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잃어버린 심장
설레스트 잉 지음, 남명성 옮김 / 비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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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목소리를 잃어버린 자들을 대신해서 말한다.

이 소설은 시에 관한 소설이다.


#서평단 


셀레스트 잉의 『우리들의 잃어버린 심장』은 잊혀진 이름과 사라진 목소리를 시와 사랑으로 다시 불러내는 깊고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나는 잃어버린 시를 찾아가는 길 위에 서 있는 마거릿이자 버드가 되었다. 엄마와 아이, 그리고 그 사이에 놓인 세상의 무게를 동시에 품으며, 존재의 흔적과 기억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된 시간.

소설은 가까운 미래의 미국을 배경으로, 정부의 억압과 검열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랑과 저항을 그린다.

엄마 마거릿이 아이 버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고 견뎌내는 작은 ‘지도’에 다름 아니다다. 이야기가 끊기지 않고 이어져야만 비로소 우리는 잊히지 않고 존재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가슴 깊이 울린다.

‘나는 네가 단지 자라난 어른이 아니라, 스스로를 키우는 사람(grower)이 되길 바랐다’는 엄마의 바람은 이 소설이 단순한 가족 이야기를 넘어, 자기 삶의 주체성과 용기에 대한 묵직한 질문임을 보여준다. 버드가 더치스와 함께 ‘세상이 불타고 있다면 너도 밝게 타올라야지’라는 말을 나누는 장면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의 존엄 그 자체이다. 

우리에게 잃어버린 감정과 용기, 그리고 인간다움을 다시 발견하는 여정을 떠나라고 재촉하는 이야기.


“잃어버린 시를 찾아가는 길, 나는 마거릿이고, 버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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