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사고 한길그레이트북스 7
레비 스트로스 지음 / 한길사 / 199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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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사고

오래전에 슬픈 열대나 황금가지를 읽었을 때는 미개 사회의 정신을 형성하는 토테미즘이 놀라웠다. 주술사가 갖는 절대적인 권위와 그에 대한 믿음이 때론 실제적으로 죽음을 야기시키기도 한다는 사실에 `믿는다` 는 사고의 위력을 실감했다.
이 책은 토템이 갖는 경이로운 풍요로움이나 다양성을 보는 즐거움을 줬고 그것을 해제하고 통합하는 과정에서 체계적으로 구조화시켰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토템의 다양함에 더 매료된다. 더불어 얻게되는 분류체계는 이해를 돕는데 만족한다.

제1장 구체의 과학
원시적인 주술적 사고나 의례란, 결정론적 작용을 인식하고 응용하기에 앞서, 결정론적 작용을 포괄적이고 전체적인 양식으로 추측하고 활용하는 일이다. 그것은 훌륭히 구축된 하나의 체계를 이루고 현상을 적용할 뿐이다.주술적 인식은 경험적 연관성을 가지고 현재에도 적합했던 관찰과 사고의 양식을 잔존 형태로 오늘 날까지 보존해오고 있다. `신세기시대의 역설` 이라 일컫는 거대한 업적은 자연에 대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관찰 즉 감성적 표현에 의한 감각계의 이론적인 조직화와 탐색을 바탕으로 자연이 허락해준 결과이다. 또한 기술적인 면에서 `브리콜라주` 라고 이름하는 손재주는 신화적 사고와 기술적 측면과 지적 측면의 양자 관계가 설명된다. 신화의 세계가 한 번 이루어진 후에 다시 해체되고, 해체된 단편들이 다시 모여 새로운 세계를 이루지는 것은 계속적인 재구성이 이루어질 때 수단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항상 이전에 목적이었던 것이라는 점이다. `손재주`의 정의라고 할 수 있는 이 공식은 신화적 사고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이용가능한 수단들의 총체가 암묵적으로 목록화되거나 구상되어야 하며 그 결과 재료 집합의 구조와 계획의 구조 사의의 절충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이 현상을 `객관적 우연성`이라고 표현했다.
제2장 토템적 분류의 논리
각 항이 심리적 또는 역사적 과정의 우연적 부산물로 구성되어 필연성이 결여된 것 같은 데에서 논리를 규명한다는 것은 확실히 역설적인 면이 있다. 논리란 필연적인 관계를 세우는 데 있다. 경험적으로 성립되는 필연성의 여러 조건은 형식적인 부분의 유사성과 긴밀히 결합된 집합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을 때에는 그 엄밀성을 보유한다. 각 항의 단편들은 그것 자체의 우연적인 파괴과정에서 일어나는 것들로서 형태, 색체의 화려함, 투명성 등 어느 정도 상사성을 가려야 한다. 새로운 형태의 실체를 형성하는 물체 자체와 동등한 가치 즉 기호가 그 지시 대상과 같은 위치를 획득하는 모형을 구성한다. 이러한 모형은 여러가지 변형의 가능성을 실현시킨다. 유한한 물체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가능한 배열과 균형의 관계에 우리들은 구체적 논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분류의 논리를 정리하면
하나의 동물이나 식물은 각각 자연의 어떤 요소와 대응관계를 가진다.
원주민의 분류법은 조직적이며 견고한 체계의 이론적 지식에 의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형식적인 면에서도 오늘날 동물학과 식물학에서 사용되는 분류법과 유사한 경우가 많다.
원시인의 어휘들은 체계가 잘 잡혀 있어서 우리들의 과학적 전문 용어들과 어떤 유사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분류의 원리에서 미리 결정된 공리란 없다` 는 것은 진리이다. 그것은 민족지적 조사, 즉 경험에 의해서만 귀납적으로 얻어질 수 있다.
토템미즘이라는 것은 분류라는 일반적인 문제의 한 특수 사례에 지나지 않으며 사회 분류를 체계화하는 데 있어서 종명이 빈번히 담당하는 역할의 한 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소들 사이에 성립하는 관계는 인접성이나 유사성에 기초를 둔 것이 많다.
