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이웃
서수진 지음 / 읻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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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이웃은 호주에 자리 잡고 사는 한국인 여성 4명에 관한 스릴러 소설이다.  타지에서 친구라는 이름으로 커플로 자주 모이며 끈끈한 우애를 이어가는 듯하지만, 한 꺼풀 뒤집으면 문제없는 집이 없고, 기저에 깔린 서로에 대한 생각들이 하나씩 드러난다.






막장 그 자체인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한때 굉장히 인기 많았던 미국 드라마[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 ]이 떠올랐다. 

평범하고 행복해 보이는 중산층 가족과 주부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온갖 문제가 숨겨져 있어서 초반 시즌들은 정말 재미있게 봤었다.  사실, 이런 이야기들은 많이 다뤄졌다. 가까운 사이지만 그 이면엔  서로에 대한 질투, 시기, 무시로 차 있는 관계들 말이다. 하지만, 위기의 주부들 등장인물들은 백인(+남미) 중산층이라면, 다정한 이웃은 중산 하층의 이민자들이 주인공으로 호주라는 타국에 자리 잡고 사는 여성들이라는 것이다. 거기서부터 이야기엔 상당히 차이가 생긴다. 이민자, 동양인이라는 베이스는 이미 시작이 다르고 기반이 불안하다. 그래서 다은이 재력의 파트너와 헤어질 위기에 처하자, 그녀는 사랑을 잃는 것보다는, 그에게서 나왔던  돈, 직업, 집을 잃을 것에 대한 걱정과 불안함이 컸다. 갈 곳도 없고 타국이라 가족도 없는 상황에서 말이다. 


호주는  우리나라에서  워킹 홀리데이 대표적인 국가이기에, 워킹 홀리데이로만 이민 간 것은 아니지만, 호주 이민 증가의 시발점이 되어 현재는 교민들이 호주에 많이 살고 있다.  서수진 작가가 호주에 거주하고 있다 보니 분명 들은 것도 있고 본 것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막장 드라마인데 시청률이 많이 나오는 것 알지 않는가.  파멸을 향하는 막장 인물들의 끝이 궁금해서 그런지 몰라도 몰입도 높게 이야기가 빠르게 읽힌다. 막히는 부분 없이 시원스럽게 망해간달까. 그럼에도 엄마에게 학대 당했던 미아는 남자친구가 마약쟁이에 엉망진창이지만, 자신의 아기를 어떻게든 지키고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애슐리 역시 들여다보니 속이 곪는 관계에 갇혀 버린 상태였지만,  결국엔 남편을 통해 썼던 가면을 벗고 맞서려는 모습이 보인 결말 부분이 좋았다. 


​문제 발견부터 파멸까지 다다른 시간은 크리스마스부터 새해 뉴이어 데이까지 고작 일주일 정도이다. 짧은 것 같지만, 하나 무너지면 연이어 무너지는 도미노처럼 연쇄반응으로 모두가 무너지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넘나리 3기로 서평을 위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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