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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속기사는 핑크 슈즈를 신는다
벡 도리-스타인 지음, 이수경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2006년 개봉작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생각난다. ‘화려한 뉴욕을 꿈꾸는 자, 그 무게를 뎐뎌라!’ 라는 타이틀에 맞는 오피스코미디드라마이다. 최고의 패션매거진에 기적같이 입사한 앤드리아, 그리고 매거진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 앤드리아는 악마같은 보스 미란다의 아래에서 직장생활의 ‘지옥’을 맛보게 된다. 24시간 울려대는 휴대폰, 밤낮 없는 풀야근, 몸매와 메이크업까지 신경써야하는 직장내 분위기, 상사의 아이 보모역부터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까지, 화려한 패션세계에서의 초짜직장인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영화이다. 여기, 그와 비슷한 에세이가 있다. 무대는 무려 ‘백악관’! 우연히 백악관 속기사가 된 저자의 직장생활 고군분투기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소설 같은 에세이 <백악관 속기사는 핑크 슈즈를 신는다>를 소개한다.
"‘인생의 경험이라는 점들이 어떻게 연결돼 그림이 완성될지는 미리 알 수 없다.
나중에 되돌아봐야만 알 수 있다.
그러니 그 점들이 미래에 어떤 식으로든 연결될 것임을 믿어야 한다.’
나는 이 말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종이에 파란색 크레용으로 적어 냉장고 문에 붙여놓는다.‘"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NO!
백악관 속기사는 핑크 슈즈를 신는다! OK!
백 도리 스타인은 가장 싫어하는 말이 있다. ‘무슨 일 하세요?’ 라는 질문이다. 여러곳에 지원했지만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은 없고, 무급 인턴 자리조차 구하기가 어렵다. 모아놓은 돈은 떨어져가고, 나이는 먹어간다. 결국 대체교사, 카페종업원, 시드웰 근무, 과외교사, 요가복매장에서 파트타임직을 하게된다. 과연 언제쯤이면 안정된 직장과 미래를 꿈꿀수 있을까? 이런 암담함 중에 뜻밖의 공고를 보게된다. 한 법률회사에서 속기사를 구한다는 글. 별 생각없이 지원하고, 심지어 면접조차 가지 않았건만, 희소식이 전해져온다. 그녀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것! 그것도 무려 백악관의 속기사로서 말이다! 스물여섯인 그녀는 대통령과 세계를 움직이는 엘리트와의 직장생활 속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과연, 그녀와 너무도 세계, 그녀는 잘 적응할 수 있을까?
- 소설같은 실화에세이? 백악관에서 근무하게 된 비서같은 속기사!
신입사회인의 열정, 희망 모험, 사랑, 우정이 세계여행과 오피스드라마로 펼쳐진다.
이 책의 도입을 읽다보면, ‘소설같은 현실도 존재한다, 하지만 소설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백악관 속기사는 핑크슈즈를 신는다>는 저자 백 도리 스타인의 백악관 적응기이다. 당시 그녀는 20대 중반의 나이에, 변변한 직장도 없이 다수의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살아가던 중이었다. ‘취업대란’에 속한 우리들처럼 말이다. 이런 그녀의 통장잔고가 바닥을 보일 무렵, 더 이상 학자금대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기회’가 찾아온다. 무려 대통령의 속기사로 백악관에서 일하게 된 것이다.
이 소설같은 이야기는 실화이다. 때문에 세계정치권력의 중심이자, 가장 비밀스럽게 운영되는 ‘백악관’의 실제모습을 그려낸다. 사실 이미 백악관을 소재로 한 작품은 많이 존재해왔다. 영화, 드라마, 소설까지. 소설<하우스 오브 카드>, 미드<스캔들>, 한국드라마로 리메이크된 <지정 생존자>까지. 그간 백악관은 많은 작품에 배경과 소재로 쓰였지만, 그 이야기들은 정치적 암투와 밀애와 같은 연애, 외부에 의한 절체절명의 테러와 같은 다소 격하고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로만 그려져왔다. 때문에 백악관에 대한 이미지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낯선 세계로, ‘권력의 먹이사슬’ ‘치정과 속임수’ ‘엘리트집단의 더러운 뒷모습’ 등 다소 부정적인 인식 가져왔다. 하지만 이 책은 진짜 백악관의 모습을 담아내며, 그간 가져온 인식들을 바꿔놓게 된다.
남자들의 정치이야기는 없다. 암투와 공작, 야욕과 시기는 찾아볼 수 없다. 그저 남의 눈초리에도 아랑곳 않고 핑크 슈즈를 또각이며, 엘리트집단인 백악관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직장에 적응해가며, 우정과 사랑을 키우고, 대통령을 보좌하며, 미칠 듯 한 업무량을 소화하지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고군분투하지만 꿈을 품고 나아가는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그려낸다. 통통튀는 유머와 거침없는 입담을 겸비한 체 말이다.
새 직장에서 적응하는 법, 나와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사귀는 법, 상사의 일을 내 일처럼 하는 법, 여러 곳을 출장 다니며 일하는 법, 일과 생활사이 정신과 체력을 안배하는 법, 그 속에서의 다져지는 우정과 직장연애의 장단점까지. 다양한 변화와 성장을 맞이하게 되는 새내기 사회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물론 백악관에서의 에피소드를 배경으로 말이다. 다만, 그 알맹이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물론 하는일은 세계적 정세와 관련되어 있다, 다만 대통령과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같은 의외의 소소함이 존재한고나 할까?) 이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백악관에 대해 생각해온 이미지와는 너무도 다른 현실적이고 때론 인간적이기까지 한 소설 같은 실화이자, 가장 특별한 장소에서 벌어지지만 오히려 평범해서 놀랍고, 공감되는 면을 발견할 땐 반갑기까지 한 이 에세이니까. '백악관'이란 다소 무거운 소재를 가볍게 읽고 싶다면 읽어볼것!
+@ 정치드라마의 탈을 쓴, 청춘 오피스 연애 드라마가 펼쳐진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그 직장에 자신을 맞춰가며 변화성장해 성공하는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 책은 자신의 개성을 지니며, 공동체에 적응과 타협을 적절히하는 직장관과 사랑과 이별 같은 여성의 연애관을 담고있다.
버럭 오바마와 같은 당시 대통령의 사적인 모습 또한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