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잘 지내고 있어요 - 밤삼킨별의 at corner
밤삼킨별 지음 / MY(흐름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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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에 창간되었던 잡지 'PAPER'에 감성 글귀와 사진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이디 '밤삼킨별'.  [난 잘 지내고 있어요]
그녀가 잡지에서 14년 동안 연재했던 내용을 묶어서 재구성한 책이다.

당시 PC 통신 나우누리 아이디로 활동했던 저자는 '밤삼킨별'을 그대로
필명으로 사용하면서 , 지금도 여행 사진 작가외에 여러 프로젝트에서
 다양한 재능 기부를 하면서 여전히 활발한 감성 전달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전혀 가늠조차 안되는 PC통신과 삐삐, 그리고
'응팔'에서나 보았음직한 추억의 사물들과 함께 나누었던 시간들.

지금 돌이켜보면 PC 통신은 현재의 스마트폰 만큼이나
당시 10대 청소년기를 보냈던 우리들에게는
세상과 소통을 할 수 있는 최첨단 문명의 이기였었다.

'별이 빛나는 밤에' 라디오 DJ 김좋환 아저씨, 이문세 아저씨께
엽서에 손글씨를 써서 보내던 시절을 거쳐서, 깜빡 거리는 활자만이
모니터에서 펼쳐지고 있었지만 마치 그 속에 미지의 세계가 펼쳐있었다.

보이지는 않지만 눈 앞에 상상으로 그려보는 문자 속 상대와
 독수리 타법으로 클릭해가던 채팅과 글도 남기곤 했었다. 
주변에 누구에게도 따로 가슴 속 아픔을 털어 놓을 수 없던,
여리고 여렸던 사춘기의 아쉬움을 달래주면서 서로 공감해주고
위로해주던 최고의 친구이자 최고의 청소년 고민 상담가 였었다.
 


[난 잘 지내고 있어요]의 글 들이 실렸던 잡지처럼, PC 통신과 더불어
청소년의 마음을 달래주고 패션을 주도 했던 하이틴 잡지들도 꽤 많았었다.

다시금 20여년 전의 숨겨졌던 저자의 일기장을 펼쳐 보면서,
감성 풍만했던 사춘기 시절의 찌릿 찌릿 했던 나의 기억들을 함께
더듬어 보게 된다. 떼구르르 굴러가는 낙옆만 보아도 웃음이 나기도 하고,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이 이유없이 슬퍼 보이기도 했던 막막했던 시절의 나.

 언제나 잘지내고 있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스스로 아파하면서 슬픔에
잘 못지내고 있는 나를 남에게 들켜보이지 않기 위해서 잘지낸다는 말.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끄덕이면서 나도 그랬었는데~ 하면서 공감하게 된다.


[난 잘 지내고 있어요]는 특이하게 책의 양쪽 어디에서나
펼쳐 볼 수 있게 앞 과 뒤에 절반으로 글들이 나뉘어 있다.

화려한 붉은 꽃인 듯한 컬러 표지의 앞 면에서 부터 130여 페이지까지
여행지 곳곳에서 찍었음직한 사진들과 함께 저자의 마음을 열어 볼 수 있다.

그리고 하얀색의 엽서처럼 만들어진 책의 뒷면 표지는 위 아래가 반대로
뒤집혀진 상태로 프린팅 되어 있어서, 결국 책을 돌려서 보게 되면,
책의 나머지 절반 부분의 페이지들도 다시 좌에서 우측으로 책을 넘겨보는,
우리가 평소에 책을 읽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또다른 내용을 볼 수 있다.

 


책의 앞 부분 <밤삼킨별의 at corner>에서는 봄에서 가을까지~
당시에 비디오 테이프 대여가게에서 영화를 빌려 보면서 가슴에
묻었던 <러브레터>의 이야기며 , 하루 종일 주파수처럼 당신에게
늘 고정되어 있던 헌신적인 나의 모습을 먼지 쌓인 사진처럼 보게 된다.

책의 반대편 하얀색  <밤삼킨별의 essay> 파트에서는 오로지
북해도여행길을 중심으로 겨울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또 잊혀지면서 새로운 사랑이
슬픔을 덮어버리면서 사는게 누구나 다르지 않는 삶일 것이다.

마음도
오래 혼자 두면
상해요.

오래 혼자 두면 상한다고요.
음식 말고 내 마음도 그래요.
...(중략)... p99

나의 가슴 속에서 고인 물처럼 썪어가는 마음의 무게를
남과 공유 하는 것 만으로도 난 잘지낼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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