토템적 논리의 난점은 문제가 있는 식물이나 동물이 과연 정확하게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점이다. 각 종의 변종 내지 아변종들은 상징체계 안에서 수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그러한 여러 역할 가운데 몇몇만이 유효한 것으로 간주된다는 점이다.
제3장 변환체계
원시사회에서 생활과 사고를 지배하는 실천적 이론적 논리는 변별적 구분의 필요에서 나온 것이다. 그 특징은 형식적 조건을 갖춘 체계가 있다는 것이다. 변별적 특징의 체계를 사용하여 여러 내용으로 구성되는 사회학적 문제를 조직화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경험의 총체를 먼저 정리, 축소해서 서로 개별적인 것으로 간주한 다음에 여러 요소로 대립시킬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논리의 원칙이다.토템적이라고 주로 일컫는 명명이나 분류체계의 활용가치는 그 형식적 특성에서 오는 것이다. 그 체계는 부호로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적합한 것이고 그 메시지는 다른 코드로 변환될 수도 있으며 또한 다른 코드에 의해서 받아들인 메시지를 스스로의 체계로 표현할 수도 있다.
토테미즘은 그 내재적인 성격에서만 정의될 수 있는 자율적 관습이 아니라, 사회적 현실의 여러 수준 사이에서 이념들을 변환시킬 수 있는 기능을 가진 하나의 형식체계에서 임의로 분리된 소수의 양식이다. 사회학의 기초는 `사회논리` 인 것이다.
`토템`형의 사고와 신앙이 특별히 주목되는 것은 그것은 형성하거나 차용한 사회에서 그것이 `부호`가 되고 개념체계의 형태를 띠게 되는바, 그로써 각 수준에 속하는 메시지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언뜻 보기에 서로 무관한 메시지들, 즉 인간들 사이의 관계인 문화나 사회, 또는 인간과 자연의 문제로 간주되는 기술적 경제적 현상의 그 어느 한 쪽에만 속하는 듯한 메시지들 사이에도 변환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어떤 사회학적 해석이 특정한 객관적 조건에는 해당하지 않으나 높은 빈도를 나타냄을 설명하고자 할 때 내용보다는 형식이 중요시됨은 물론이다. 모순의 내용이 무엇인가는 모순이 존재한다는 사실만큼 중요하지는 않다. 사회질서와 자연질서가 조화된 종합이 일거에 성취된다면 그것은 대단한 우연의 작용일 것이다.
제4장 토템과 카스트
어떤 민족이 토테미즘과 아울러 외혼제를 행한다면 토테미즘에 의해 수립된 사회의 결속을 더 한층 하나의 체계로 강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토템씨족인 부족사회와 카스트 사회는 각각 전문화된 기능을 갖고 있으며 그것은 전체 공동체에 대하여 필수불가결하고 다른 집단들의 기능과 상호 보완적이다. 내혼제 카스트와 외혼제 토템집단의 기본적인 특징은 사회집단과 자연종과의 상동성이 아니라 한 쪽은 사회집단의 수준에 나타나는 차이와 다른 쪽은 자연조의 수준에 나타나는 차이와의 상동성이다. 이론적으로 살펴보면 자연과 문화를 차이점들의 다른 두 체계로 보고 그 사이에 형식적인 유사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할 때 전면에 나타나는 것은 각 분야에 고유한 체계성이다. 사회집단은 서로 구분된다. 그러나 그것들은 여전히 하나의 전체를 구성하는 부분으로 연대를 이루고 있으며 외혼규정은 이 다양성과 통일성 사이의 균형된 대립을 융화시키는 수단이 된다. 이것을 실체와의 관련 속에서 각각의 나름대로 고찰한다면 다양성의 관점이 통일성의 관점보다 우월하게 되리라고 예상된다. 각 사회집단은 세습적이라 할 수 있는 어떤 변별적 특성으로 체계를 구성하는 경향을 가질 것이다. 결국 자연과 문화의 관계를 인간이 어떻게 파악하느냐는 인간 자신의 사회적 관계를 변형시키는 방법에 달려 있다. 사람 사이에 상호보완성과 협력관계를 세우기 위해서는 자연계의 다양성이야말로, 분업과 직업의 전문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참고할 수 있는유일한 객관적 모델이다.구체적인 다양성의 진정한 모델이 한 쪽은 자연면에서의 어떤 종의 다양성이고 또 한 쪽은 문화면에서의 어떤 기능의 다양성이다. 다양성의 모델로서 자연의 모델이 선택된 경우에는 유사성이 변별성을 능가하게 되고 다양성의 문화적 모델을 선택한다면, 문화면에 대응하는 변별성이 유사성을 능가하게 된다. 카스트에선 여성을 자연적인 면에서 이질성을 띤 것으로 보고 토템 집단은 문화적인 면에서 이질성을 띤 것으로 본다.토테미즘에 있어서 호혜성이란 동질의 행위로 구성되며 그것들이 단지 병치되어 있을 뿐이다. 카스트제에 있어서 호혜성은 직능 분화에서 나타난다. 