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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던져 드립니다 ㅣ 노란상상 그림책 114
황지영 지음, 조보람 그림 / 노란상상 / 2024년 9월
평점 :
#도서제공 막 이사를 와서 친구가 없어 외로운 다람쥐 톨이는
무료한 시간을 보내다
자신이 무엇이든 잘 던지고 받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도토리에서 시작한 던지기는 꽃병, 시계, 접시로 이어졌고
당연히 엄마아빠의 꾸중도 뒤따랐다.
하지만, 엄마아빠는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톨이의 특별한 재능을 깨닫게 된다.
무엇이든 던지고, 놓치지 않고 받기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는가.
톨이의 부모님은
톨이를 무대 위에 세우고 재능을 뽐내게 한다.
무거운 선풍기, 가시돋힌 선인장
엄마 아빠가 건네주는 미션 물품은
점점 크고 위험한 것으로 변해간다.
엄마가 무릎을 탁, 친 것은
바로 이 지점에서였다.
그 때부터 엄마에게 이 책은
단순한 그림책이 아니라 육아서로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수줍음 많고 친구가 없어 외로운 톨이가
친구들을 사귀게 되는 과정으로,
아이들과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림책으로 읽어도 되지만,
톨이의 소소하지만 비범한 재능과
그 재능을 대하는 부모님의 태도에 집중해서 보면
그야말로 육아서 그 자체 아닌가.
내 아이가 가진 재능을 발견하고 인정해주는 것을 보면
분명 톨이의 부모님은 톨이에게
커다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톨이의 재능을 꽃피우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톨이의 의견은 조금도 반영되지 않았다.
톨이는 부모님에게 휩쓸려 무대에 섰고,
던지기 어렵고 위험한 물건,
심지어 살아있는 금붕어 어항까지 던져야만 한다.
무대에서 달아나는 톨이를 붙잡아
끝까지 공연을 계속 이어나갈 것을 주장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이 보인다고 말하면 지나친 걸까?
내 아이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 아래
아이의 의견을 묵살하고 공부나 연습을 강요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은 사소하고 하찮은 것으로 치부하는
그런 실수를 우리는 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실제로 톨이의 부모님은
친구가 없다는 톨이의 고백에
같이 놀면 다 친구라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한다.
한 아이가 자신에게 친구가 없다는 사실을 말하기까지
얼마나 속이 상했을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는지 그들은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연 톨이의 부모님은 좋은 양육자라고 할 수 있을까.
아이에 대한 애정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폭력이 행해지는 것도 현실 아닌가.
물리적인 폭력만 폭력이 아니다.
자발성이 바탕이 되지 않은 행위를 유도하는 것,
강제하는 일체의 행위는 폭력이다.
물론, 그림책답게 이 책은 모두가 웃으며 끝이 난다.
아이도 엄청 즐거워했다.
“공을 제외한 물건은 절대로 던지면 안돼!”라고
평소 훈육을 받아왔던 아이는
던져서는 안되는 온갖 물건들이 날아다니는 장면을 보며
신이 나서 깔깔깔
하늘로 날아가는 동물 친구를 보며 깔깔깔
엄마 아빠를 던져버리는 장면에서는 그야말로 대폭소
좋은 책은 누구에게나 좋은 책이라고 한다.
좋은 책은 여러 가지 의미로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도 즐겁고
엄마도 즐겁게 읽었던
<무엇이든 던져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