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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떤 씨앗이니? ㅣ 그림책이 참 좋아 11
최숙희 글.그림 / 책읽는곰 / 2013년 5월
평점 :
<너는 어떤 씨앗이니?>는 최숙희 작가님의 새로운 그림책이다.
표지만 보아도 딱! 알 수 있는, 느낌이 팍팍 오는 그런 그림이다.
언제부턴가 책 표지만 보고도 책을 사는 버릇이 생겼는데, 이것이 바로
최숙희 작가님의 강력한 힘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우리 아이에게도 읽어주었지만, 우리 아파트의 작은 도서관 아이들과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늘 내 아이의 표정과 반응에만 집중했었는데,
많은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을 보니 또다른 설렘이 느껴졌다.

제일 먼저 앞표지부터 보았다. 앞표지를 가리키며 무엇이 보이는지 물었다.
역시 아이들의 대답은 다양했다. 손바닥 위에 놓인 씨앗을 얘기하는 아이,
곱슬곱슬한 머리 모양을 본 아이, 꽃을 먼저 본 아이...같은 그림을 보고도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빨간색의 커다란 꽃을
장미라고 말했다. 아마도 아이들에겐 모란보다 장미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다음으로는 뒷표지를 함께 보았는데, 마침 앞표지에서 아이들이 장미라고 외쳤던 바로 그 씨앗 그림이 있었다.
이 씨앗을 보더니 크고 예쁜 꽃을 피울 것 같다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럼 이제 본문을 읽어볼까?
하나하나 등장하는 씨앗을 보며, 과연 어떤 꽃을 품은 씨앗일까? 이야기해 보기로 하였다.
신기하게도 아이들이 알고 있는 씨앗과 꽃이 참 많았다. 그리고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미처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과 대답, 그리고 느낌까지도 나누어 주었다.

씨앗이 씨앗이
바람에 흩날리던 씨앗이
이 장면에서 한 아이가 후~~하고 바람을 불어 주었고, 여기저기서 후~ 후~ 열심히 불기 시작했다.
그래서 한 명씩 민들레 씨앗을 불어 주기로 하고, 차례를 정해 불어 보았다.
사실 책 읽어주기를 준비하면서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었지만, 불어봐야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역시 아이들의 마음은 참 곱고 사랑스럽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스무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이 정성을 다해 힘껏 불어준 이 씨앗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거친 들에 뿌리 내려
민들레로 피었네.
우와~~노란 민들레로 피었구나!^^
아이의 옷 색깔도 그림의 배경색도 모두 예쁜 노란빛이다.
그리고 수수꽃다리, 모란, 봉숭아, 섬꽃마리, 접시꽃, 연꽃도 차례로 만나보았다.
어느새 아이들은 고운 그림과 사랑스런 이야기들에 푹~빠져 있었고,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절로 입가에 웃음이 그려졌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

너는 어떤 꽃을 피울래?
아이들에게 각자 어떤 꽃을 피우고 싶은지 물어보았다.
어떤 아이는 발레리나가 되고 싶다고 했고, 어떤 아이는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김밥과 초밥을
잘 만드는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 그리고 한 아이의 꿈은 과학자였고, 또 다른 아이는 엄마가 되고
싶다고 하였다. 설거지를 잘 하는 엄마...그리고 다른 한 아이는 한참을 망설이다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되고 싶은 게 참 많은 아이였다. 되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아주 많은..^^
씨앗도 꽃도 다 다르듯이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든다. 저마다 품은 씨앗이 다른데, 어떻게
같은 꽃을 피울 수 있을까? 아이들이 품고 있는 씨앗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똑같은 꽃이 피길 바란다면
그보다 더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자신이 원하는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지켜봐주고 마음을 다해 응원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덮으며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그 온기가 지금까지도 느껴지는 듯하다.
우리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만큼 사랑스러운 그림책이 바로 <너는 어떤 씨앗이니?>란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들이 품고 있는 씨앗이 과연 어떤 꽃을 피울지 무척 궁금하다.
5월이 가기 전, 아름다운 꽃으로 가득한 향기로운 그림책과 만나며 마음을 나누어 보는 건 어떨까? ^_____^