단 하나밖에 없는 자연종, 즉 인간에게 제도화된 다양성을 사회적으로 도입하는 것과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동식물 종의 다양성을 사회면에 투영한다는 것은 같지 않다.인간은 두 체계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등가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카스트는 스스로를 자연종으로 묘사하는 반면 토템 집단은 자연종을 카스트로 묘사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두가지 관점에서 사회기능의 체계가 자연종의 체계에 그리고 인간의 세계가 사물의 세계에 각각 대응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므로 자연종의 체계와 제조물의 체계를 인간이 자연과 문화의 대립을 초월하여 양자를 하나의 총체로 생각하기 위해 사용되는 두 개의 매개 집합으로 보아야 한다. 외혼제와 음식물 금기는 하나의 `실천` 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두 가지 면 내지는 두 가지의 양식인 것이다. 관습적 행동이 시간적 공간적으로 한정되고 또 생활양식이나 문명 형태의 변별적인 별개의 사실이라는 형태로 인류학자의 연구대사미 되어 있는 한 그것은 실천과 혼돈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실천이라는 것은 인간에 관한 과학에 있어서 근본적인 총체이다. 정신은 이처럼 경험적 다양성에서 개념적 단일성으로 나아가고 또 개념적 단일성에서 유의미한 종합으로 나아간다.
제5장 범주, 원소, 종, 수
본질적인 문제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동물이나 천체, 그 밖의 자연현상과 결부되어 즐겨 다루어지고 있는지`를 아는 일이다. 토테미즘은 자연계나 사회를 하나의 조직된 전체로서 파악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분류도식에 직접 혹은 간접으로 관련된 다른 신앙이나 관습에 결부된다.자연을 모델로 한 분류가 사용되는 것은 동물종은 서로 분명하게 개별화된 성격을 가지므로 이야기 중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나누어 맡기기 쉽기 때문이다. 생물학 종의 자연적 `변별성`은 인간사고에 결정적이고 직접적인 모델을 부여하기보다는 오히려 다른 여러 변별체계들에 접근하는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며 이와 같은 다른 체계들에 생물학적 종의 변별적 모습은 그대로 반영되는 것이다.여러 가지 종의 존재는 인간에게 있어서 현실의 궁극적 비연속성의 가장 직관적인 심상이며 또한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표현이다. 즉 종의 다양성은 객관적 부호와의 감각적 표현이다. 종 또는 종의 집합으로부터 특성이나 범주 체계는 관성에 머무르지 않으며 여러 단계에서 새로운 분해와 재구성을 거듭하며 진보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범주에서 원소로 원소에서 종으로 바뀔 수 있게 하는 분석적 과정은 각 종에 대한 이념상의 해체를 통해 진행되며 그것이 다른 측면에서 서서히 전체를 재구성하게 된다. 해체와 재통합이라는 이중 운동은 통시적인 면에서도 작용한다. 생물체가 갖는 이중성 - 하나의 체계이면서 체계 속의 도구가 되며 그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공시성과 통시성, 구체와 추상, 자연과 문화 사이에 위치하는 어떠한 분야도 해체하든가 재통합하는 것 등이 가능해진다. 중간적 분류매체로서 종의 수준은 그 망을 넓혀 위쪽으로, 즉 원소, 범주, 수의 방향으로 향할 수도 있고 또 망을 좁혀서 아래로 고유명사 방향으로 향할 수도 있다. 각 체계는 수평축과 수직축의 양축을 기준으로 해서 규정된다. 각 분류마다 사용되는 범주의 수에 따라 또 원소나 차원의 수와 선택에 따라 분류체계를 구별하게 될 것이다. 또 그들 분류체계를 거시적 분류법과 미시적 분류법으로 나누게 될 것이다. 우리들이 고찰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 표상과 관념, 어휘와 문법이 엄밀한 불변의 관계로 결부되어 있는 진실한 체계인가? 혹은 가장 구체적인 표상과 어휘의 수준은 어떠한 약간의 우연성과 자의성의 포함되어 있으며 그 때문에 전체의 체계를 의문시하는 것을 인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토템의 목록은 자연환경을 어떤 철학적 도식에 의해 체계화하려는 의도이기보다는 역사적 축적의 결과이다.
