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 마이 갓! 어쩌다 사춘기 5 - 남자는 왜 이래야 하고, 여자는 왜 저래야 해? ㅣ 오 마이 갓! 어쩌다 사춘기 5
강지혜 지음, 조승연 그림 / 상상의집 / 2018년 8월
평점 :
11살 소년의 눈으로 보는 세상 이야기
오 마이 갓! 어쩌다 사춘기
벌써 다섯번째 시리즈가 나왔어요.
이번 이야기의 소재는 남녀 성(性)에 관한 이야기라 더 흥미로웠어요.
성 평등을 외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편견과 성 고정관념에 대한 문제들이 많은데
사춘기 소년 하로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함께 생각해봐요.

다르다 = 서로가 같지 않다.
틀리다 = 맞지 않고, 어긋나다.
남자와 여자는 다른 것일 뿐, 틀린 것이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그동안 알게 모르게 갖고 있는 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고, 그로 인한 갈등도 여전해요.
[남자는 왜 이래야 하고, 여자는 왜 저래야 해?]는
아빠의 육아휴직, 학급 임원 선거, 명절 이야기 등 현실감있는 소재들과 함께 풀어낸 남녀 성(性) 을 담아서
많은 사람들이 더 이해하기 쉽고, 공감할만한 이야기였어요.

엄마의 직장 복귀로 하로의 아빠는 주부가 되었어요.
아빠는 물론, 온 가족 모두 아빠가 집에서 살림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친할아버지는 애들은 엄마가 돌보고, 남자는 나가서 돈을 벌어야 한다며 화를 냈어요.
왜 아빠는 꼭 나가서 일을 하고, 엄마는 집에서 아이들을 돌봐야 할까요?
육아는 엄마의 몫, 일은 아빠의 몫일까요?
가족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해요.
서로를 위하는만큼 해주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 할 일도 있지만,
누군가는 이 것, 다른 누군가는 이 것... 딱 정해진 역할이 있는 것은 아닌걸요.
엄마 아빠의 역할이 아닌, 우리 가족을 위해 하는 모두의 일이에요.

반회장 선거가 시작되자, 친구들은 남자 친구 '김구'를 뽑자고 했어요.
여자에게 빼앗겼던 반회장을 되찾아오자며 말도 안되는 말로 지금의 반회장인 여자친구 '류대장'을 차별해요.
군인이 되고 싶은 류대장의 꿈도 무시하고, 남자는 돈이 많아야 하고, 울면 안된다는 말도 하로는 동의할 수 없었어요.

여동생 하리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아
당연히 여자애들이 좋아할 분홍색으로 고른 예쁜 치마를 보여주지만,
하리는 치마보다 바지가 좋대요.
작은별이도 치마보다 바지를 좋아해서 그런지
큰별이가 읽으면서 작은별이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러고보니 작은별이는 인형도 좋아하지만,
자신처럼 팽이 돌리기도 좋아하고, 퍼즐도 잘 맞추는 퍼즐왕이라며~
당돌한 하리의 모습이 작은별이와 닮았나봐요..ㅋㅋ


이야기 끝마다 나오는 마음이 크는 생각은
단락마다 있는 에피소드를 다시 상기시켜 주면서 정말 마음도 생각도 크게 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공감대 형성은 물론,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해주네요.
전체적으로 책 속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읽으면서 잘못된 성 편견과 고정관념을 찾아보니 더 이해하기 쉬웠어요.

우여곡절 끝에 반회장에 나가게 된 하로의 공약이 멋지죠?
반회장 선거에 앞서 남자 편과 여자 편으로 나눠졌던 하로네 반 아이들은 하로의 공약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반회장이 되지 않아도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고 말하는 하로의 마음에 아이도 끄덕끄덕...
남자와 여자가 평등하려면 먼저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는 말이 와닿아요.

우리 아이들에게 명절은 평소와 같아요.
제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많은 친척들이 오고가는 것도 아니에요.
평소와 같이 가족들이 모여 함께 밥도 먹고, 놀러도 가는 다를 것 없는 명절인데
책에서 나오는 명절 이야기는 오히려 제가 더 많이 공감하고, 엄마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시간이었어요.
그만큼 시대가 변하고, 인식이 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서로의 불만으로 오고가는 것이 많은 명절이 안타까운 현실이에요.

어쩌다 가족일기 부록은 가족 모두 함께 해보면 좋아요.
가족이 함께 일기를 쓰면서 속마음도 들여다보고, 서로의 마음과 이야기도 들어주고요.
가족 간의 이해와 공감이 더 커지는 시간을 만들어 준답니다.
지금의 우리 남매들처럼 저도 남매로 자랐어요.
우리 부모님은 아들, 딸에 대한 차별이 있었고, 그에 대한 속상함을 많이 갖고 살았던 저는
훗날 내 아이에게만은 절대 그러지 않겠다 생각했어요.
첫째 아들도, 둘째 딸도 모두 소중한 내 아이들인데
그런 잘못된 편견과 고정관념으로 키우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가족일기를 보니 저 또한 알게 모르게 그런 행동들을 한 부분이 있어 다시한번 초심을 생각해보게 되네요.

첫째 큰별이는 집안일을 잘 도와주는 남자아이에요.
빨래를 널 때도 함께 널어주고, 개는 것도 엄마보다 더 잘하는,
성 고정관념에서 말하는 여자가 해야 하는 집안 살림들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지요.
아빠가 요리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고,
엄마 대신 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도 익숙한,
유모차를 끌고, 아기띠를 하는 아빠도 이상하게 보지 않아요.
엄마가 밖에서 일을 하고, 아빠가 집에서 살림을 하는 것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요.
'성 평등'이 사회적 이슈인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세대, 계층, 남녀 간에 여러가지 문제로 오고가는 논쟁이 많아요.
지금도 서로의 성 영역에 도전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이루어낸 사람도 있어요.
그들의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혹여 실패하는 순간이 올지라도 헛되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우리 아이들 모두 미래 사회의 리더가 될 주역들에게
우리와 같은 성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고정관념을 그대로 물려줄 것인지 생각해보세요.
아이 스스로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돌아보고, 평등한 성 역할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보는 것도 좋고요.
서로의 다름을 틀리다고 말하지 않고, 존중하는 자세!
남자아이, 여자아이 할 것 없이 나란히 서서 함께 생각해보기!
우리 아이들 모두에게 키워줄 수 있는 우리 세대의 몫인 것 같아요.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