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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돼가? 무엇이든 -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이경미 첫 번째 에세이
이경미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경미 감독에 대해서는 그동안 잘 모르고 있었다.
언제인가 국내 유명 영화 감독들이 참여해서,
저마다의 독특한 색으로 독립영화를 제작하던
모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이경미 감독의
작품들도 다시 찾아 볼만큼 굉장히 인상깊었던 감독이었다.
[잘돼가? 무엇이든]은 그녀를 세상에 알리게한
2004년 부산 아시아 단편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단편 영화와 동일한 제목의 첫번째 에세이 이다.
자자 역시 우스개 소리처럼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감독이나 시나리오작가가 아닌, 스크립터 역할을 하면서
실수 연발을 했던 초보 시설들도 돌이켜 보면서, 잘 굴러
가지 않을 것만 그녀가 메가폰을 들고 수많은 크루들을
움직이는 감독의 역할을 하기까지의 노력을 볼 수있다.
유수 영화제에서 수상을 한 유명 감독일지라도,
연말에 서로 망작을 한 감독을 위로하는 파티를 열만큼
새로운 창작을 위한 고달픈 여정은 녹록치 않다고 한다.
그렇게 두터운 현실의 벽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감독으로서의 삶을 소탈하게 풀어내고 있는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도 이미 관람을 했던 <미쓰 홍당무>와
<비밀은 없다> 영화들 이었지만, 저자의 이력조차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고 알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이제는 잘 알려진 영화 감독으로서의 저자 이지만,
그녀조차 순탄한 진로를 밟아 오지 않았기에,
어린 시절 그녀의 꿈과 영화 감독과 작가로서
하루 하루 도전을 하면서 저장 해두었던 일기장을 펼쳐
보이고 있는 [잘돼가? 무엇이든] 첫 에세이집이다.
그렇기에 당시를 회고하는 에피소드들도 유쾌하게
소개하고 있고, 내용 중간 중간 짧막한 당시의
일기장을 열어보면서 누구나 공감할 법한 글들이다.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에서 나이가 많은 미혼 여성으로
사회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많기에,
첫 직장에서의 불평등한 차별이며 어린 시절 학교에서
느꼈던 사춘기 감성 가득한 독설도 들어 볼 수 있다.
그렇게 에세이 내용 뿐 아니라, 15년 동안 짦막하게
기록해 두었던 촌철살인 적나라한 일기 내용들은,
함께 몰래 뒷담화를 하듯이 유쾌하기만 하다.
때로는 에세이를 읽다보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다른 삶을 살아오고 있는 우리들이지만, 크게 다르지
않은 고민도 지니고 아픔도 함께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런 고난과 역경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 모습을
만들고 또 앞으로의 갈 길을 보여주는게 아닌가 싶다.
저자 역시, 직장 동료와의 문제를 바탕으로 제작했던
<잘돼가? 무엇이든> 과 짝사랑에 실패 했던 자신을
비추어서 <미쓰 홍당무>의 여주인공을 만들었으며,
앞으로도 그녀의 삶의 바탕이되어서, 새로운 작품으로
다르지 않은 우리의 모습을 다시 대변하고 있을 듯 싶다.
처음부터 영화 감독이 되기 위해 엘리트 코스만을
걸어온 저자가 아니기에, 더더욱 힘들고 모진 과정 속에서
자기와의 싸움을 해 왔던 모습들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었다.
그렇게 노력을 하고 결과를 완성 했음에도,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작품은 관객들의 냉대한 평가 이상의 상실감
역시 크게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화려하게만 비춰보이고
창작자로서 그럴듯 해보이는 감독의 그늘 뒤에 한 인간으로서
고민하고 힘겨운 숨을 토해내면서 다독거리는 모습에서 저자 뿐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등을 토닥거리게 하는 공감의 이야기들이었다,.
완벽을 기하던 아버지와의 투닥거림과 뒤늦은(?) 결혼 생활 속
사랑스러운 신혼 등 저자 주변의 일상의 모습들도 엿보면서,
인간 이경미의 모습을 옆집 아줌마 처럼 편하게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