우리는 분류체계를 `나무`의 모양으로 나타내왔다.나무의 성장은 변환의 좋은 예이다. 아래쪽의 가지는 좀더 많은 연유성을 갖고 있다. 굵은 가지는 공통의 지점에서 힘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 그러나 위쪽으로 가면서 연유성의 부분은 감소하며 임의성의 그것이 증대한다. 구조는 출발점에서는 파악이 가능하지만 분기에 따라서 이른바 타성 또는 논리적 냉담에 이르는 것이다. 그 처음의 성질을 부정하지 않지만 구조는 다수 다양한 사건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제6장 보편화와 특수화
역사와 체계 사이에서 변천을 형성하는 통시적이며 또한 연유적인 구조체가 자리할 여지가 있다.이른바 토템분류법에 관련된 신앙이나 관습은 이 총체적 활동의 일면 내지 하나의 양식일 뿐이다. 토테미즘에 나타나는 특정한 형의 우주 분류는 토테미즘만의 미묘한 특성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토테미즘을 구성하는 원초적이며 본질적인 부분의 하나라는 의견을 갖고 있다.토템 친족의 관념은 생물학적 친족관계, 사회적 친족관계, 우주 분류적 친족관계의 3요소로 성립된다. 우주분류적 친족관계라는 것은 어떤 집단에 속하는 모든 인간을 이론상 같은 집단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동물이나 사물에 결부시키는 것이다. 토테미즘은 각양각색의 원소로 된 혼합물일 뿐이다. 종의 개념에서 각각의 종의 일체성은 여러가지 분야를 분류도식내에 통합할 수 있게 되는 보편화와 자연 한계의 저쪽 즉 개별화까지 연장하는 특수화이다.첫번째 점에서 종의 격자는 사회학적 범주와 관련없이 흥미로운 유사성이 서로 거리를 둔 집단 사이에 대단히 중요한 논리적 관련의 표식으로 나타난다. 또한 분류체계는 사회적 시간이나 부족의 공간적 영역을 꽉 채워 더 확장되기 마련이다. 논리적인 면에 있어서 종 조작매체가 한 쪽에서는 구체와 개별의 방향으로, 또 다른 쪽에서는 추상과 범주체계의 방향으로 이동해가는 것처럼 사회학적 면에 있어서는 토템과 집단 내부에서의 개인의 신분 규정과 더불어 전통적인 틀을 넘어 집단의 확장까지도 가능케 한다.지금까지는 문제 분야의 폭이나 일반성에 따라 늘어 뜨려 보여 주었으나 이제는 구체적인 현실에서 분류하기로 하는 명명만이 가능한 경계선 넘어서까지 체계 작용을 연장하는 것이다. 이 나눠진 조작은 떨어져 있기도 하고 포개지기도 한다. 장소나 개인이나 모두 고유명사에 의해서 이름지어지며 또한 지명이 인명과 서로 바꾸어 놓을 수 있는 것은 많은 사회에 공통으로 빈번히 나타나는 상황이다. 유기체적 사회관으로 자연종의 여러 속성들 사이의 보편적인 대응 관계에서 분류는 상호의존적이다. 동물에 관한 신화적 종교적 관념과 각 단위사회에 할당된 정치적 기능 사이의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매우 타당하다. 귀속을 정하는 개별화 규칙은 제도의 틀을 개인적 숙명의 심리면과 개인 명명의 소산인 그 사회면과의 관련성을 증명하는 것이다. 우리는 고유명사가 우리들이 부호로 취급하는 체계의 구성 부분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부호란 다른 의미를 나타내는 사항으로 체계를 전환시킴으로써 의미를 고정하는 수단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우리가 추구해온 사고 형태는, 한정적 수의 강을 사용하여 현실을 망라하면서도 상호 `변환` 의 가능성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통합적 사고라는 점이다. 고유명사는 항상 자기의 토템과 관계한다. 집단호칭을 매개로 하여 또한 변환에 의해 개별화의 지평에서 가장 일반적인 범주의 지평까지 이동할 수 있다.여기에는 해체와 재통합이라는 과정이 있는데 하나는 종을 몸의 부분이나 태도로, 사회적 분절을 개인이나 역할로 해체하는 것이고 구체적인 몸의 부분에서 부분의 추상관념으로, 부분의 추상관념에서 개념화된 개체로 재통합하는 과정이다.
