 되어버린 남편의 독설 어린
말 한마디 한마디에 상처도 입으면서, 평범한 맘의 하루가
핑크빛으로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나 고되게 느껴지게 된다.
정신없이 뛰어노는 아이들 케어를 못해서 '맘충'이라
불리우는 따가운 시선에 대해서도, 십분 이해를 하고
나를 위한 시간을 조금도 할애 못하는 너무나 공감이 가는
[가끔은 엄마도 퇴근하고 싶다]의 에피소드들을 보면서,
박수도 치고 심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셀카를 찍으면서 고상하게 카페를 찾아가던 나의 SNS도
더 이상 나의 모습은 사라지고 아이들과 반찬들만 가득해지고
있는 만큼, 내 이름이 아닌 누구 엄마가 되어 가고 있는 듯하다.

정말 우리 아기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에는 우리 집 차보다도
더 비쌀법한 유모차계의 리무진이라 할만한 큰 유모차에
태우기도 했었는데, 엘리베이터가 없던 2층 집에 살면서
그 무거운 유모차를 이고지고 아기를 한손으로 안은채, 오르락
내르락했던 예전의 내 모습을 다시 한번 투영해 볼 수 있었다.
[가끔은 엄마도 퇴근하고 싶다]에서 아기의 출산과 육아
초등학생이 된 남매를 키우면서 겪게 되는 엄마로의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과 이야기들이 무한 공감하게 된다.
각 에피소드들 마무리에는 저자의 마음속에 담긴
이야기도 살짝 들어보는 섹션을 두고 있는데, 친근한
일러스트도 보고 있으면 공감의 메시지에 따뜻해진다.
하지만, 그렇게 아프고 힘들다고 호소를 하면서도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다시금 슈퍼맘이 될 수 있는 이유 또한,
내 아이들이기에 나만이 할 수 있는 엄마라는 직책일 것이다.
퇴근 없는 극한의 막중한 직책을 떠맡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의 시간이 아쉬운 마음 또한 클 수밖에 없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