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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속 세계맛집 - 2천만이 검색한 세계음식 맛집 여행
이창용 지음 / 상상출판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이책은 유명 블로거 '잠든자유'가 찾아낸 서울에 있는 40여 개 세계음식 레스토랑을 소개하는 책이다. 블로거의 책이니 만큼 기대가 컸다. 전문가로 일컬어지는 일반 저자에 비해 일반에 좀 더 가까운 블로거의 글은 친절한 친구의 안내처럼 쉽게 와닿기 때문이다.
맛집에 관한 책이라면 더욱 그렇다. 맛에 대한 화려한 수식과 백과사전식 지식을 난발하는 맛 전문가의 글은 읽고 싶지 않다.'중국집은 역시 탕수육이지'라 여기는 나로썬 못난 열등감만 일으킨다.
하지만 블로거의 글은 그렇지 않다. 블로거는 굳이 차를 타고 몇시간을 달려야 하는 먼 지방이나 외국까지 나가지 않고도 이채로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노하우를 알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데이트 상대를 감동시킬 만한 근사한 레스토랑을 잘 안다. 얄팍하지만 친구들에게 아는체할 정도의 간단한 음식의 역사와 정보를 제공한다. 가령 '태국 대표음식 똠양꿍은 세계3대 수프요리로 독특한 고수맛이 일품이다' 정도의 적당히 젠체할만한 일반인인 내가 딱 원하는 정보가 아닐까.
이책은 서울 속 세계맛집이란 타이틀에도 알 수 있듯이 서울에서 쉽게 갈 수 있지만 쉽게 먹어 볼 수 없었던 외국음식점을 소개하고 있다. 다행인건 나라별로 묶지 않고 음식점 위치를 기준으로 지역별로 묶었다는 점이다. 세계맛집이라며 유럽편, 동남아시편 등으로 묶지 않고 서울을 기준으로 이태원, 홍대, 강남, 동대문, 다문화거리, 기타지역으로 묶어 맛집으로 소개하고 있다.
또한 맛, 분위기, 서비스, 가격대비 만족도로 별점을 매겼다. 역시 블로거 다운 발상이다. 이중 가격대비 만족도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어려운 경제사정을 생각한다면 식당을 갈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아닐까.
블로거 글이기에 가장 빛나는 점은 과감한 선택과 집중에 있다. 저자는 선정한 식당에서 음식을 두서너가지만 골라 먹고 가격과 양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적었다. 우리가 처음가는 식당이 있다면 가장 곤란을 겪는게 메뉴선택이다. 특이한 외국요리 전문점이라면 발음도 힘든 메뉴판을 아무리 읽어도 무슨 요리인지 상상이 안간다.
이책은 당차게도 수많은 메뉴중 저자가 직접 먹은 메뉴만 골라 소개한다. 저자가 먹은 요리는 보통 두개로 술이나 음료 하나 곁들인 정도다. 이책을 들고 해당 맛집에 가서 별 고민없이 저자가 먹었던 요리를 시키면 된다. 부가세를 포함한 가격까지 알 수 있기에 별다른 고민없이 음식을 즐기면 된다. 태국 대표적인 향신료 고수를 즐긴다는 저자의 취향을 생각해볼때 약간의 위험부담도 있지만 세계맛집은 매일 먹는게 아니라 평생에 한두번 먹으면 되기에 도전해볼만하다.
맛집 소개글은 역시 블로거가 최고구나를 다시한번 일깨우게 만든 책이다. 한편으론 블로그에 가면 더 자세한 내용이 있을텐데 굳이 책을 사야할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도 든다. 물론 블로그의 방만하게 흩어진 글을 잘 간추려 선별해서 깔끔하게 한권으로 정리하는 점에선 책도 괜찮은 방법이다.
하지만 지도가 나오지 않는다는점-뚜벅이인 내겐 책에 나온 주차가능여부보단 블로그에는 나오는 자세한 약도가 훨씬 유용한 정보다-, 블로그에 나온 맛집 수가 훨씬 많다는 점, 등이 이책의 추천을 꺼리는 이유다. 책 내용은 블로그 글에서 더 발전되거나 더 자세하거나 더 많은 정보를 담지 않았다. 오히려 축소된 부분도 있다(약도). 사진도 블로그가 당연히 크고 선명하다.
인기 블로거의 글을 가지고 책으로 만드는 일이 요즘 많다. 하지만 단순히 블로그 내용만 가지고 책으로 낸다면 굳이 책을 읽을 이유가 없다. 블로그가 일반 독자에게 다가가기 쉬운 글인건 사실이지만 책은 좀더 전문적이고 어느정도의 깊이를 지녀야 하지 않을까. 돈을 주고 사보는 책은 더더욱 말할 필요없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