이름지어지는 고유명사는 동식물 이름, 음식물의 금기, 행동 내지 성격을 본딴 것, 타인에게서 투사되는 이미지, 주목할 만한 상황, 신분 귀속의 표식, 개인의 자유로운 창작 등이 있다. 이처럼 고유명사라는 것은 다차원적 체계 속에서 제 위치를 지정해주는 수단이라고 정의 할 수밖에 없다.
제7장 종으로서의 개체
종으로서 개체가 갖는 명칭은 구조적 결합에 의한 복합적 체계에서 각기 구별되는 위치를 획득하게 된다. 각각의 사회는 저마다 고유의 규칙과 관습에 의해서 연속적인 세대의 흐름에 견고하고 비연속적인 격자틀을 적용하여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동식물명은 고유명으로 동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대단히 많은 사회에서 고유명의 형성법이 자연과학에서의 종이 명칭의 형성법과 같음을 밝혔다. 계열관계 기능에 의해서든 통합연쇄 속으로 들어가든 동물들이 갖는 사회적 현상에 따라 은유 되기도 환유되기도 한 관계를 이룬다.
제8장 되찾은 시간
야생의 사고는 길들여지지 않은 상태의 사고이다. 이 사고는 분석적이면서 동시에 종합적이고자 하며 또 양 방향의 극한까지 진행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동시에 양극 간의 조종 능력을 보유하려고 한다.인간에게 주술은 자연의 인과적 고리와 동일한 필연성을 드러내며 행위자는 의례라는 형식하에 그 자연의 인과 고리에 그저 보조적인 고리를 첨가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덧붙여 인간 행동의 자연화 - 어떤 인간행동을 마치 자연계의 인과성의 일부분인 듯이 취급하는 - 라고 말할 수 있다. 토템의 분류체계를 의미체계로 보는 개념을 분명히 하면서 토템과 공물과의 관계와 그것의 기원 신화를 짚어보면 신화적 표상은 사회적.종교적 관습을 규정하는 현실 구조에 대응하는 것인가 아니면 원주민의 사고가 사라지는 실체를 고정시켰다는 환상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에 불과한 것인가 의문이 생긴다. 진화론과 토템형 종합과의 양립불가능성 그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 어떤 종류의 역사적 연쇄는 지속하고 있으나 회귀성을 가진다. 신화에 나타난 모든 역사는 현재에 대해서 이접적이면서 연접적이기도 한 패러독스를 가진다. 야생의 사고가 이중의 모순과 통시성을 극복하여 공시성과의 협력을 통해 통일된 체계를 위한 재료를 어떻게 끌어내는 가를 설명하는 일이다. 미개 민족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논리적 우수성과 감정적인 소용돌이라는 이원적 양상의 비합리성을 합리성 속에 수용하고자 합당한 방법을 전가시켜왔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분류체계는 역사를, 특히 체계에 저항한다고 생각되는 역사를 끼워 맞추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제9장 역사와 변증법
자아는 타자에 대립하는 것이 아니며 인간과 세계는 대립하지 않는다. 인간을 통해서 배운 진리는 `세계에 속한다` , 또 그렇기 때문에 중요하다. 인류학의 탁월한 가치는 인간 사회의 경험적 다양성을 뛰어넘어서 상수에 도달하고자 한다. 샤르트르가 말하는 역사를 해석하는 변증법적 이성은 상황에 좌우되는 유동적인 진실성이다. 풍속, 신앙, 관습의 경이로운 풍요로움이나 다양성을 가진 야생의 사고는 유추적 사고라 정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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