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영화는 나의 선생님이었다

우리를 성장시킨 영화 100
만리오 카스타냐 지음, 황지영 옮김 / BH(balance harmony) / 2023년 11월

이탈리안 감독, 시나리오 작가인 만리오 카스타냐가 선정한 100편의 영화를 주제별로 나눠 일러스트와 함께 엮은 책이다. 책은 사랑, 가족, 상상의 세계, 성장통, 전쟁, 인생의 스승,질병과 죽음, 학교생활, 꿈과 열정, 생존투쟁이라는 10가지 주제로 구성했다. 책을 받자마자 목차를 펼쳐들어 연필로 내가 본 영화를 체크해두었다. 100편에서 27편을 보았다. 본 영화는 특히 상상의 세계에 많이 치우쳐져 있다. 한때는 영화를 많이 보았다 했지만 그것도 이젠 다 옛날 이야기. 극장이 아닌 곳에서 영화 한편 집중해서 볼 수 없는 요즘이라 씁쓸하기도 했다. 한 페이지에 영화에 대한 기본 정보 및 설명, 이 영화의 관람포인트, 영화로운 비하인드가 적혀있고 몇몇 영화는 그 다음페이지에 영화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다.

내가 본 좋아하는 영화인 싱스트리트, 도니다코, 레이디버드등이 포함되어 있어 꽤 반갑게 읽었다.

지금은 너무나 쉽게 비행기 티켓을 사서 여행을 갈 수 있고, 다른 나라나 내가 모르는 인생에 대해 알 수 있는 책, 인터넷 사진이나 글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어린 시절엔 영화를 통해 다른세계로 갈 수 있었다. 영화에서는 무엇이든 되고 멋진 배우들도 볼 수 있었다. 비디오 대여점에 가서 신작 영화들을 2천원에 빌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집에서 보았다. 영화는 나의 세상을 넓혀준 하나의 매개체였다. 모르는 지식도, 다른 나라도, 내가 겪어보지 못한 누군가의 삶도 영화에선 다 가능했었다. 이 책은 그때 시절의 내가 떠오른다.

비디오와 DVD 를 용돈으로 사서 수 없이 돌려보던 내가 그 시절엔 있었다. 영화 잡지인 film 2.0 을 지하철역에 있는 가판대에서 구매해 오가며 읽었던 나날.

영화는 나의 인생 선생님이었다.

책 영화 리스트에 '문라이즈 킹덤' 이 있는데 아직 보지 않아 도서관에서 dvd로 빌렸다.

이 책 리스트를 참고해 다시금 영화를 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책은 한편당 한 영화를 다루는 만큼 깊게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지만, 가볍게 보기에, 청소년부터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